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즐거워야 ‘손’이 간다
‘눈’이 즐거워야 ‘손’이 간다
  • 정연심 기자
  • 승인 2017.10.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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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으로 매혹하는 책표지의 세계
<사진 제공=오진경 북디자이너>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생명력이 강한 미디어는 무엇일까. 책이다. 책은 인간에게 아날로그적인 몰입과 새로운 영감을 얻을 기회를 준다. 글은 종이를 만나 책이라는 물성(物性)을 지닌다. 물성은 아름다울 때 소장욕구가 커지는 법. 아름다운 의복과 향기를 지닌 여인에게 눈길이 가듯 예술적인 디자인과 감각으로 무장한 책들은 인간의 시선을 붙든다.

심플한 색과 타이포로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일러스트나 사진을 배제하고 타이포그래피만으로 장식성을 강조하는 책도 있다. 표지를 재미있는 그림으로 꾸며 내용을 암시하는 책도 보인다. 판형을 거대하게 키우거나 작게 만들기도 하고, 가로 세로 비율을 파격적으로 바꿔 눈을 붙드는 전략도 쓰인다.  

예술적인 책을 모아놓은 도서관도 있다. 현대카드가 서울 북촌로에 연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 가면 디자인 관련 예술서적이 가득하다.  ‘바우하우스(Bauhaus)’ 이후의 디자인을 조망한 국내외 도서 1만1500여권이 전시됐다. 희귀본은 장갑을 껴야만 볼 수 있다. 이 곳은 종이라는 책의 물성과 주변 환경의 정서가 어우러져 진정한 몰입의 경험을 선물한다.

책 표지와 관련한 에피소드.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표지는 오진경 북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하던 아르바이트생이 그린 그림이다. 호불호는 확실히 갈렸지만,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정유정 작가 『종의 기원』 표지도 아마추어의 작품이다. 오진경 북디자이너가 마음에 드는 학생 그림을 구입한 뒤 원고를 읽고 어울리겠다 싶어 동의를 얻어 사용했다. 책이 출간되자 독자들이 “어떻게 작품과 딱 맞는 그림을 찾았냐”고 물었지만 사실 그림을 먼저 선택한 것이라는 말은 아꼈다. / 정연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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