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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진·이보영 ‘MSG', '시청률 지상주의’의 폐해거짓 에피소드, 성 상품화 등 ‘자극방송’ 판치는 미디어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가을도 아닌데 네이버 검색어 순위에 ‘전어’가 연일 화제다. 한 겨울에 가을 전어가 넘어온 까닭은 지난해 7월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 때문이다. 당시 장희진은 토크 중에 소위 MSG가 첨가된 거짓 에피소드를 풀었다.

장희진이 이보영과 함께 거제도에 있는 한 횟집에서 회를 주문했는데 이보영이 전어 서비스를 부탁했으나 거절당했고 이후 자신을 알아본 사장님이 서비스를 주셨다는 것이었다. 자신보다 유명한 이보영을 못 알아본 식당 주인에 대한 거짓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을 웃겨보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는 그런류의 농담을 하기에는 시기가 안 좋았다. 2014년 땅콩회항 사건 이후 사회적으로 갑질에 대한 노이로제가 생겼다.

갑질이 발생하기만 하면 검색어 순위권에 오르고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갑질과 연관된 기업은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CEO 리스크’, 불매운동 등 사회파장이 따르기도 했다.

직원 성추행 혐의가 있는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대표적이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씨의 변호사 폭행사건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인터넷상에는 이보영이 자신의 인지도를 이용해 서비스를 요구했다는 일명 ‘연예인 갑질’ 비판이 일었고, 그녀가 새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기사에도 이를 토대로 한 무분별한 악성 댓글이 이어졌다.

방송 직후 장희진은 이보영에게 사과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터넷상에서 이보영에 대한 ‘전어 갑질’ 악플이 달리는 게 문제였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를 네티즌들의 ‘침소봉대’가 만든 ‘나비효과’라고 하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단면만 보고 판단하는 네티즌들을 비판했다. 그러나 장희진의 소위 MSG를 첨가한 거짓 토크, 그리고 거짓 토크를 권유하는 자극적인 방송이 없었다면 네티즌이 침소봉대할 일도 없고 나비효과도 없었다. 또한 이보영이 피해자가 되는 일도 없었다.

 

자극적인 맛 좋아... 어디까지 갈래?

공영방송을 제외한 방송은 시청률을 위해 존재한다. 시청률이 높을수록 광고를 받고 수익을 얻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송에서 자극적인 요소는 일정부분 필요하다.

MSG 토크도 자극을 위해 만들어졌다. 스타들의 에피소드는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고 재미있다. 시청자들은 ‘어떻게 저런 일을 겪을 수 있지?’하고 의문을 가지는 경우도 많지만, 검증할 방법이 없고, 재밌으니 그만이다.

문제는 이러한 자극적인 방송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다.

이번에 문제가 있었던 토크쇼인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매회 김구라, 윤종신, 김국진 등 MC들의 입에서 “아 그건 MSG를 살짝 좀 친 것 같은데...”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MSG를 좀 친 것 같은데...”하면 그것이 거짓이어도 용인 된다. 장희진의 거짓말도 이렇게 용인되고 전파돼 피해자를 낳는 사태까지 번졌다.

자극으로 인한 사회적 물의는 단순히 거짓 토크에만 있는 게 아니다. 방송의 성 상품화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꽉 달라붙은 옷을 입은 여성의 신체 일부를 노골적으로 방송하는 것은 예사다.

CJ E&M의 투니버스 채널의 일부 아동예능은 한때 중학생들에게 달라붙는 옷을 입게 하고 야한 장면을 연출해 비난 받았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SBS의 ‘집사부일체’에서는 이승기의 상의 탈의를 이용한 성 상품화가 이슈가 되고 있다.

자극적인 방송이 좀 더 노골적으로 용인되는 곳도 있다. 유튜브와 아프리카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BJ들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옷을 벗거나, 토하거나, 지하철에서 라면을 끓여먹거나, 피라니아에 물리고, 피라니아를 튀겨먹는 등 좀 더 자극적인 행위를 한다. 이들이 일으키는 사회적 물의의 파장은 일반 방송보다 더 크다.

초등학생의 장례희망을 조사했을 때 BJ는 상위권 직업이다. 또 지난해 일주일간 1인 방송을 이용한 전국 19세에서 34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한 대학내일의 조사결과 ‘나는 개인방송 출연자의 행동을 직접 따라해 본 적 있다’는 의견이 31.9%였고, ‘나는 개인방송을 보고 방송을 직접 운영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의견이 37.9%를 차지했다.

 

자극적인 맛... 치킨게임 끊어야

매체를 불문하고 시청률을 위해 도 넘는 자극적인 방송을 하는 행태는 끊이지 않고 있다.

미디어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방송인들은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맛을 내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선을 지켜야 한다.

또 자극적인 맛을 뺀 ‘힐링 예능’이 유행하는 세태를 주목해야 한다. JTBC의 ‘뭉쳐야 뜬다’, TV조선의 ‘시골빵집’, MBC에브리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MBC의 ‘오지의 마법사’, CJ E&M의 '윤식당2', 채널A의 ‘도시어부’ 등이 ‘힐링 예능’의 좋은 예이다. 이러한 유행은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예능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한편 시청자들도 다양한 매체를 파악하고 이해하며, 사회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방송을 구분해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길러야 한다. 사회적 문제를 낳는 자극적인 방송의 시청률이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 것이 방송인들이 건전한 방송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김승일 기자  present33@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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