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하나은행, '최흥식 원장 채용비리' 증거 밝혀달라"
금감원 "하나은행, '최흥식 원장 채용비리' 증거 밝혀달라"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8.03.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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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왼쪽부터)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채용 비리 논란 관련 증거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5년 전 지인 아들의 하나은행 채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이 일어난데 따른 것으로, 당국이 피감기관에 '내부 자료를 공표해달라'고 한 것은 이례적이다.

 해석되며, 금감원 측은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과거의 채용 관련 자료가 남아 있다면 조속히 이를 검증하고, 사실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혀달라는 입장을 전날 하나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핵심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에 "최 원장의 친구 아들이 하나은행에 채용됐던 2013년 당시 점수 조작이나 채용기준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고 공식 요구했다"고 전해졌으며,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팩트 확인을 해보려고 검토 중"이며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어서 자체 서버에 접속했을 때 증거 인멸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주 회장이 현재 3연임을 앞둔 김정태 회장, 하나은행장이 김종준 행장이던 당시 하나금융지주 사장이던 최흥식 원장은 대학 동기로부터 자기 아들이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그의 이름을 건넨 바 있다.

하나은행 안팎에선 최 원장 동기의 아들이 합격선에 미달했는데도 점수 조작 같은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이며, 그는 하나은행 모 지점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 원장이 은행 측에 이름을 전달한 것이 '내부 추천'일 뿐, 이를 '비리'로 규정하려면 점수 조작이나 기준 변경 등 구체적 불법 행위가 수반됐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전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안내 자료'에서도 "(은행권 채용실태 검사에서) 추천자 명단에 기재됐다는 사실만으로 추천 대상자를 모두 부정 채용으로 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하나은행 채용실태 검사에서 55명의 추천자 이름이 적힌 'VIP 리스트'를 찾아냈지만, 이들 가운데 실제로 점수 조작 등이 이뤄진 6명의 사례만 검찰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이 친구 아들의 이름을 알린 것 역시, 하나은행이 과거 채용에서 그룹 임원들로부터 공개적으로 '우수 인재' 추천을 받았고, 이들은 서류전형을 통과했던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자료 공개'를 요구한 것은 최 원장 자신은 '채용비리'와 무관하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김정태 회장의 3연임 등을 놓고 금감원과 대립하는 하나금융지주[086790]를 상대로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되며, 과거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비리를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못 박으려는 시도다.

여기에는 최근 2015∼2017년 채용실태 검사 땐 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됐고, 복구하기 어렵다던 하나은행에서 그보다 전인 2013년의 채용 관련 내용이 제기된 데 대한 금감원의 의구심도 깔려 있지만, 만약 당시 최 원장의 연락을 받고 하나은행이 특정인의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는 증거가 제시될 경우, 최 원장은 자신의 거취는 물론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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