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연 32조 원 규모의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는 '서울시 금고지기'를 차지하기 위한 은행들 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차기 시 금고 은행은 2019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4년간 서울시 예산과 지금 관리, 세입금 수납·세출금 지급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이번 서울시 금고 유치전은 새 은행장들 간의 자존심 대결로도 비쳐지고 있어 그 경쟁이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1915년 경성부금고 103년 동안 서울시금고를 맡고 있는 우리은행은 금고 수성에 사활을 걸었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행장 취임 후 주택도시기금 간사 수탁은행으로 재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 전임 이광구 행장이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계약에 성공했기에, 손 행장에게는 서울시금고 수성에 대한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다. 이번 서울시금고 쟁탈전은 손 행장의 첫 번째 평가무대가 될 전망이다.
손 행장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서울시금고 재유치에 만전을 기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5년간 지키던 공무원 대출사업권을 KB국민은행에, 10년간 지키던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자리를 우리은행에 뺏긴 신한은행은 말그대로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개인그룹 안에 있던 기관영업부분을 별도 분리해 기관영업그룹으로 확대 개편하고, 이른바 '영업통'으로 불리는 주철수 부행장보를 그룹 수장으로 임명하며 금고 탈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자체 TF를 구성해 입찰 공고에 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쟁탈전의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다. 3년 만에 다시 부활한 행장직을 맡은 허인 행장 역시 이번 쟁탈전은 은행장으로서의 첫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기관영업의 달인'으로 불리는 허 행장은 영업그룹 부행장을 맡은 후 2016년 아주대학교병원 주거래은행, 2017년 서울적십자병원 주거래은행, 경찰공무원 대출권까지 따낸 바 있다.
이번 서울시금고 선정 작업의 관건은 복수 금고제 시행 여부다.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단수 금고제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는 현재 복수 금고제 시행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을 통해 복수 금고를 지정할 경우 제2금고라도 차지하려는 은행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당 입찰공고는 현재 이전 일정보다 한 달 가량 미뤄지고 있어 은행들 사이에 더욱 긴장감을 감돌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