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으로 버무린 국민들의 아우성, 연극 ‘김이박최’
웃음으로 버무린 국민들의 아우성, 연극 ‘김이박최’
  • 김지만 기자
  • 승인 2017.12.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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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김이박최’(연출 조덕현)가 지난 14일 소극장 THE켠에서 개막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겪고 있는 시대적인 갈등을 날카롭게 꼬집으면서도, 해학을 놓치지 않는 공연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김이박최’는 ‘화학작용3’을 통해 인연을 맺은 극단 ‘이야기가’의 안상완 작가의 작품으로, 극 중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낡은 시장 ‘하로동선’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김 양’, ‘이 씨’, ‘박 군’, ‘최 선생’의 성을 따 제목이 됐다.

이들은 각각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출신으로 각 지역과 세대에 따른 국민을 대표하고 있다.

또 이들 주변을 맴도는 ‘아무개’라는 인물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또 다른 국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낡은 시장을 관할하고 있는 ‘나으리’라는 인물이 윗선 ‘소리’로부터 시장을 없애라는 협박조의 제안을 받고, 자신의 신의와 욕망 사이에서 고민하며 시장 상인들과 겪게 되는 갈등과 대립이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무대 위에는 곧 허물어 질 것 같은 재개발 지역을 옮겨 놓은 듯 낡은 간판과 현수막, 철 지난 선거 벽보 등이 어지럽게 엉켜져 있고 이 안에서는 하루를 빠듯하게 버텨내고 있는 인물들의 말과 몸짓이 거칠고, 위태롭고, 무기력하게 표현된다.

각자 생존을 위해 부딪치고, 매달리고, 싸우는 모습은 우리의 현실을 닮아 있지만 THE켠 특유의 과장과 유머를 통해 재치 있게 그려지며, 객석 밑에서 울리는 라이브 연주는 상황이 주는 극적인 긴장감과 인물의 섬세한 심리변화를 관객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치로 활용된다.

연출을 맡은 조덕현은 “최근 보고 겪은 많은 사건들을 통해 국가는 나의 삶에 있어 어떤 의미이며, 나는 과연 어떤 국민의 모습으로 대한민국을 살아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극 중 ‘나으리’라는 인물을 통해서 그 고민을 대변하고, 오늘도 대한민국에서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관객과 함께 답을 찾고 싶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공연정보]
-제목 : 연극 ‘김이박최’
-기간 : 12월 14일 ~ 12월 30일
-극작 : 안상완
-연출 : 조덕현
-기획 : 극단 더 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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