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이중성, “국민을 분노케 했다”
안희정의 이중성, “국민을 분노케 했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3.06 15:0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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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5일 오전 도청 문예회관에서 직원과의 대화 중 성범죄 피해자의 '미투'(# Me too)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의 만행에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혐오는 전반적인 불신 사회를 만들고 국가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낳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5일, 안희정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JTBC 뉴스룸에 출연했다. 그는 안희정의 비서였으며 지난해 6월부터 총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어제 안희정이 비서실을 통해 밝힌 입장은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으나 오늘 새벽 안희정 지사 본인이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입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라며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사실을 인정했다.

사과는 대중의 불신에 대한 답이 되지 않았으며 국민은 분노했다. 안희정은 오늘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으나 그의 추종자들조차 등을 돌렸다. 사건이 터지기 전에 안희정의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정치인을 믿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워요”, “당신이 대선 후보로 나오면 무조건 지지할 것입니다” 등의 무한한 신뢰를 표하는 댓글들이 많았으나 현재(6일)는 “안희정씨 정말 당신이 이럴 줄은 몰랐네요”, “너무 슬픕니다. 지지했던 순간순간이 떠오는데 당한 기분이라 쉽게 잠을 청하지 못하겠습니다”, “안희정씨, 당신은 개인의 더러운 욕심 하나에 한 여자의 삶을 망가뜨렸을 뿐 아니라 당신을 지지했고 뽑아준 수많은 국민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줬습니다.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역시 정치인은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주네요” 등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안과 밖이 다른 정치인… 불신은 커진다

대중들이 안희정에게 배신감을 느낀 가장 큰 이유는 그의 과거 행적들이 그가 저지른 만행과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안희정은 지금까지 유독 ‘인권’을 중시하며 정치활동을 해 온 것으로 유명했지만 이번 사건에서 그가 인권을 철저히 짓밟아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의 이중적인 태도는 그가 지금까지 올려왔던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19일 그는 충남인권조례 폐지안이 가결된 사실에 비통해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어떤 이유로도 인권은 차별받을 수 없다”며 “이런 인간의 권리를 법과 제도를 통해 보장하고 누구나 차별 없이 삶의 자리에서 누리도록 노력해야 할 책임이 모두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올린 게시글에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한 사람의 인권을 침해할 권리는 없습니다”라며 “우리 이웃의 인권이 차별이라는 폭력 앞에 노출돼 위협받지 않게 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지난해 9월 올린 게시글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인권증진과 보호에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패널 토의에 참석했던 소회를 전하며 “최근에는 인권이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로 확대되면서 인간 권리의 목록과 대상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며 “존중하고 보호받는 인권을 넘어 인간 권리의 목록들을 증진하고 넓혀나가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안희정은 김지은 비서를 스위스에서 성폭행하고 “스위스의 풍경만 기억하라. 다 잊어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안희정의 한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대화를 할 때 What과 Why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대화하면 훨씬 생동감 있고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피해자에게는 “네 의견을 달지 마라”, “네 생각을 말하지 마라”, “그림자처럼 살라”고 얘기해 피해자는 “지사님이 이야기하시는 것에 반문할 수 없는, 늘 따라야 하는 존재”가 됐다.
 

불신은 사회적 비용

조재형 PROne 대표 겸 브랜딩연구소장은 그의 책 『위험사회』에서 한국에서 신뢰부족이 심화되는 이유를 “힘 있는 사람이 거짓말을 많이 하고 또 거짓말을 하고도 잘살고 출세한다는 점” 때문이라며 “이는 사회의 신뢰 구조를 훼손할 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큰 이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실된 신뢰로 한국의 사회, 경제 곳곳에 늘어나는 비용과 고통은 아주 많다”며 “재판 과정에서 위증이 많아 판단이 어렵고, 무고와 관련된 고소와 고발도 빈발해 불필요한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믿지 못하니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생기는 것이다. 그는 광우병 파동과 방사능 오염 가능성으로 인한 수산물 기피현상을 예로 들었다. 농수산물의 통관과 검사의 신뢰만 있었어도 문제가 커져서 국가 경제를 저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한국은 지난 6~7년간 부정부패의 용인, 민주화 후퇴 등을 받아들이면서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경제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며 “한국이 현재의 신뢰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경제는 점점 어려워지고 선진국으로의 진입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결국 위험을 만들어낸 사람이 위험을 해소하는 일에 가장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면 당연히 피해자인 일반인의 분노도 사그라들 것이며 위험도 줄어드는 사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미투운동으로 사회에 불신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불신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저해한다. 대한민국 사상 초유의 성추문을 일으킨 정치인, 문화계 인사 등은 우리 사회에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다. 일을 저지른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본인이 저지른 해악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를 인식하고 신뢰회복에 목숨이라도 걸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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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좌파 2018-03-10 01:37:47
독야청정 나홀로 뜬구름 잡는 언어에 지지를 접었다만,
그래도 안지사가 이럴줄은 꿈에도 몰랐네!
진정 난 몰랐었네란 노랫가락이 생각나게 하는 날!

사람답게 2018-03-07 12:04:36
우리나라는 권력구조부터 없애야한다
대통령부터 말단공무원까지
인간과인간관계여야지 상하관계로 되어있으니 이모양아니냐
사람위에사람없고 사람밑에사람없다는명심해라

장돌뱅이 2018-03-06 17:35:41
솔직히 말 하자면 권력 자들이 저 사람과 같이 아마도 89%로가 그 짓 했을거다! 특히 공권력 자들이 지배 하는데 뭔들 못하고 감추지 못 하게는가? 순시 하는 경찰이 산 모서리 차를 세우고 나무을 향하여 소변 발사 하는 과정을 차안에서 여경이 뒤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미친놈 보이지 않게 하지 또는 계집에 고개 숙이지 하고 지나쳤다 이러한 일들이 공권력 때문이다 감시와 감사가 이루지 못 한 다에 있다 공권력의 잘못된 힘 문제를 밝히오니 .보시어 https://blog.naver.com/cctvim 보시고 도와주세요. 심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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