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함께 즐기고 있나요?
패럴림픽, 함께 즐기고 있나요?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3.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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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9일부터 18일까지 평창 동계 패럴림픽이 진행되는데도 국민들의 관심은 미지근하다. 대중이 무관심한 만큼 평창 동계 패럴림픽도 지금까지 진행됐던 여느 패럴림픽과 비슷하게 TV에서는 좀처럼 경기 장면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고 선수들에 대한 언론보도도 적을 것이다. 이는 대중이 장애인에게 얼마나 무관심한 시선을 던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중의 무관심은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어울릴 수 없게 만들고 그들의 사회 참여를 힘들게 하는 등 장애인 인권이 침해당하는 문제를 일으킨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니버셜디자인의 김인순 부장은 패럴림픽이 비장애인들에게 단지 특이한 경험으로만 인식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패럴림픽이 인기가 없는 것을 보며 생각해야 할 것은 대중의 무관심 속에 소외되는 장애인의 인권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장애인에 대해 무관심한 만큼 장애인의 사회활동을 제약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물리적 환경이 많은 것도 신경쓰지 않고 있다”며 “이번 동계 패럴림픽을 치르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전국적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순 부장은 “만약 장애인이 공연을 하고자 한다면 공연장 계단을 오르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일반 식당에는 문턱이 높아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기 힘들다. 또 식당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메뉴판도 없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식당이 좌식이면 이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강원도나 평창 패럴림픽 경기장 주변은 장애인들을 위한 조치를 잘 해놨다. 그러나 강원도를 제외하고 여전히 많은 공공기관이나 민간 숙소, 식당 같은 시설들은 장애인을 신경 쓰지 않는다”며 “올 8월부터 공공기관이 설치하는 무대에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게 경사로를 만드는 법이 시행되지만, 전국적으로 시행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하는 밀알복지재단 관계자는 “우리나라 장애인 수가 250만명인데도 불구하고 길거리에서 장애인들을 많이 볼 수 없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장애인에 대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장애인을 불편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했던 사건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을 타파하고 장애인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부터 개선해나가야 한다”며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완전한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문화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밀알복지재단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클레식 공연을 함께 감상하도록 지원하는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어울리게 하는데 노력하듯이 더 많은 단체들이 그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홍보팀 관계자는 “대중이 무관심하기 때문에 장애인이 당하는 학대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학대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신고는 저조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서 장애인이 학대당하는 것을 본다면 바로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나 경찰서로 전화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원도 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가 우리 협회의 캐치프레이즈다”라며 “평창올림픽을 위해 강원도의 거의 모든 공공 및 민간 시설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도에서는 화장실, 식당, 숙박업소, 공공시설 등의 문턱을 없애고 신호등에서 음성신호와 수신호 장치를 도입했지만 아직 장애인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게 신호등의 시간을 조절하지는 못했고, 전국적으로 강원도와 같이 열성적으로 장애인 시설을 도입하지 못한 곳이 많은 점은 아쉽다”며 “장애인은 여전히 힘들지만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헌법 제10조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나와 있듯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사회생활에 참여하고 세상을 장애 없이 활보할 수 있어야 한다. 패럴림픽이 올림픽에 비해 인기가 없는 것은 사람들 개인의 기호이므로 무조건 탓할 수는 없지만 지속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그들을 위한 시설과 제도를 재정비하는 것이 더불어 사는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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