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사랑 앞에서 길 잃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지대폼장] 사랑 앞에서 길 잃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권보견 기자
  • 승인 2018.02.2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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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망설이다가 놓쳐버린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것은 시간이었다. 시간을 잃어버렸다는 건 단순히 나이가 들었다는 게 아니다. 온전히 마음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마음에 난 상처는 아물면서 단단해지지만 그만큼 더 쉽게 닳고 무뎌져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기만 한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망설이지 말고 그 사람의 손을 잡아. 사랑은 생각처럼 자주 오지 않는다. <53쪽>

길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많은 삶이 지나가고 있다. 각자의 삶이 각각 다른 모습으로 다른 것들을 담으며 저마다의 길을 가고 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도 그렇다. 그 사람의 삶 속에 내가 섞이는 것이다. 잠깐일 수도 있고 오랠 수도 있다. 

그렇게 섞이면서 서로에게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준다. 누군가는 내게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기고 누군가는 내게 아름다운 향기를 남긴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변해간다.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관계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우리는 변해가는 것이다. <94-95쪽>

그 사람의 표정, 말투, 행동 하나하나에 익숙해진다.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 상태인지 알게 된다. 가끔 그 사람이 나에게 화를 내거나 토라지면 나도 마음이 좋지는 않지만 왜 그러는지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그의 마음에 다른 누군가가 들어왔을 때 그는 감정을 숨기려고 했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음을 짐작했다. 익숙해진다는 건 공유하고 있는 감정이 많다는 뜻이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구를 만나고 다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느껴진다.

그의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가 이미 말을 하고 있다. 바람과 현실을 다름을 알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마음이 흔들린다면 관계는 깨질 수밖에 없다. 사랑과 욕망을 구분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안정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124-125쪽>

그 사람과 나 사이에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그 공간을 인정하고 배려할 때 안정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적당한 거리에서 상대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 너무 가까이 있으면 단면만 보여 그것이 전부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면 이해하지 않으려 하고, 쉽게 실망하며 뒤돌아서게 된다. <151쪽>

아름다운 이별 따위는 없다. 헤어지려거든 그 사람이 뒤돌아볼 수 없게 미련조차 남지 않도록 잔인해져야 한다. 만약 그럴 자신이 없다면 헤어지겠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별의 아픔은 사랑의 크기만큼 책임과 자책으로 다가온다. <177쪽>

문득 누군가 보고 싶은 건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야.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은 미움이 되지만 마음에 그리는 그림은 그리움이라고 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건 행복한 일이다. 지금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어떠하든 함께 마음을 주고받은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립다고 다 슬픈 건 아니다. 그리워할 대상이 없다는 것이 진짜 슬픈 일이다. <195쪽>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김재식 지음·김혜림 그림 | 쌤앤파커스 펴냄 | 256쪽 | 14,000원

* 지대폼장은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이라는 뜻으로 책 내용 중 재미있거나 유익한 문장을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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