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온 로봇, 활개칠 수 있을까?
서점에 온 로봇, 활개칠 수 있을까?
  • 권보견 기자
  • 승인 2018.01.0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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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리하고 짐 옮기는 ‘어라운드’와 ‘에어카트’ 상용화

[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지난해 10월 24일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예스24 중고서점에 예스24와 네이버랩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책 운반 로봇 ‘어라운드(AROUND)’와 전동카트(AIRCART)'가 도입됐다.

예스24와 네이버랩스가 1년여 동안 공동 기획해 개발한 '어라운드'는 매장 내 도서 수거를 돕는 생활환경지능 기반의 자율 주행 로봇이다. 고객들이 다 읽은 책을 어라운드의 상단부 적재공간에 넣으면 일정 무게가 넘어간 후 자동으로 지정된 장소로 이동해 고객이 책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더불어 근력증강 로봇 기술이 적용된 전동카트 '에어카트'는 다량의 책들을 직원들이 안전하고 쉽게 운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편 예스24 관계자는 "효과적인 동선으로 서비스를 더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계속 진행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책 운반 로봇 ‘어라운드’ 업무 효율 향상

'어라운드(AROUND)'는 바퀴가 달려 있어 표면이 거칠 거나 바닥에 먼지가 있어도 문제없이 움직일 수 있다. 또한 사람과 충돌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어린이가 걷는 속도와 비슷한 초속 50cm로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또 하나의 첨단기술인 '에어카트(AIRCART)'는 사람이 카트를 미는 힘을 보조해 줘서 100kg 이상 책을 실어도 빈 카트를 미는 것처럼 힘이 거의 들지 않으며 최대 160kg까지 힘을 낼 수 있다. 예스24 관계자는 “로봇이 도입된 뒤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어라운드와 에어카트는 첨단 로봇 기술이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덜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점에서 꼭 필요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어라운드와 에어카트 개발을 총괄한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어라운드'의 경우 지도 생성은 사전에 지도제작 로봇 M1이 수행하고, 위치 파악과 경로 생성은 맵 클라우드가 대신하도록 역할을 분산시켜 저가의 센서와 낮은 프로세싱 파워로 장애물 회피 등의 기본적인 기능만 갖추고도 정확도 높은 자율주행을 가능케 했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기존 자율주행 로봇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의 제작비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에어카트는 근력을 강화하는 웨어러블(wearable) 로봇에 사용하는 힘 센서를 전동 카트에 적용했다. 힘 센서는 사람이 힘을 주면 센서 안에 있는 얇은 금속 박막의 길이가 변하면서 저항이 달라지는 현상을 이용한다.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힘을 많이 주면 저항이 커지고, 여기에 맞춰 모터가 내는 힘도 증가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 "센서가 동작과 방향을 인지해 주기 때문에 방향을 바꿀 때도 힘이 들지 않고, 비탈길이나 내리막길에서 카트를 놓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해 안전하다"고 밝혔다.

고객 소통 로봇 ‘페퍼’ 갈 길 멀어

교보문고가 서점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로봇을 도입했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10월 11일 로봇 ‘페퍼’를 서울 합정점에 선보인 데 이어 10월 27일부터 경기 분당점으로 옮겨 책 추천과 접객 업무 등에 활용하고 있다. ‘감정인식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건 페퍼는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만들고, 교보문고와 LG유플러스가 AI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교보문고 페퍼의 기능은 ‘페퍼야 알려줘’, ‘페퍼야 추천해줘’ 그리고 ‘페퍼야 놀자’ 등 크게 3가지다. ‘페퍼야 알려줘’는 교보문고 책 구매 및 예약 방법, 어플 기능 등을 알려주는 접객 서비스다. ‘페퍼야 추천해줘’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연령대별 책을 추천하거나, 이달의 도서를 골라준다. 이 기능은 책 추천 범위가 협소하며, 책 정보를 알려줌에 있어 책 제목을 읽어주는 정도에 그친다는 점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페퍼야 놀자’는 페퍼와 대화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질문 가능 범위가 날씨, 시간, 드라마, 영화, 예능, 셀럽 등으로 한정적이고, 질문 인식률도 낮아 원활한 의사소통이 힘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페퍼는 특정 공간에 고정된 채 가슴의 태블릿을 터치해야 사용할 수 있고, 말이나 얼굴 인식 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 등 다양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운영시간도 오후 2시부터 5시로 짧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교보문고 분당점 관계자는 “원래 매장을 돌아다니는 로봇이지만 바닥 먼지 등에 예민하고 고객과 부딪힐 염려도 있어서 고정해 놨다”며 “운영시간이 짧은 것은 6시간 정도 충전을 해야 오후에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10월 인공지능 시대에 발맞춰 페퍼를 출판업계에 선도적으로 도입했으나, 현재 기능, 서비스, 운영상의 한계점이 속속 노출되며 페퍼의 갈 길이 아직 멀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간과 로봇의 소통, 아직은 아니다“

IT업계에서 지난해는 ‘인공지능(AI)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 바둑 두는 AI 알파고의 등장으로 이슈가 된 AI는 지속 성장 중이다. 이에 발을 맞춰 소프트뱅크는 감정 상호작용 로봇 페퍼를 보급했고, 네이버 랩스는 로봇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해 공간 활용성과 이동성을 높인 어라운드와 에어카트를 선보였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와중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이 인간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고 전망한다. 최근 IT기업들이 선보이는 스마트 스피커도 인간이 명령이나 질문을 인식해 서비스를 수행하거나 답변을 제시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완벽한 음성 인식이 어렵거나 사용자의 정확한 의도를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인간(사용자)이 바둑이라는 규칙에 최적화하는 작업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인간과 교류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바둑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게 이경전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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