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 도서] 국립중앙도서관 3월의 책, 『IMF 키즈의 생애 : 안은별 인터뷰집』 외 7권
[사서 추천 도서] 국립중앙도서관 3월의 책, 『IMF 키즈의 생애 : 안은별 인터뷰집』 외 7권
  • 권보견 기자
  • 승인 2018.03.0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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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10대를 보낸 일곱 사람의 생애를 인터뷰로 재구성했다. 저자는 나이와 성별, 성장환경과 직업 등이 상이한 그들의 경험에 공통 배경으로 삽입할 수 있는 사건으로 '1997년 IMF 경제위기'에 주목한다. IMF 이후 변화된 시대상을 배경으로 신도시, 특목고, 대안학교, SNS, 젠더 문제, 사교육 등 세대가 공유하는 교집합을 따라가다 보면 80년대 생의 인생사와 삶의 고민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내는 과정에서 얻는 통찰과 깨달음이 적지 않다. ‘한국에서 태어나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외환위기 시대가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 ‘IMF 키즈’라는 개념을 떠나서도 충분히 흥미로운 책이다. 

■ IMF 키즈의 생애 : 안은별 인터뷰집
안은별 지음 | 코난북스 펴냄 | 373쪽 | 16,000원

"아동 학대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한국은 왜 전 세계에서 해외입양을 가장 많이, 오래 보내는 나라가 됐을까?"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아동 인권, 입양, 미혼모 문제의 바탕에는 '가부장제를 근간으로 한 가족주의와 특정한 가족 형태만을 정상으로 여기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가족 내에서 가장 약자인 어린이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한국에서 가족주의가 강력해진 이유는 국가가 사회 문제의 책임을 가족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다. 극심한 생존 경쟁 속에서 가족의 희생과 폭력이 묵인됐고, 그 안에서 고통받는 구성원이 생겨났다. 저자는 "이제 법적,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그 방법으로 돌봄의 공공화,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 정부 주도 입양 정책, 부모 체벌금지 등을 제시한다. 가족의 문제를 사회 문제로 엮어내 변화를 촉구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 이상한 정상가족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펴냄 | 284쪽 | 15,000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아일랜드의 국민 작가 ‘메이브 빈치’의 소설로 작가의 사후에 출간돼 ‘아이리시 북 어워드’를 수상한 작품이다. 이 책은 아일랜드 서부에 위치한 스토니브리지의 스톤하우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스물 살에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스토니브리지를 떠났다가 20년 만에 혼자 돌아온 여자 '치키'가 있다. 중년이 된 그녀는 어린 시절 친구의 아들인 ‘리거’와 자신의 조카 ‘올라’와 함께 오래된 저택 스톤하우스를 인수해 호텔로 개조하고 손님을 맞이한다. 길게 펼쳐진 모래밭, 대서양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위치한 스톤하우스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사연이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의 일처럼 친숙하고도 따뜻한 공감을 자아낸다. 추운 겨울, 온기 가득한 스톤하우스에서 보내는 그들의 일주일이 어땠는지 함께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 그 겨울의 일주일
메이브 빈치 지음 |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472쪽 | 14,800원

책 제목은 비틀스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에서 따왔다. 이 책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인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4명의 인물이 어쩌다 보니 공동 운명체가 돼 저마다 빛나는 한 순간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 수상쩍은 조합과 기이한 동행은 ‘육봉 1호’라는 봉고차에 포르노를 싣고 다니며 성인용품을 파는 현태가 치매를 앓고 있는 만화방 주인 나해영과 그의 전우이자 하반신 마비가 된 김난조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되며 대책 없이 가출한 여고생 모모까지 함께 하게 된다. 얼떨결에 시작된 그들의 동행은 순탄치 않게 경찰에 쫒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 책은 험난한 여정과 시간이 지날수록 4명의 인물들이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 각자의 지난날의 기억과 삶의 파편들을 조금씩 풀어놓는다. 이야기 속 나해영과 김난조가 말하는 '노란 잠수함' 속 낙원 페퍼랜드는 어디일까?  

■ 노란 잠수함
이재량 지음 | 나무옆의자 펴냄 | 320쪽 | 13,000원

이 책은 꿈을 풀이하는 단순한 해몽서가 아니다. 저자는 각각 심리학과 신학을 전공한 부부로, 실제 상담 사례들을 바탕으로 꿈이라는 주제를 친숙하게 다루었다. 저자가 직접 자신이 꾼 꿈에 다양한 방법론을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꿈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우리가 평소 궁금해 하던 일상적인 꿈에 대해 쉽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풀어내 호기심 또한 충족시킨다. 꿈을 읽는다는 것은 무의식 속의 나를 마주함으로써 진정한 내면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인간의 삶은 꿈과 함께하는 삶이라고 할 정도로 꿈은 우리 곁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막연하고 광범위한 꿈에 대해 관심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꿈을 통해 자신조차 몰랐던 깊은 내면의 정서와 사고방식을 이해하면서 성숙한 삶으로 한 발짝 나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 꿈을 읽다
김정희·이호형 지음 | 책읽는귀족 펴냄 | 272쪽 | 15,000원

2018년 계획에 외국어 공부가 포함돼 있는가? 그렇다면 독학으로 무려 16개 언어를 구사하게 된 롬브 커토가 자신의 외국어 공부 노하우를 담은 『언어 공부』를 추천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알려 주는 외국어 공부 방법과 외국어를 공부할 때 생기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고 있는데, 저자가 경험했던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 마치 한 편의 소설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외국어 낙제점까지 받은 외국어 낙제생이었지만, 외국어 공부에 도전한 이후 다중언어를 구사하며 외국어 교사, 번역가, 통역가로 활동하는 언어 능력자로 변신한다. 언어에 천재적인 능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자신에게 타고난 재능이란 없으며, 언어를 배울 때 관심과 성실함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한다.  

■ 언어 공부
롬브 커토 지음 | 신견식 옮김 | 바다출판사 펴냄 | 280쪽 | 15,000원

집에서 밥 한 번 차려 먹기 힘들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집밥 백선생>이란 프로그램은 시즌3까지 방송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아마 바빠진 만큼 집에서 차린 밥상이 소중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외동딸을 위해 15년간 매일 밥상을 차린 아빠의 53가지 집밥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의 저자인 김진영은 허영만의 『식객』에 그의 일화가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식재료 전문가이다. 그러나 그는 가장 좋아하는 별명이 딸 윤희를 위한 셰프, ‘유니셰프’일 정도로 딸바보이기도 하다. 저자는 딸이 자기만의 향기를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나고 울퉁불퉁한 사과의 맛을 느끼게 했으며, 살면서 생길 일들에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싫어하는 콩밥을 맛보게 했다. 이렇게 재료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밥상을 차려 줌으로써 딸이 살아가면서 꺼내 볼 수 있는 든든한 추억을 만들어 준 것이다. 맞벌이를 하느라 바빠서, 아이가 공부하느라 바빠서 함께 이야기를 나눈 지가 언제인지 까막득하다면 저자가 믿었던 밥상의 힘을 한번 믿어 보면 어떨까? 소박한 밥상에 담았던 딸을 위한 마음들을 읽고 나면 그동안 잊고 지냈던 소중한 것을 발견하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김진영 지음 | 인플루엔셜 펴냄 | 308쪽 | 13,800원

일상의 다양한 상식과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 곤충들을 과학적인 근거로 바라보는 과학 에세이다.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하고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재밌게 표현하고 있다. 장내 세균, 늦잠, 모기, 매미, 항생제 내성, 조류독감, 전자레인지 같은 현대생활에 밀접한 사물과 현상에서부터 촛불집회, GMO식품, 사이비 종교, 인공지능, 지구온난화, 동물쇼 등 사회적 현안과 정치적 이슈까지 아우른다. 저자는 "과학이란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의심과 질문, 실패를 통해 잠정적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우리 일상의 다양한 것들을 과학적 태도로 바라본다면 우리 삶의 태도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당장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처럼 보여도 언젠가는 우리 삶을 바꾸는 것이 과학이론이다. 62개의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거창하게만 느껴졌던 과학적 원리와 사고를 우리생활 속에서 얼마나 쉽고 가깝게 만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정모 지음 | 바틀비 펴냄 | 288쪽 | 15,000원

/ 정리=권보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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