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유머' 김동식, 쓰다보니 작가되다… SNS 新 등용문 각광
'오늘의 유머' 김동식, 쓰다보니 작가되다… SNS 新 등용문 각광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4.02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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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요다 출판사>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지난해 말 출판·문학계에 해성처럼 등장한 신인 작가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책 읽는 사람이 줄면서 고전하고 있는 문학계에 돌연 등장한 김동식(33)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김동식 작가가 지난해 말 출간한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 김남우』등 3권의 책은 첫 출간작인데도 지난 3월까지 4만4000부를 찍어냈다. 유명작가의 소설도 1만부 판매가 어려운 현실에서 이례적인 흥행성적이다. 

김동식 작가는 공모전에 입상해서 책을 발간하는 일반적인 '등단'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그를 일약 흥행작가로 변신하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 플랫폼은 '오늘의 유머(이하 오유)'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그는 지난 2016년 5월 '복날은 간다'라는 아이디로 오유 공포게시판에 기묘하고 독특한 내용의 글을 올려 큰 인기를 얻었다. '오유'에서 추천수 100개를 받으면 일반 게시판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베오베)' 게시판으로 이동하는데 김동식 작가의 글은 등록한 지 몇 시간 뒤면 베오베 게시판으로 이동하곤 했다. 이때부터 김 작가는 독자를 빨아들이는 흥미로운 소재와 글 전개로 두터운 팬덤을 형성했다. 처음부터 출간을 염두하고 글을 쓴 것은 아니지만 3일에 한번씩 게재한 글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출간으로까지 이어졌다. '오유'에 올랐던 글을 엮어 출간한 그의 저서는 최근에는 카카오 페이지에도 연재되면서 24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끌어 모았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와 주물공장 지하 작업장에서 하루 6시간 꼬박 단순 반복작업을 거듭한 김동식이란 인물이 일약 스타작가로 거듭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 김동식의 탄생이 우리 시대에서 지니는 의미를 짚어본다. 

◆ SNS, 작가 발굴 통로로 각광… 新 '등단' 방법에 주목    

『우리는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지난해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이 출간한 책이다. 저자는 온라인 플랫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모두가 저자가 되는 새로운 책의 시대가 가능해졌다고 진단했다. 또 책을 펴내면서 저자의 직업이 바뀌고 전문성을 강화한 경우를 많이 봤다고 이야기 한다. 

1인 레시피를 담은 『도쿄 일인 생활』시리즈의 저자 오토나쿨도 한 예다. 저자는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트위터에 올렸던 레시피를 모아 출간했고 온라인 판매처 '유어마인드'에 최초 등록한 40권이 10분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오토나쿨은 이후 정식 출판사와 계약하면서 '가을'편과 '겨울'편을 연달아 출간하는 다작(多作)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트위터를 통해 독자의 수요를 예측할 수 있었던 점이 주효했다. 

이처럼 SNS에 짧게 한두줄씩 올린 문장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책으로까지 출간한 사례는 다양하다. 하현(하정아·25)작가의 저작 『달의 조각』, 글배우(김동혁·31) 저작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흔글(조성용·23) 저작 『무너지지만 말아』 등은 저자의 SNS에 오른 글들을 묶어 출간해 성공한 경우다. 

SNS의 발달로 독자의 반응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팬덤을 미리 확보하면서 단순히 글쓰는 것을 좋아하던 이가 작가로 거듭날 수 있는 시대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 만인 작가 지원 플랫폼… '카카오 브런치'

예비작가들의 중요한 출판 통로 중 하나로 온라인 플랫폼 '카카오 브런치'가 눈길을 끈다. 해당 플랫폼은 영상이 글보다 상대적 우위를 점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나홀로 습작하는 잠재 작가군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 2015년 출시됐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작가소개, 활동계획, 직접 쓴 글 등을 제출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문턱은 오히려 예비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판단받는 기회로 자리매김했고, 지금도 수많은 예비작가들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브런치'의 강점으로는 작가 일부를 선정해 책 출간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브런치는 인문교양, 문화·예술, 시사·이슈, 경제·경영 등의 분야에서 5편을 선정해 출간 지원금 200만원과 심사위원과의 멘토링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심사위원으로는 『대통령의 글쓰기』저자 강원국 작가, 영화 <더 테이블> 김종관 감독, 매거진 『에스콰이어』 신기주 편집장 등이 표현력, 독창성, 희소성, 완성도 등을 항목별로 평가해 공신력을 높였다. 

2016년 대상을 수상한 손수현 작가의 『누구에게나 그런 날』도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시중에 출간된 작품이다.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누구나 겪는 순간을 『선명한 나날』이란 제목으로 카카오 브런치에 진솔하게 표현해 큰 호응을 얻었다. 브런치의 한 독자는 "마치 요즘 제 모습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 같아 뭉클하고 씁쓸했다"며 "이런 감정과 상황을 공감해주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평하기도 했다.  

◆ 콘텐츠 홍수의 시대… 더욱 주목받는 글쓰기 

SNS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영상과 글을 막론하고 가히 콘텐츠 홍수의 시대라 부를만큼 다양하고 많은 양의 콘텐츠가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유통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글이란 표현 방법은 상대적으로 작은 노력으로 독자와 교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대단한 글감이 아니어도, 일상의 작은 부분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 독자의 공감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거론된 작가들은 한결같이 "매일매일 꾸준히 글쓰기에 임했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SNS에 매일 남기는 글들이 모여 책이 되는 시대에 작가의 꿈을 지녀 보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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