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존 T. 랭 “GMO,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작가의 말] 존 T. 랭 “GMO,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4.0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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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유전자 변형 생물체(GMO)’를 옹호하는 과학자들은 GMO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왜곡된 정보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GM 작물 연구 개발 중지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정부가 국민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 긍정적 여론을 조성하는 한편, GM 종자 개발과 합리적 실용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 줄 것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이를 실현할 것을 촉구한다.

한편, GMO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GM 작물이 환경 측면에서 근연종을 오염시켜 슈퍼잡초를 만들고 살충제 저항성을 획득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 또 최근 어떤 사람은 GM 식품을 맹렬하게 반대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이 GMO를 수입하기 시작한 1990년도 중반부터 국내에 여러 질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의 GM 식품 수입량과 질병 증가율 모두 세계 1위인 점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GM 작물이 그 자체로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확정적인 정보는 부족하며 단순히 시기가 일치한다는 것만으로 서른네 가지에 이르는 질병의 근본 원인이 GMO라고 주장하기는 곤란하다.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석유화학 제품이나 중금속에 의해 환경이 오염되기 시작했고, GMO를 도입하자마자 만성 질병이 금세 출현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GMO에 의한 질병 유발 주장은 정확한 증거를 기반으로 한다는 의학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보였다.

오늘날 GMO가 ‘나쁘냐, 좋냐’는 판단은 이렇게 쉽게 내릴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문제라는 것이다. 찬성자나 반대자나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GMO를 단편적으로 바라본다. 또 그런 단편적 시선에만 의지해 서로 다른 입장의 근거나 유의미한 지적을 들어보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 편협한 태도를 견지한다. 특히 반대자들은 과학계의 이야기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단절된 태도를 나타낸다. 이들은 잘못되거나 증거가 불충분한 과학적 사실을 주장해서 오히려 GMO를 반대하는 입장이 비과학적 주장이라고 생각할 빌미를 준다.

GMO가 먹거리의 질, 식품의 생산 및 유통, 과학 발전을 둘러싼 매우 중요하고도 시급한 사안인지라 각계각층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점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런 단편적이고 편향된 태도 때문에 해결책은 여전히 안개 속에 묻혀 묘연한 상태다. GMO를 개발하는 과학계와 기업 측, 그것의 위험성까지를 다루려는 또 다른 과학자들과 시민단체, 그 사이에서 제대로 된 평가와 실행의 방향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 안전성과 상관없이 GM 식품과 상품을 생산하고 가공하며 유통하는 업체, 그것의 정확한 실체는커녕 GMO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시장에서 식탁으로 옮겨 와 내 가족의 한끼를 정성껏 요리하는 가가호호 일반 사람들까지, 우리 모두 GMO라는 코끼리를 눈 감고 더듬고 있는 것만 같다. 우리는 지금, GMO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 GMO, 우리는 날마다 논란을 먹는다
존 T. 랭 지음 | 황성원 옮김│풀빛 펴냄 | 219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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