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용한 섬의 미스터리 실종 사건 『죽은 자들의 메아리』
[리뷰] 조용한 섬의 미스터리 실종 사건 『죽은 자들의 메아리』
  • 권보견 기자
  • 승인 2017.12.28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스웨덴의 욀란드 섬은 서울의 두 배가 넘는 면적이지만 고작 2만 5천명 정도가 살고 있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다. 과장보다 평이함이 전율을 일으킬 때가 있는 것처럼, 평화로운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깊이와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다.

'욀란드의 사계'의 시리즈의 가을 편이자 첫 작품인 『죽은 자들의 메아리』는 가을의 욀란드 섬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을 담았다.

"밖은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비에 젖은 바닥에 떨어진 노란 자작나무 잎사귀들이 바람에서 도망치려 했다. 보도에는 자동차 바퀴에 짓눌려 바닥에 딱 달라붙은 암회색 낙엽들이 남아 있었다" 등 책 곳곳에서 낙엽이 지고 금세 해가 져버리는 쓸쓸한 가을의 공기가 느껴진다.

빛바랜 가을의 분위기와 더불어 노인들만 남아 있는 곳을 배경으로 삼아 뭔가 사건이 벌어지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아이가 샌들을 신은 채 발가락 끝으로서면, 간신히 담 너머가 내다보였다. 돌담 너머로는 온통 잿빛 안개뿐이었다. 아이는 세상의 끝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 반대일 수 있다는 것도 아이는 알고 있었다. 세상은 바로 이 돌담 너머에서부터 시작되는지도 몰랐다. 크고 넓은 세상, 할아버지 할머니의 정원 밖에 펼쳐진 세상. 여름 내내 아이는 돌담 너머의 세상을 탐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오베라는 남자』 등 요 몇 년 노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 국내에 많이 소개됐고, 노인들의 예측 불가능한 경쾌함을 보여주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본 저서는 노인의 수사에 스릴이나 서스펜스는 일절 없지만 그럼에도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스웨덴 욀란드 섬을 무대로 펼쳐지는 '욀란드의 사계' 가을 편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겨울 편이 궁금해진다. 

『죽은 자들의 메아리』
요한 테오린 지음 | 권도희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620쪽 | 16,500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