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은 운일까? 노력일까?
올림픽 메달은 운일까? 노력일까?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2.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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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몰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통해 본 승리의 이유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정해준다고 하잖아요.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실력도 있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따는 선수들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을 해야죠. 운을 만날지 안 만날지는 모르지만 노력을 안 하면 가능성은 제로니까요.”

『최후의 몰입』의 저자 김도윤이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저자는 그의 블로그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3인을 만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마지막에 가서는 운으로 결과가 정해진다는 말일까.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통해 무엇이 올림픽의 승부를 결정하는지 살펴봤다.

# 메달은 ‘운’이다 “두 어 브래드버리(Do a Bradbury)”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올림픽 역사상 가장 운 좋은 선수 중 한 명이다. 2016년 호주에서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 우연히 무언가를 달성한다’는 의미의 ‘두 어 브래드버리’라는 신조어가 국립사전에 등록됐다고 한다.

그는 호주 올림픽 국가대표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 출전했다.

조 2위까지 준결승에 오르는 준준결승전에서 안타깝게도 3위를 해서 올림픽 메달을 따지 못하는 듯 했지만 함께 경기를 했던 선수가 레이스 방해로 실격이 되면서 조 2위로 준결승에 오른다.

운은 준결승에서도 계속됐다. 우리나라 선수 김동성이 중국의 리자준의 방해로 넘어지고 마지막에는 선수들 전원이 넘어지면서 또 조 2위로 결승전에 진출한다.

그의 운은 결승까지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안현수 선수,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 등이 치열하게 순위경쟁하면서 모두 넘어져버려 브래드버리 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브래드버리는 수상소감에서 “금메달은 제가 잘해서 딴 게 아니고 지난 10년간 최선을 다한 저에게 주어지는 상이라고 생각 합니다”고 말했다.

# “할 수 있다”,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긍정적인 생각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원동력이 된 선수들도 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은 ‘할 수 있다’는 자기주문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랭킹 21위였던 박상영 선수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될지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10 대 14로 4점이나 지고 있는 상황, 관중석에서 “할 수 있어!”라고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으로 ‘할 수 있다’를 되뇌었다고 한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박상영 선수는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한국 에페 역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냈다.

긍정적인 마음 하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승희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최후의 몰입』의 저자 김도윤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그냥 ‘안 되면 말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운동을 했었어요. 왜냐하면 내가 꼭 금메달을 따야 하고, 내가 꼭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항상 안 되더라구요. 물론 연습할 때는 금메달 따고 싶으니까 열심히 훈련을 하지만, 막상 시합에 나갈 때는 내가 꼭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을 굳이 안 하고 시합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버리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구요”라고 말하며 ‘긍정의 힘’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리우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장혜진 선수도 인터뷰에서 “나에게 불리한 상황을 그냥 받아들일 것이냐, 긍정적으로 바꿔볼 것이냐에 따라 차이가 엄청난 거죠. 다음 화살을 쏴야 할 저의 멘탈이 달라지니까요. 그래서 평소에도 자꾸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라고 말했다.
 

# 메달은 철저한 ‘자기관리’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4연패 신화를 쓴 네델란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레인 뷔스트의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였다.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와 칼루이스 등 전설적인 선수들만 가지고 있는 대기록을 따낸 그는 2005년 성인 무대에 데뷔한 이후 국제빙상연맹(ISU)이 주관하는 세계선수권, 월드컵대회, 올림픽에서 총 58개 매달을 땄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의 빙속여제로 군림하며 평창올림픽에서 은빛 레이스를 펼쳐 국민의 마음을 뜨겁게 한 이상화 선수는 자신의 롤모델로 뷔스트를 꼽으며 그 이유를 철저한 자기관리 때문이라고 했다.

뷔스트는 어느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특별한 비결은 없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고 부상을 입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채지훈 선수는 『최후의 몰입』의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저보다 재능이 뛰어난 친구도 있을 것이고, 저보다 더 노력하는 친구도 있을 거고 저보다 체력이 좋은 애들도 있을 테지만 다 이겨야 한단 말이에요. 그런 것들을 커버할 수 있는 방법은 운동을 안 하는 시간에 다칠 요소를 없애고, 탄산음료가 몸에 안 좋다고 하면 안 먹고, 먹는 것도 좋은 것만 찾아 먹고, 생활 습관 자체를 운동선수에게 방해되는 것은 다 배제시키는 거죠. 그런 것을 다 플러스 요인으로 만들어 놔야 되는 거죠. 다른 선수들을 이기려면 생활을 철저하게 관리해서 경기에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이죠. 프로선수에게 자기 관리는 기본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낸 선수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운이든, 자기관리이든, 긍정적인 마음이든, 전부 ‘피나는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한 것이 빛을 발해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

지난 14일,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브 종목에서 32세의 나이로 8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숀 화이트는 믹스드존(방송사의 인터뷰 취재구역)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창올림픽이 진행 중이다. 노력한 모든 선수들에게 값진 선물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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