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불티나는 아마존 북스
불황에도 불티나는 아마존 북스
  • 황은애 기자
  • 승인 2017.11.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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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

[독서신문] 온라인 도서 쇼핑몰에서 책을 검색하면, 할인된 가격과 그에 따른 이벤트와 사은품, 후기들을 볼 수 있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시대인 만큼 이모저모 따져서 책을 구입하기 딱 좋다.

반면 오프라인 서점은 어떨까. 저자와의 만남, 저자 사인회 등 여러 이벤트를 준비하지만, 온라인에 대적하기엔 역부족이다. 책이 잘 팔리려면 모객이 잘 되어야 하는데, 단발성 이벤트로는 계속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뉴욕 맨해튼에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의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가 일곱 번째 문을 열었다. 아마존 북스는 앞으로 점포를 400개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뉴욕도 서점이 불황이라 곳곳이 잇따라 문을 닫는 추세인데, 아마존은 어떻게 서점을 사람들로 북적북적하게 만들었을까?

온라인 같은 오프라인 서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 중 가장 피부로 와닿는 건 바로 가격이다. 온라인 도서 쇼핑몰에서는 이것저것 할인도 많이 받고, 사은품도 끼워 주는 경우도 있다. 오프라인처럼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결제만 하면 끝.

아마존 북스에선 온라인의 저렴함과 편리함을 만날 수 있다. 현금 계산은 안 된다. 오로지 카드만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카드만 이용하면 계산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처럼 할인은 안 되겠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소비자가 아마존 유료 회원인 아마존 프라임이라면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에서처럼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아마존은 자사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결제하거나 책 바코드를 찍으면 가격 확인도 가능하다.

굳이 오프라인에서 살 필요가 있나요? 집에만 있으면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데 사서 고생이람? 그렇다. 시골에서 자란 기자는 서울에서 처음 책을 주문했을 때 깜짝 놀랐다. 반지하 자취방을 누군가 쿵쿵 두드리길래, 지레 겁을 먹고 “누구세요?”라고 물었더니, 글쎄 택배란다. 겁을 먹은 채 상자를 열어보니 글쎄 오늘 오전에 주문한 책이 벌써 온 것이다. 그날 이후 오프라인 서점으로 책을 사러 간 적이 있다. 책장을 뒤적거려가며 고르는 재미가 있었지만, 한 꾸러미 들고 집으로 돌아가자니 갈 길이 멀어 보였다.

아마존 북스는 오프라인에서 산 책을 배송해준다. 책장을 뒤적거리며 재밌는 시간을 보낸 후 집에 돌아가면, 자신이 간택한 책들이 집으로 찾아온다니. 이 얼마나 편리한 시스템인가.

<사진=CNBC>

뭐니 뭐니 해도 책을 스캔해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혁신적이다. 그동안 서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상점들은 매장에서 제품을 고르고 실제 구입은 온라인에서 하는 ‘쇼루밍’을 꺼렸다. 그러나 아마존 북스는 오히려 이를 장려한다. 그래서 고객들은 마음 편히 이리 뜯어보고, 저리 훑어보는 아이쇼핑을 즐긴 후 곰곰이 생각해본 뒤 온라인에서 편하게 구입할 수 있다.

‘취향저격’하는 빅데이터 활용

오프라인에서 책을 고를 땐 먼저 디자인을 본다. 디자인이 눈에 띄면 제목을 보게 되고, 제목이 마음에 들면 뒤표지의 간단한 소개 글과 추천사를 훑어본다. 그리고 앞 페이지 몇 장 정도를 읽어본다. 사실 이렇게까지 해도 긴가민가할 때가 많다. 적어도 100쪽 이상 되는 이야기를 겨우 몇 장 읽는다고 해서 알 수 있을까.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전부 판단할 수 없듯이 책도 마찬가지다.

<사진=아마존>

그래서 비교적으로 온라인에서 책을 고르는 게 더 쉬운 편이다. 온라인에선 책을 읽지는 못하지만, 이미 읽어본 사람들의 리뷰를 볼 수 있다. 여기, 아마존 북스에서는 온라인에서처럼 온라인에서도 리뷰를 볼 수 있다. 진열된 책 아래에 독자들의 리뷰와 별점이 매겨져 있다. 한국 대형서점의 매대 갑질 논란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지만, 아마존 북스에서는 온라인에서 좋은 평을 받은 순으로 진열을 하므로 진짜 호응이 좋은 책인지, 아니면 돈으로 돈을 사는 책인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아마존 차트라고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과 오디오북 ‘오더블’에서 고객들이 어떤 책을 얼마나 오랫동안 읽었는지, 종이책과 전자책 판매량은 얼마나 되는지 합산해 순위를 매긴 것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알맞은 책을 고를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 아닐까.

“아마존 북스의 목표는 고객과 독자가 좋은 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아마존 대변인의 말처럼, 아마존 북스는 북 큐레이션, 책 추천 등 소비자의 입장을 헤아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의 서점들도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게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인공지능까지 손 뻗은 아마존

<사진=아마존>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아마존 북스만으로도 놀라운데, 아마존은 인공지능 스피커까지 제작했다.

몸은 에코(Echo), 영혼은 알렉사(Alexa)다. “알렉사”라고 부르면 그녀가 반응한다. “알렉사, 아빠한테 전화 걸어줘” 하면 전화를 걸어주고, “알렉사, 짱구에게 피자 먹자고 메시지 보내줘” 하면 메시지를 보내는 등 앞서 나온 인공지능 스피커들처럼 음악 재생, 날씨 검색, 할 일 목록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이 가능하다.

아마존 에코만의 특별한 기능은 바로 킨들 북스를 읽어주는 기능이다. 앞서 킨들은 아마존에서 만든 전자책 단말기로, ‘Amazon Kindle'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책을 구매하고 읽을 수 있다. 이렇게 킨들에서만 읽던 책을 아마존 에코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사진=아마존>

구매한 책을 알렉사에게 읽어달라고 말하면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일시 중지, 건너뛰기, 중지, 다시 시작 등 다양한 기능을 구사하며, 아마존 오디오북인 ‘오더블’도 에코로 들을 수 있다.

과연 얼마나 잘 읽을 수 있는지 리뷰 동영상을 유튜브로 찾아봤는데, 괜찮다는 반응도 있고, 아직 미흡하다는 반응도 있다. 영화 ‘HER'에서 나오는 그녀처럼 자연스럽게 말할 순 없겠지만, 오디오북이 아닌 전자책을 들을 수 있다는 건 획기적인 일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다양하고 좋은 기능을 가진 인공지능 스피커가 나올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황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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