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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식당'에 이어 '윤식당2', 먹방 전성시대한국인, 식사 즐길 시간 없어··· 가짜 쾌락 통해 행복
<사진출처=tvN>

[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먹방’과 ‘쿡방’의 신드롬이 식지 않고 있다. 힐링, 연애, 육아 등 매번 달라지는 예능 트렌드의 흐름 속에서 ‘음식’이라는 컨텐츠가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TV만 틀면 먹고 있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푸드 예능’의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각 방송사는 타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푸드 예능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tvN <집밥 백선생>, <수요미식회>, SBS <3대천왕> 등 현재 방송 중인 푸드 예능만 해도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심야식당에서 일어나는 일을 음식으로 풀어낸 영화 <심야식당>이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영화 <심야식당 2>가 개봉했으며, 다음 달에 자연식 요리를 다룬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개봉될 예정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동명의 원작 만화가 일본에서 영화화된 바 있다.

또한 '먹방‘,’쿡방‘은 2008년부터 계속해서 많은 유튜버의 컨텐츠로 쓰이고 있다. 날렵한 몸매와 달리 햄버거 10개를 5분 만에 먹는 등 대식가로 유명세를 치른 ’BJ 밴쯔’부터 앉아서 치킨 10마리도 거뜬하며, 라면 17봉지를 한 번에 먹는 등 엄청난 식성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BJ 엠브로’ 이외에도 많은 BJ가 먹방 컨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음식’에 대한 인기는 SNS로도 이어졌다. 페이스북의 <오늘 뭐 먹지?> 페이지의 팔로워 수는 4백만 명이 넘으며, 인스타그램에서 ‘#먹스타그램’ 게시물은 5천만 건이 넘는다.

진화하는 먹방, ‘식당운영’

배우 윤여정이 “배우 50년 만에 ‘윤식당’이 대표작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tvN <윤식당>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 5일 <윤식당 2>가 방영됐다. ‘윤식당'의 매력은 짚어보면,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먹방의 진화’다. <윤식당> 이전에 수많은 프로그램이 ‘먹방’과 ‘쿡방’을 소재로 삼아왔다. '더 이상 어떤 먹방을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맛집 소개, 요리 대결, 많이 먹기, 집밥, 혼밥과 혼술 등 '푸드 예능'이 채널을 장악했다. 이 시점에 <윤식당>은 해외에서 작은 한식당을 운영하는 새로운 콘셉트를 가지고 탄생한 프로그램이다.

두 번째는 ‘글로벌 먹방’으로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소개하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외국인들은 한식을 어떻게 평가할까?’ ‘입맛에 맞을까?’ 등 애국자로서의 기대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하면서, 식당의 매출이 오르면 함께 기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신서유기 외전’ 편으로 <강식당>이 방영됐다. <신서유기> 출연자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한 것이 실제로 제작됐다. <강식당>의 쉐프이자 주인인 강호동이 기사를 통해 프로그램이 제작된 것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해프닝처럼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강식당>은 오랫동안 거쳐야 하는 기획 회의를 건너뛰고 갑작스럽게 제작되었기에 시청자들이 ‘윤식당 흉내 정도에서 그치겠지’라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식당>은 <신서유기 4>의 시청률을 뛰어넘는 등 큰 사랑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이들 프로그램의 출연진은 모두 식당을 운영해본 적 없는 방송인·배우들이지만,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에게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한다는 마음과 태도를 보여준다.

<강식당> 출연진은 손님에게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푸짐한 양의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는 고민 끝에 ‘강호동까스’를 개발한다. 제주산 흑돼지 등심 2인분 이상을 요리용 망치로 얇고 넓게 편 뒤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가로 약 50㎝, 세로 약 30㎝의 ‘강호동까스’를 본 손님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윤식당 2> 출연진은 김치전, 소고기·돼지고기 비빔밥, 호떡을 코스 요리로 선보였다. 스페인에서는 아무리 작은 식당이라도 전채요리(애피타이저), 메인 음식, 후식 등 세 가지로 이뤄진 코스요리를 대접한다는 점을 참조한 것이다. 외국인에게 시범으로 대접한 비빔밥이 “심심한 샐러드에 밥을 비벼먹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자 채소와 고기의 양념을 더 진하게 하는 등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귀로 듣는 먹방, ‘ASMR'

유튜브에서 ‘먹방 컨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자, 이제는 ASMR에 먹방을 접목한 ‘먹방 ASMR’이 뜨고 있다. ASMR은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으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롤플레잉이나 바람, 글씨 쓰는 소리 등을 들려주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유튜브에 먹방 ASMR을 검색하면 다양한 크리에이터의 채널을 볼 수 있다. 먹방 ASMR 영상은 ‘먹방’이라는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음식의 맛을 평가하는 유튜버가 있는 반면, 오로지 먹는 소리만을 전하는 유튜버도 있다.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를 시식하는 유튜버도 있다. 이들이 먹는 음식의 종류도 치킨, 피자와 같은 패스트푸드부터 디저트류, 과일, 음료 등으로 다양하다.

BJ 밴쯔의 유튜브 동영상 댓글을 보면 시청자들은 “음식마다 다양한 소리가 나는 데 집중해서 들어볼 기회가 없어서 잘 몰랐는데 너무 신기하다”, “별의별 음식을 다 먹는 것 같다. 내가 먹지 못하는 음식을 대신해서 먹어주기도 하고 대리만족 목적으로 즐겨본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먹방 ASMR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다 보니, 연예인들도 먹방 ASMR 방송에 뛰어들었다. ‘피키캐스트’가 제작하는 신개념 푸드 예능 <엄마가 잠든 후에>는 엄마가 잠든 사이에 야식을 몰래 만들어 먹는 ASMR 형식의 컨텐츠다. 매회 유명 연예인들이 등장해 먹방을 보여주는 <엄마가 잠든 후에>는 그간 김재중, 하니, 정용화, 위너 등 다양한 연예인들이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갈수록 더 색다른 먹방을 원하는 시청자와 이런 요구를 반영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가 늘고 있다. 유튜브의 한 시청자는 “먹방 ASMR이 뜨면서 이제는 먹방을 눈으로만 보는 즐거움을 넘어 귀로 듣는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먹방 열광 이유, ‘가짜 쾌락’

경쟁하듯 먹어대는 먹방, 요리하는 쿡방, 맛집 소개, 그날 먹은 것을 사진으로 남기는 먹스타그램 등 음식에 과소비하고 먹거리를 과시하는 이른바 ‘과식의 시대’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인이 '먹방'과 '쿡방'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식사를 여유롭게 즐길만한 시간이 부족해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라도 간접적으로라도 제대로 된 식사를 즐기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식욕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다. 이런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하다. 또한, 현대인들이 바쁜 생활과 어려운 주머니 사정 등에 치여 레저나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가 부족해 TV에서 소개하는 요리법을 통해 만족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교익은 최근 먹방과 쿡방의 인기에 대해 “뇌가 착각하는 가짜 쾌락에 가깝다”며 “직접 먹는 것이 아닌데 화면을 보고 맛의 쾌락을 느끼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진짜배기 음식을 나누어 먹는 쾌락을 즐기면 하루하루가 행복해진다”고 조언했다.

권보견 기자  mjko2815@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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