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 ‘정서’의 도시 교토로…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 ‘정서’의 도시 교토로…
  • 정연심 기자
  • 승인 2017.10.2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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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독서신문] 자극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곳, 여분의 것들은 필요치 않은 곳,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곳. 교토다. 교토는 천년 동안 일본의 수도였다. 교토의 한 계절을 걸으며 도시가 품은 매혹의 정서를 만났다.

성장기 시절, 요코하마와 오사카, 도쿄에서 6년을 산 저자는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교토를 꼽는다. 교토인들이 먹고 쉬는 일상적 장소와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봤다. 남자와 여자, 자전거와 기차, 빵과 헌책방을 만났다. 거기서 천년이 흘러도 변치 않을 어떤 의지와 마음가짐을 발견했다. 

‘교토라는 도시에 성별을 붙여야 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여자일 것이다. 교토의 거리나 지형이 보이는 섬세함과 복잡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교토에서는 실제로 남자보다 여자가 더 돋보이는 존재다. (...) 교토 여자들에겐 온화한 강인함이 있다. 눈앞의 이익을 좇거나 일시적인 감정에 휘둘리기보다는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신중해지고 인내하는 것을 선택한다.’ (203쪽)

저자는 여자를 닮은 도시, 교토에서 ‘자세’를 배웠다. 젊고 예쁜 외모보다 기품 있는 몸의 움직임이 가치 있다는 것, 자신이 원하는 것과 인생에 충만감을 주는 것을 찾아나가는 것이 진짜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왜 서점 홈페이지의 ’찾아오시는 길‘ 안내문에서는 동네 사람들에게 길을 묻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하는 것일까. 무슨 배짱으로 저 밥집 주인은 저토록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것인가. 이 카페는 일주일에 나흘만 열어도 괜찮은 것인가.’ (7쪽)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아침, 저녁 숙소 주변을 ‘산책 나온 강아지처럼’ 걷기도 했다. 아침 일찍 도시의 공기를 느끼고, 어두워지면 풍경에 정들었다. 여행이 깊고 풍부해졌다.

저자가 마침내 교토에서 찾은 것은 도시가 일관되게 지켜온 가치관과 믿음, 매혹의 정서들이다. 교토의 정서는 그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넌지시 알려주었다. / 정연심 기자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예담 펴냄 | 272쪽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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