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무의 毒舌 讀說] (3) 뇌과학이 입증한 ‘독서하는 뇌’의 경이로움
[한상무의 毒舌 讀說] (3) 뇌과학이 입증한 ‘독서하는 뇌’의 경이로움
  • 독서신문
  • 승인 2017.11.0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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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문학과 독서이론 등을 강의한 ‘전형적인 문과형 선비’ 한상무 강원대학교 명예교수가 뇌인지신경과학을 10년간 독학, 독서를 통한 뇌의 활동성을 입증하는 책을 냈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은 많지만 뇌인지신경과학 비전공자가 과감하게 최신 연구성과를 집대성하며 이처럼 독서효과를 입증한 예는 없다.
한 교수가 최근 펴낸 책은 『책을 읽으면 왜 뇌가 좋아질까? 또 성격도 좋아질까?』(독서신문 9월 13일 온라인 보도)이다. 말 그대로 책을 읽으면 뇌가 좋아지고, 성격도 좋아진다는 논리를 빈틈없이 담고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한상무 명예교수의 기고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도 독서는 왜 중요한가를 귀 기울여 들어본다. <편집자>

한상무 강원대 명예교수

[독서신문] 지난 20여년 동안 현대과학 분야에서 가장 눈부신 발달을 이루어온 분과의 하나는 뇌과학이다. 뇌과학자들의 수많은 연구에 의해서 사람의 뇌는 단순한 신체의 중요 기관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신체의 사령부요 중추기관으로, 사람이 사고하고 느끼고 꿈꾸는 거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특히 뇌과학자들은 사람의 뇌 작용을 촬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영상 도구들을 개발함으로써 이제는 연구자들이 사람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신경 작용과 현상을 선명한 영상을 통해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연구자들은 뇌 영상기법을 독서 과정에 응용해서 독서 중에 뇌의 어떤 신경 부위들이 활성화되고, 어떤 신경 메커니즘을 형성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이런 연구자들의 초기의 중점 과제는 영미권에서 학생들의 독서 학습에 가장 문제가 되는 난독증의 원인을 구명하는 문제였다. 그 과정에서 난독증의 원인에 대한 많은 뛰어난 연구 결과들이 속속 제기되어, 교육 현장에서 실천되어 좋은 성과를 거두어 왔다.

한편 많은 연구자들은 더 나아가 다양한 영상기법을 사용해서 정상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독서과정 중에 뇌 신경 작용과 그 메커니즘을 구명하려는 연구로 그 영역을 확장해 왔는데, 그 결과 ‘독서하는 뇌’의 신경 체계의 놀라운 기능적 작용과 그 효과를 밝혀내게 되었다.

독서는 구어와 달리 손쉽게 학습되지 않는다. 어린 아이가 맨처음 문자를 배우고, 단어를 읽고, 짧은 문장을 읽음으로써 습득되는 문해력은 여러 해가 걸린다. 독서 학습이 쉽지 않은 이유는 사람의 뇌 속에는 선천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는 신경회로가 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서를 하기 위해서 사람은 다른 목적으로 이미 갖추고 있는 기존의 신경회로를 재편성, 재목적화해서 새로운 연결들을 창출해서 이를 활용해야 한다. 이를 많은 뇌신경학자들은 ‘신경재활용’이라 부르며, 따라서 독서 습득은 첫 단계에서부터 힘들고 고된 노력과 인고의 산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렇게 일단 문해력을 습득하면, 사람의 인지 능력 전반에 놀라운 변화를 초래한다. 이것은 사람이 깊고, 높고, 폭넓게 사고하는 능력의 비약적인 향상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독서를 거듭해 가면서 뇌는 새로운 신경회로들을 새롭게, 지속적으로 창출함으로써 더욱 복잡하게 확장되고, 그 결과 남다르고 혁신적인 사고, 즉 창조적인 사고의 토대를 구축해 나간다.

독서는 사람이 만들어 낸 문화적 창안 중에서 가장 뛰어나게, 뇌의 경이적인 잠재력이 표현되는 사례다. 독서 행위는 새로운 지적 능력을 학습하기 위해 스스로를 재편성해 나가는 사람의 뇌의 경이적인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희귀한 문화적 양식이다. 그리고 이는 근본적으로 뇌가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스스로 변형, 변화해 가는 근본적인 속성인 이른바 ‘가소성’에 의해 가능하다.

독서에 의해 사람의 뇌는 외부 세계와 자기 자신에 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사고, 비판적이고 상상적이고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스스로 재편성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사람이 스스로에 대해 성찰하고, 스스로를 초월할 수 있는 사고 능력도 ‘독서하는 뇌’에 의해 가능해 질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독서하는 뇌’가 보여주는 경이로움이 분명할진대, 이런 사실이 독서욕을 고무하는 강한 동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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