“서울 데이트 코스로 서점 어때”… 이색서점 가는 길
“서울 데이트 코스로 서점 어때”… 이색서점 가는 길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4.0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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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요즘처럼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선뜻 밖에 나가 여가를 즐기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매일 가는 카페나 영화관을 가자니 지겹기도 하다. 또 실내에서 하는 많은 활동들은 대체로 돈이 많이 든다.

이번 주말에는 서울의 조금 특별한 서점을 가보는 것이 어떨까. 황사와 미세먼지가 없으며 습도와 온도가 적당한 곳에서 저렴하고 고급스러운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에는 일본의 북 디렉터이자 누마북스 대표 우치누마 신타로가 소개하는 서울의 독특한 서점들이 담겨있다.

합정역 3번 출구에서 7분 정도 걸으면 ‘땡스북스’가 나온다. 국내최초의 커피 파는 큐레이션 서점으로 2011년 문을 연 이곳은 두 가지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바로 ‘예쁘다’와 ‘커피’다. 그래픽 디자이너 4명과 함께 그래픽 일을 하는 이기섭 땡스북스 대표는 처음부터 매장에 ‘예쁜 책들’만 선정해 나열했다고 한다. 그는 우치누마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홍대에 어울리는 책, 예를 들어 여러 세계문학 전집 중에서도 저희 기준으로 디자인이 돋보이는 책을 가져다 놓고 있어요”라며 “미대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지역답게 예술 관련 책도 많이 들여놓고 있고요”라고 말했다. 서점이 ‘예쁜’ 이유는 단순히 책 때문이 아니다. 서점에서 판매하는 가구들과 잡화들 역시 디자이너들이 직접 큐레이션해 아름답다. 3000원 정도 하는 저렴한 가격의 커피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밖에서 음료를 직접 사들고 와도 상관없다. 이 대표는 “이 공간을 좋아해주기만 해도 책을 많이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책을 사지 않고 나가더라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 곳이다.

<사진출처=컴인>

서점도 가고 싶지만 술이 더 마시고 싶은 사람에게는 ‘북바이북’을 추천한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 9번출구에서 가까운 북바이북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서점이다. 북바이북의 김진양 대표는 “B&B의 저자 우치누마 신타로가 일본에서 운영하는 맥주 파는 서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1층에는 논픽션을, 지하에서는 소설을 팔고 초청강연이나 이벤트도 개최한다. 지하에는 특이하게도 드럼과 피아노도 있어 직접 쳐볼 수도 있다. 이 서점이 한 가지 더 차별화 된 점은 손님이 손글씨로 직접 서평을 써 책 옆에 진열해놓는다는 것이다. 이 서평을 쓰면 1층에서 파는 커피 한 잔이 무료다. 책을 2권 사거나 비 오는 날에 책 한 권을 사도 커피 한 잔이 무료다.

<사진출처=컴인>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고양이 책 전문점인 ‘고양이책방 슈뢰딩거’에 가보자. 혜화역 2번 출구에서 가까운 이 서점은 과학자인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증명해보이려고 고안한 사고 실험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서점의 대표인 김미정씨는 “고양이를 키우고 나서는 서점에 가면 고양이 책을 찾게 되더라고요”라며 “그러다가 고양이에 관련된 책만 파는 서점이 없다는 점을 깨달은 거죠”라고 서점의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말 그대로 고양이와 관련한 책만 팔고 있는 이 서점은 고양이와 관련된 외서도 1000원에서 2000원 정도의 마진만 얹어서 팔고 있다.

요즘 드라마, SNS에 시가 자주 등장한다. 시의 인기가 서서히 올라가고 있는 중에 시집만 파는 서점도 등장했다. 신촌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위트 앤 시니컬’이 그 주인공이다. 서점을 운영하는 유희경 대표는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인이다. 서점의 넓고 밝은 공간에 카페와 음반가게가 함께 들어와 있으니 차 한 잔 마시면서 시구를 음미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사진출처=컴인>

신촌역 1번 출구 신촌동 주민센터 주변에 위치한 '미스터리 유니온'은 미스터리 서적만 다루는 서점이다. 셜록 홈즈 영화에 등장할 법한 알전구가 빛나는 서점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나무로 만든 책장과 벽으로 둘러싸인 내부가 나타난다. 작가별로 책장이 있으며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가장 잘 팔린다고 한다. 이 서점의 대표인 유수영씨는 나중에는 탐정별로 책장을 만들 생각도 하고 있다.

책도 읽고 사람도 만나고 싶다면 망원역과 논현역에 있는 ‘북티크’를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이 서점은 ‘독서 모임 전문 서점’으로 참가자들은 ‘책반장’의 주도 하에 독서 모임을 진행한다. 책반장은 북티크 블로그에 독서 모임 테마를 설정하고, 참가 대상, 읽을 책, 요금과 계좌번호, 책반장 이름 같은 독서 모임의 모든 정보를 올려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 게시물을 보고 해당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면 자신의 전화번호와 메일 주소 등 연락처를 게시글에 적으면 된다. 북티크 관리자가 연락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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