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가름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강산도 변한다는 십 년의 세월을 그림책과 함께했다.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그림책을 만난 건 큰 행운이었다.
그림책을 함께 즐기던 아이는 어느덧 중학교 2학년이 돼 다른 재미에 빠져 있지만, 나는 여전히 그림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림책으로 사람을 만나는 기쁨이 그 이유다. 그림책으로 관계가 깊어지기도 하고, 새롭게 맺어지기도 한다.
옛날에는 책 선물하는 문화가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에는 책 선물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발을 맞추다 보니 도통 책 읽을 시간이 나지 않기 때문에 책을 선물하기도 미안하고, 책을 선물 받는 사람 또한 부담스럽지만 그림책은 그런 걱정이 없다. 건네는 자리에서 함께 읽을 수 있다.
정성을 쏟아 만든 그림책은 미술 작품 못지않은 훌륭한 예술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림책을 즐기는 어른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흥미로운 것은 일반 책과 다르게 혼자 읽지 않고 한 데 모여 그림책을 함께 즐긴다는 것이다. 혼자 읽을 때보다 함께 읽을 때 재미가 더해진다는 것이 그림책의 큰 매력이다.
함께 보다 혼자가 더 익숙해진 쓸쓸한 '혼밥의 시대'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그림책을 즐기는 문화가 발달하면 더 행복하고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림책 탱고』
제님 지음 | 헤르츠나인 펴냄 | 288쪽 | 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