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되돌아본 ‘2017년 도서시장’
키워드로 되돌아본 ‘2017년 도서시장’
  • 권보견 기자
  • 승인 2017.12.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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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2017년 도서시장의 핵심키워드는 역주행과 소설, 정치 그리고 미디어셀러 등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 한 해 서점을 휩쓴 것은 다름 아닌 역주행 도서였다. 지난 6일 교보문고와 예스24가 발표한 ‘2017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이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세 권의 책 모두 지난해 출간됐으나 올해 들어 큰 주목을 받은 역주행 도서다.

혼란스러운 사회 속 ‘역주행’한 위로를 전하는 책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북핵 위기 등으로 사회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국민에게 위로를 전하는 책이 사랑을 받았다. ‘언어의 언도’는 지난해 8월에 출간 되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뒤늦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담백한 문체로 따뜻한 위로의 문장을 담은 ‘언어의 온도’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고수했다. ‘82년생 김지영’ 역시 지난해 10월 출간된 책이지만 올해 4월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에 페미니즘이라는 화두를 던져 많은 여성 독자들의 지지를 얻었고, 그에 힘입어 2위를 차지했다. 타인의 시선이나 잣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도 지난해 9월에 출간돼 올해 더욱 주목을 받아 3위 자리에 올랐다.

‘소설’분야, 각 나라의 간판 베스트셀러 작가 신간이 잇따라 출간

소설 분야도 강세를 보였다. 교보문고의 '2017년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및 결산 발표'에 따르면 판매 권수 기준으로 소설 분유의 점유율은 10.1%로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을 보였으며, 전체 분야에서도 중·고 학습서 분야를 제치고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내외 유명한 작가들의 신간이 잇따라 출간돼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김영하의 ‘오직 두사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 등이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출판계를 살린 ‘정치 바람’

한편 정치·사회 분야 책이 유례없는 성장을 이뤘다. 조기 대선과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컸던 한 해인 만큼 정치 관련 도서들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교보문고의 '2017년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및 결산 발표'에 따르면 정치·사회 분야 도서는 그동안 판매권수와 판매액이 지속해서 하락하다가 올해는 지난해보다 판매 권수는 21.5%, 판매액은 14.5% 증가했다. 정치사회 분야의 베스트셀러 중에서는 '문재인의 운명', '대한민국이 묻는다', '운명에서 희망으로' 등 문재인 대통령의 책이 3권 포함됐다. 예스24에서 발표한 ‘2017년 결산 발표’ 통계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확인됐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주진우의 이명박 추적기’ 등의 책이 인기를 끌면서 계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던 사회·정치 분야, 정치비평 분야 도서의 판매 증가율이 각각 31.6%, 68.6%를 기록했다. 이는 탄핵 이후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셀러=베스트셀러'는 변하지 않는 공식

'미디어셀러'의 인기도 올해 출판계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영화, 드라마, 방송 등을 통해 소개된 책들과 함께 출연진들이 출간한 책들도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와 드라마 같은 미디어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2013년 출간된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올해 영화 개봉으로 다시금 관심을 받으며 교보문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9위, 예스24 19위로 집계됐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영향으로 드라마에 등장한 김용택 시인의 필사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교보문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14위, 예스24 7위로 나타났다. 상식사전 같은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을 통해서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정재승 교수가 언급한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 그리고 정재승 교수의 저서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가 자연과 과학 분야에서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방송 1화에서 소개된 「세계사 편력」을 비롯해, 방송 출연진인 유시민 작가, 김영하 작가, 유현준 교수, 황교익 컬럼니스트 등 출연진의 저서들도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소설과 드라마, 방송, 영화, 뮤지컬 간 콘텐츠 경계가 확장되는 추세가 문화 전반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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