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안경희, "저는 의사이자 조울병 환자입니다"
[작가의 말] 안경희, "저는 의사이자 조울병 환자입니다"
  • 권보견 기자
  • 승인 2018.03.01 10: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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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갈음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병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오지만, 의사인 나는 심한 감정기복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거부했다. 그러다가 병으로 인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렸다. 만약 빨리 인정했다면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들이었다.

조율병은 빛과 그림지가 동시에 존재하는 병이다. 다른 사람들을 보다 일의 성과가 높아 성공에 가까이 갈 수 있다. 반면 감정 기복과 충동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며 극단적인 선택을 유도하기도 한다.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처음에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독이기 위해 글을 썼다. 글을 쓰다 보니, '예전에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나는 시기를 놓쳐 소중한 것을 잃었고, 정신질환자라는 고백을 하기가 부끄러웠으며 한때 동료였던 사람들이 치료자의 입장에서 나를 환자로 바라보는 시선이 두려웠다. 

그러나 환자가 돼 여러 치료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그런 생각들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은 동료로서 동반자로서 진심으로 공감하고 힘과 용기를 줬다. 덕분에 내가 알던 지식을 나의 현실과 융화시킬 수 있었고, 이윽고 편견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세상에 나를 드러낼 수 있게 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예전의 나처럼 불안해하고 세상에서 숨고 싶은 사람들에게 "당신을 이해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졌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병과 치료에 대해, 삶에서 부딪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살아나갈 수 있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발간하게 됐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있는데, 제1부는 '병 이야기'로 환자인 나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썼다. 제2부는 '치료 이야기'로 의사로서 조울병의 치료에 대해 썼으며, 제3부는 '삶 이야기'로 삶의 순간순간 힘겨운 파도를 마주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편지를 담았다. 

나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많은 두려움이 있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조울병에 대해 잘 인지하고 초기에 대처해 나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 흔들리는 여러분의 마음에 작은 힘과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안경희 지음 | 새움출판사 펴냄 | 240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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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2018-03-09 08:47:32
대단하시네요
자신의 질병을 공개하면서 치료를 하실수있다니..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