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에는 영화가 담겨있다?
평창 올림픽에는 영화가 담겨있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2.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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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독수리 에디>, <코리아>, <쿨러닝>으로 보는 평창올림픽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스포츠를 볼 때 감동스럽거나 볼만한 장면이 펼쳐지면 ‘한편의 영화’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이 흘리는 땀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한편의 영화’를 만들고 있다.

 

# 스키점프 최서우와 <국가대표>, <독수리 에디>

2009년 개봉해 840만 관객을 기록한 <국가대표>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로 처음 출전했던 최흥철(37), 최서우(36), 김현기(35), 강칠구(34)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화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연습해 올림픽 무대에 선 선수들을 그렸다. 영화가 개봉된 후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늘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주인공’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2016년에 개봉한 영화 <독수리 에디>도 실존인물인 영국 스키점프 선수 마이클 에드워즈를 그렸다. 영국 스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진 에디(태런 에저튼)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1998년 캐나다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영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키점프 종목에 참가를 도전, 비웃음을 사지만 이겨내고 멋진 점프를 하는 이야기다.

영화 <국가대표>와 <독수리 에디>에서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천대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스키점프는 역시 비인기 종목 대우를 받았다. 지난 10일 남자 노멀힐 본선에 오른 최서우의 점프는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첫 경기에 밀려 생중계되지 않고 시차를 두고 ‘주요장면’으로 편집돼 방송됐다.

한편, 오늘 밤 9시 50분에 여자 스키점프 노멀힐 개인 1라운드가 열리며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박규림이 출전한다. 김현기, 최서우가 출전하는 남자 라지힐 개인 1라운드는 16일 오후 9시 30분이다.

 

#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코리아>

1945년 분단 이후 우리나라와 북한은 10회 넘게 단일팀 구성을 추진했지만 실제로 성사된 것은 세 번이다. 첫 번째는 ‘코리아’라는 이름의 탁구팀이었다. 1991년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 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와 리분희는 함께 출전해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는 남북한 국기 대신 하늘색 한반도기를 사용했고 국가 대신 아리랑을 불렀다. 단일팀 ‘코리아’는 하지원·배두나 주연의 영화 <코리아>로도 만들어졌다. 두 번째 남북 단일팀은 1991년 6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대회에서 결성됐다. 남북 단일팀은 이 대회에서 사상 첫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영화 <코리아>에서 현정화 役의 하지원은 번번히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러야 했던 상황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남북 단일팀이 결성된 데에 격하게 반대하지만 어쩔 수 없이 팀에 합류하게 된다.

역대 세 번째 남북 단일팀인 평창올림픽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도 선수와 감독, 그리고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말이 많았다. 무엇보다 선수 간의 호흡이 중요한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갑작스럽게 통보된 단일팀 구성이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실력발휘 하는데 지장을 줄 거라는 의견과 북한과의 화합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한편,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지난 10일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 대 8로 대패하고 오늘 밤 9시 세계랭킹 5위인 스웨덴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예선 2차전을 갖는다. 스웨덴은 일본과의 1차전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다음 경기는 일본과의 경기로 14일 오후 4시 40분에 시작한다.

 

# 세계랭킹 41위에서 1위로, 한국 봅슬레이의 <쿨러닝>

2011년 41위였던 한국 봅슬레이팀은 2016년 1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IBSF(국제봅슬레이연맹) 월드컵 5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5년 만에 세계를 제패했다. 선수들은 봅슬레이 장비와 트랙이 없어 아스팔트에서 썰매를 끌며 훈련했었다.

1993년에 개봉한 영화 <쿨러닝>과 비슷한 이야기다. 영화에서는 눈이라고는 본 적도 없는 자메이카 선수들이 봅슬레이 경기에 도전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실존인물로, 당시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이번 2018년은 자메이카가 봅슬레이 경기에 참가한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영화 속 실존인물 중 더들리 스토크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에 감독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 지난 10일 열린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기자회견에서 더들리 스토크는 “쿨러닝은 허구적인 부분이 많다”고 말했고, 한 자메이카 선수는 “자메이카에서 스포츠를 하는 이유는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며 자메이카의 열악한 환경을 말했다.

한편, 2016년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딴 봅슬레이 국가대표 원윤종·서영우는 남자 2인승과 오픈 4인승에 모두 참가한다. 남자 2인승의 1차 주행은 2월 18일 오후 8시 5분에 시작하며 오픈 4인승 1차 주행은 24일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한다.

한 네티즌은 “평창올림픽을 멍 때리면서(아무 생각 안 하면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시간이 잘 간다. 생각 없이 보기 딱 좋다”고 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평창올림픽은 한 편의 ‘킬링타임’ 용 영화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그랬듯,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단지 경기 자체를 이기려는 목적만이 아닌 수많은 의미들이 담겨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의미를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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