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 도서] 국립중앙도서관 4월의 책, 『동화경제사』 외 7권
[사서 추천 도서] 국립중앙도서관 4월의 책, 『동화경제사』 외 7권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4.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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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80일간의 세계일주, 성냥팔이 소녀 등 친숙한 동화로 경제와 역사 이야기를 풀어낸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주인공 포그는 80일 만에 어떻게 지구를 한 바퀴 돌았을까? 수에즈 운하, 인도반도철도, 대륙횡단철도 건설이라는 인류의 세 가지 대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열된 건설 붐과 투자 열기는 ‘1873년 대불황’을 초래했고 이는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졌다.
‘성냥팔이 소녀’의 소녀는 왜 성냥을 팔았을까? 감자마름병으로 대기근이 왔고, 가난을 벗어나는 것은 오로지 개인의 몫이었다. 소녀는 자본주의의 상품 성냥을 팔아야 했다. 소녀는 하늘로 떠났지만 가난과 배고픔에 맞서는 거리, 장시간 노동과 위험한 환경의 공장에 여전히 소녀는 넘쳐났다.
우리에게 친숙한 15편의 서양 동화는 서구 여러 나라에서 산업화와 함께 등장한 빈곤, 실업, 불황 이민 등의 주제를 다룬다. 텍스트 뒤에 가려진 컨텍스트를 파악했을 때, 동화는 시대와 사회의 증거물이자 살아 있는 역사가 된다. 

■ 동화경제사
최우성 지음|인물과 사상사 펴냄|288쪽|15,000원

이 책은 작가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단편 소설 「새벽까지 희미하게」를 포함해 소설집으로 묶이지 않은 최근 작품들을 수록한 유고 소설집이다. 5편의 단편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특출한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일상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금융업계에 종사했던 ‘공’, 의사인 ‘조’, 영상 콘텐츠 제작자인 ‘유석’, 건설업계에 몸담고 있는 ‘심’, 프로그래머인 ‘장’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회인의 모습을 한 채 화자가 다른 이로 전환되거나 자신이 마주하는 타인의 감정을 기억이라는 장치를 통해 다시 들여다보는 방식 등으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끌고 간다.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씁쓸함과 그 복잡 미묘한 정서를 작가의 정교한 언어로 풀어내 감정 몰입을 한층 더해 준다. 
책 말미에 작가의 동료들이 실은 추모 산문들을 보라. 세상을 떠난 작가가 남긴 문장들이 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곱씹을 수 있는 여운을 주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 새벽까지 희미하게
정미경 지음|창비 펴냄|240쪽|13,000원

2016년에 발간된 《82년생 김지영》의 인기는 아직까지 식을 줄 모르고, 최근 미투 운동 열풍까지 불면서 그동안 사회에서 억압받았던 여성들이 권리 신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사실 미투 운동은 미국 배우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을 고발하기 위해 시작되었듯이 말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사회에서 여성들은 어떤 차별을 받아 왔는지, 그리고 그들이 더 이상 억압에 굴종하지 않고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지, 그 용기 있는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래티샤 콜롱바니의 장편소설 《세 갈래 길》을 추천한다. 
인도 최하층 신분인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나 평생 다른 사람들의 분변을 맨손으로 치우며 살아야 하는 스미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에서 삼대 째 이어온 가업과 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스무 살의 줄리아, 밤낮없이 일해 대형 로펌의 임원이 되었지만 유방암에 걸리면서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캐나다의 사라. 이 세 여자가 각자 삶에서 마주한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하며, 단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이들의 삶이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는 앞으로 우리가 우리의 길을 어디로 인도해야 할지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 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저|임미경 옮김|밝은세상 펴냄|304쪽|13,800원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면 보통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곳, 편안한 휴식처 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동물들에게도 ‘집’이란 이와 비슷한 의미일까?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해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보금자리를 찾아 되돌아오는 새들의 이야기나, 먼 바다로 떠났다가 알을 낳기 위해 강을 거슬러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연어의 이야기는 아마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인 저자 하인리히는 이렇게 새, 곤충,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들의 ‘귀소성’에 주목하였다. 동물들이 그들의 보금자리로 돌아오는 과정, 집을 짓고 가꾸는 법 등을 다양한 연구와 관찰, 실험 등을 통해 밝혀내고자 하였으며, 그 과정을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책 속에 담았다. 또 자신의 고향에 대한 추억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인간에게 ‘집’과 ‘고향’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되새겨 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동물들의 신비로운 귀소본능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고, 우리에게 ‘집’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 귀소본능
베른트 하인리히 글·그림|이경아 옮김|더숲 펴냄|462쪽|18,000원

한식 전문점에서 파는 ‘공깃밥’을 생각해 보자. 많은 사람들이 은색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뜨끈한 밥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한식당에서는 비슷한 모양의 스테인리스 밥공기를 사용하는 걸까? 이는 근대 경제와 관련이 있다. 1960년대 말 놋그릇 대신 스테인리스 그릇이 내구성과 가벼움으로 인기를 얻자, 식량 부족으로 인한 쌀 소비를 줄이고자 정부에서 쌀의 양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것이 지금의 밥그릇이다. 이 책은 스테인리스처럼 익숙하지만 우리도 잘 모르던 우리의 식습관을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여러 사료와 폭넓은 저자의 해석으로 풀어 나간다. 그동안 한식에 관해서는 메뉴에만 집중되어 특정 요리를 연구하는 책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 책은 한국인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와 문화, 역사 등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왜 양반다리로 앉아서 식사를 할까?”부터 “왜 밥, 국, 반찬을 한꺼번에 먹을까?”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우리의 식문화를 재치 있게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이 가장 잘하는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이 빈말에 그치지 않고 ‘함께 식사’로 이어지기 바란다고 전한다. 이 책을 읽으며 식사의 의미가 더욱 풍부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주영하 지음|휴머니스트 펴냄|428쪽|22,000원

잘랄루딘 루미의 시 『여인숙』은 삶의 어떤 순간을 맞이하더라도 평정을 잃지 말고 진실된 자신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책은 루미의 시에서처럼 간디가 추구하고자 했던 진실한 삶의 자세에 관하여 간디 자신이 직접 쓴 글들을 엮었다. 
간디는 일평생 삶에서 지키고자 했던 가치로 ‘진실, 아힘사(비폭력), 브라호마차르야(금욕), 무소유, 관용, 겸손, 서약, 희생제의, 스와데시’ 등을 소개한다. 진실은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며, 아힘사는 그를 위한 수단, 브라호마차르야는 아힘사를 위한 전제이다. 이외의 태도들도 저마다 진실한 삶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간디는 이야기한다. 
일상에서 이러한 태도들을 모두 견지하며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삶의 여러 문제들에 맞닥뜨릴 때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준다. 짧고 간명한 글들로 구성되어 읽기에 부담이 없고, 한층 더 그의 사상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 간디의 편지
모한다스 K. 간디 지음|이현주 옮김|원더박스 펴냄|104쪽|8,000원

/ 정리=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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