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지 못한 ‘아랍의 봄’… 봄은 지키기도 어렵다
부활하지 못한 ‘아랍의 봄’… 봄은 지키기도 어렵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4.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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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서울의 봄’, ‘아랍의 봄’… 봄은 유독 민주화와 연결됐다. 지난해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이 탄핵된 사건도 3월, 봄에 일어났다. 국민들은 이날 자신이 나라의 주인임을 확인했다.

혹자는 ‘민주화’를 나쁜 의미로 인식하고 ‘독재’의 시간을 추억하지만 헌법 제1조 제1항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적혀 있듯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는 정당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에 비해 독재는 필연적으로 병폐를 낳는다. 베스트셀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 채사장은 “민주주의는 엘리트주의의 비현실성을 압도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지키기도 힘들다.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가 쇠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서울의 봄… 독재로의 회귀

10·26사태로 박정희 정권의 18년 독재가 막을 내린 후 또 다시 권력을 차지한 것은 군인이었다. 1979년 12월 12일, 국군 보안 사령관 전두환의 새로운 군부 세력은 당시 계엄 사령관이었던 정승화를 총격 연행하고 정권을 장악한다.

많은 국민들은 ‘민주화’를 원했다. 12·12사태부터 이듬해 봄까지 군부 정권을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됐고 이 시기를 ‘서울의 봄’이라고 부른다. 1980년 5월 15일에는 10만여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서울역 앞에 모여 전두환의 사퇴와 계엄령 해제 등을 요구했다.

전두환 정권은 국민들의 저항을 막기 위해 계엄령을 전국적으로 확대해서 실시한다. 이로 인해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다. 전남대학교에서 1980년 5월 18일에 학생들이 모여 계엄 해제를 요구하며 시위를 했고 전두환 정권은 이를 공수부대를 투입해서 억압했다. 언론에는 “광주 폭동 사태! 광주에 북한 간첩이 잠입하여 시민들을 선도했다”고 발표했다.

잔악무도한 억압에 광주민주화운동은 실패로 끝나고 우리나라는 독재로 회귀 했지만 훗날 이 민주화운동은 6월 항쟁 등 국민들의 민주화 운동에 밑거름이 됐다.
 

아랍의 봄… ‘민주주의’는 지키기도 어려워

2011년 중동과 아프리카에 들끓은 민주화의 열망은 ‘아랍의 봄’이라고 불렸다. 국민들은 독재를 거부하고 나라의 주인이 됐다. 그러나 2018년인 지금,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이집트는 최근 대선을 앞두고 사미 아난 전 육군참모총장 등 잠재적인 대선 후보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체포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 인해 재선에 도전하는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유일한 경쟁자는 당선될 확률이 없는 무명 정치인 무사 무스타파 무사였고, 엘시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됐다. 외신들은 엘시시 정권이 독재를 위해 투표 기간에 유권자들을 회유하고 협박했다고 비판했다.

카다피 전 국가원수를 권좌에서 끌어낸 리비아에도 다시 독재의 그늘이 드리웠다. 다양한 무장세력이 권력을 잡으려고 경쟁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에는 대량학살 등의 혐의로 기소돼 사형선고를 받았던 카다피의 차남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시리아는 아직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반군과 정부군의 내전이 끝나지 않았다. 내전은 2011년 3월 정부군이 반군을 유혈 진압한 이후 계속되고 있다.

예멘은 2011년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가 하야한 이후 2015년에 다시 반군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설상가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을 공습해 이 틈을 노린 반군과의 내전이 본격화됐다.

튀니지만이 유일하게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위태롭다. 올해 1월 물가 급등에 불만을 품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봄은 시간이 지나면 필연적으로 여름이 된다. 그러나 민주주의라는 봄은 반드시 여름으로 귀결된다는 보장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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