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교육 평가혁명⑥] 일본 이어 한국도 ‘IB 논술형 교육과정 공립학교’ 탄생한다...제주교육청, IB 연구학교 신청 접수 중
[일본교육 평가혁명⑥] 일본 이어 한국도 ‘IB 논술형 교육과정 공립학교’ 탄생한다...제주교육청, IB 연구학교 신청 접수 중
  • 독서신문
  • 승인 2017.12.0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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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0년은 공교육의 경쟁력 상실에서 시작됐다.’ 일본이 ‘교육평가혁명’을 시도하고 있다. 부실한 공교육이 국가발전의 걸림돌이라는 값비싼 교훈을 얻은 결과다. 한국 교육계가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하는 가운데 일본은 대학입시와 중고교 교육현장에서 ‘평가혁명’에 착수했다. 객관식 문제를 줄이거나 폐지하고 서술·논술형으로 바꾸는가 하면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교육과정을 공교육에 도입하는 혁명적인 변화다. 서울대, 고려대, 서울교대 등이 대입전형에서 논술고사를 전면폐지하고 다른 대학들도 논술전형을 축소하는 한국과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신향식 객원기자를 일본에 급파, 일본 교육의 평가혁명 현주소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註)>

제주, 내년부터 IB 시범학교 운영..."고교학점제의 한 방안"

이석문 제주도교육청 교육감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교육과정을 적용한 공립학교가 제주도에서 국내 처음으로 개설될 전망이다.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과정의 공교육 도입을 추진해온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은 이르면 내년부터 IB 시범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IB 연구학교 신청접수에 들어간 제주도 교육청은 현재 일선학교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1일~2일 ‘평가혁신으로 미래를 새롭게!’를 주제로 ‘2017 제주교육 국제심포지움’을 개최하여 일본의 IB 도입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의 IB 교육과정 적용 가능성을 논의했다.

제주도교육청은 IB 교육과정의 일본 공교육 도입을 선도한 츠보야 뉴우에루 이쿠코(坪谷ニュウエル郁子) IB 일본 대사(IBJapan Ambassador)를 이번 심포지엄에 초대,‘IB 교육과정 일본 도입 사례’를 주제로 강연을 듣고 향후 추진 방향을 협의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2015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절대평가’, ‘과정중심평가’ 등 정부 정책을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교육에 IB 교육과정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교육과혁신연구소(소장 이혜정)에 의뢰하여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용역은 내년 2월쯤 완료될 예정이다. 

IB 교육과정은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이 주관하는 시험 및 교육과정으로 세계 146개국 3,700여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IB는 특히 수업 평가 기록 일체화 교육과정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 교육부에서 강조하는 과정중심평가의 방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 IB는 주로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이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일본 정부가 IB를 공교육에 도입하기로 2013년에 결정하여 전 과정을 자국어로 번역하여 확산하고 있다.  

츠보야 IB 일본대사는 “교육은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면서 “경제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한국도 IB 교육과정을 국제학교에서만 운영하도록 허용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츠보야 IB 일본 대사가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의 상위권 대학에서도 IB 졸업생이 일반고 졸업생보다 합격률이 높은 자료를 제시하면서, IB는 전과목 논술이지만 50여년 간 채점 공정성이 검증된 공신력 있는 교육과정임을 강조했다.

츠보야 IB 일본대사는 “국제 바칼로레아(IB)의 목표는 상호 이해와 존중을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라면서 “탐구심이 강하고, 명석하며 배려심이 풍부한 젊은이를 길러내는 것도 목적”이라고 강조하였다.

츠보야 IB 일본대사에 따르면, 일본은 2013년부터 결정된 IB 도입을 위해 대학입시에서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고 IB 과정만으로도 입학을 허용하는 것을 제도화했다. 2017년 3월 기준으로 42개교의 공립학교가 IB 인증을 완료했고 인증 대기 중인 후보학교들까지 합하면 105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12월 현재는 약 140여 개교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2018년까지 IB 인증 신청 공립학교를 2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츠보야 IB 일본대사는 “한국도 IB 교육과정과 같은 본보기가 필요하다면 우선적으로 한국 교육 당국이 각급 학교 및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IB 교육과정을 적용하고 그에 맞는 평가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IB 전 과정을 자국어로 번역해서 원하는 교사들이 자유롭게 접근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IB 도입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대입시험뿐만 아니라 공교육의 수업과 학습 방식을 근원적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츠보야 IB 대사의 발표를 놓고 대정고 우옥희 교장과 종달초 강은주 교사가 제주 교육에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 쟁점을 토론했다.

심포지엄 두 번째 날인 2일은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이 ‘시험이 바뀌어야 교육이 바뀐다’는 주제 발표로 문을 열었다. 이 소장은 저서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에서 서울대 최우수 학생들이 교수의 말을 모두 받아 적는 이유가 그렇게 해야 높은 학점을 받을 수 있는 ‘평가’ 기준 때문임을 지적했다. 그는 공교육에서도 결국 수능과 내신의 ‘시험’이 본질적으로 바뀌어야 수업 방식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소장은 IB 학생들에게 한국의 수능을 보게 하고 한국의 공교육 학생들에게 IB 시험을 보게 한 교차실험 연구결과를 소개하여 눈길을 끌었다. 한국 학교의 내신 상위권이 IB에서는 형편없는 사례가 적지 않음을 들면서 한국의 시험들이 세계적 공인시험인 IB와 전혀 다른 능력을 측정하고 있음을 밝혔기 때문이다.

"IB, 수능과 학생부전형의 대안될 수 있다"

이혜정 소장의 발표를 놓고, 토론자로 나선 이범 교육평론가는 IB가 수능뿐만 아니라 학생부종합전형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조목조목 밝혔다. 백영옥 경기외고 교사는 수능 국어를 가르치다가 IB를 가르치게 된 경험을 언급하면서 IB는 교사에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으로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체제임을 강조했다. 교육부의 정상명 평가담당 교육연구사도 토론자로 나서 과정중심평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시교육청은 1일과 2일 IB 교육과정 도입 등을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2일 오후에는 제주도교육청에서 ‘IB 교육과정 및 평가제도의 제주교육 적용방안: 과정중심평가 및 고교학점제 연계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제주도 내 초중고 교장 교감 관리자 대상의 소규모 세미나로 진행하려던 원래 계획과 달리 참석 희망자가 급증하여 급히 장소를 바꿔야 했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의 ‘과정중심수업/평가 및 고교학점제의 실천방안으로서 IB의 전략적 도입 가능성’ 발표를 시작으로, 박하식 충남삼성고 교장의 ‘IB와 2015교육과정 연계 방안’, 하화주 삼성고 교사의 ‘IB 교육과정 및 평가 체계와 도입절차’발표에 이어, 한 시간 넘게 열띤 질의 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 신향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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