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한민국] 라미란 추천 책, 소노 아야코의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등
[책 읽는 대한민국] 라미란 추천 책, 소노 아야코의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등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10.12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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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독서신문] 혜리가 수직 상승하고 류준열이 치고 올라올 때 그녀도 덩달아 (날기까지는 아니어도) 뛰었다. 재미있고 억척스럽고 편안한 인상을 시청자들이 놓칠 리 없다. ‘응답하라 1988’은 이렇게 라미란에게 스타로 가는 문을 열어주었다. 오랜 기다림과 뒤안길을 돌고돌아 이제 막 탄탄대로에 첫발을 디뎠다.

그러나 호랑이 등에 타는 건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것과 같다. 그래서 라미란은 류준열에게 충고했다고 한다. 인기는 거품이라고, 응팔에 취해있지 말라고. 이게 지난해 초까지의 이야기다.

라미란에게 최근 하나의 타이틀이 생겼다. 최근 10년간 개봉 영화 중 최다 출연 배우라는 것. 31편에 출연해 오달수 등 남자 배우를 제쳤다. 특별시민 보통사람 덕혜옹주 국제시장 공모자들 댄싱퀸 등 제법 굵직굵직한 영화다. 한 관계자는 그녀의 성실함을 꼽으면서 제작진과 관객에게 모두 신뢰받는 배우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 제작진에게 신뢰받는다는 점. 많은 유명 배우들이 제작진에게 갑질 또는 상전 노릇한다는 루머 아닌 루머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 않나.

또 하나의 타이틀이 생겼다. ‘완판 모델’이라고. 모델로 계약한 의류 브랜드 티셔츠를 입었더니 완판 됐다는 것. 이 의류 브랜드 측은 모델 계약 이유로 ‘밝고 긍정적 에너지’를 꼽았다. 화장품 모델도 소화하며 모델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쯤 되면 라미란 캐릭터는 분명해진다. 그 가운데 빛나는 대목은 신뢰다. 쉽게 말하면 인간성 좋다는 것.

그 라미란이 독서신문이 연중 캠페인으로 펼치고 있는 ‘전 국민 독서캠페인-책 읽는 대한민국’에 동참했다. 이 캠페인에 동참하는 인사는 필수적으로 책을 추천해야 하는 데 라미란은 의외로 한 작가를 추천했다. 바로 일본의 소노 아야코다. 이것도 의외다. 소노 아야코는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 등으로 국내 독자들과도 친숙하다.

라미란이 소노 아야코를 꼽은 이유는 소노 아야코를 알고 그녀의 소설을 봐야 이해가 된다.

소노 아야코는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던 어린 시절을 보냈고 불화로 이혼에 이른 부모 밑에서 자란 외동딸이다. 게다가 선천적인 고도근시를 앓았기에 작품을 통해 표현된 어린 시절은 늘 어둡고 폐쇄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부조리는 소설가로서 성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가톨릭 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유치원 때부터 대학까지 미션스쿨에서 교육을 받았다. 신에게 비추어본 나약한 인간의 모습은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핵심이 되었다.

라미란은 어렸을 때 가수가 꿈이었다. 그녀에겐 TV가 세상의 전부였다. 시골에서 동네 애들 다 모아서 무대 위에 섰고 이선희 노래도 부르곤 했다. 여기까지 라미란과 소노 아야코의 공통점은 거의 없다.

그러나 소설에 나오는 촌철살인의 메시지는 라미란 캐릭터를 빼닮은 듯 단순하면서도 통쾌하다. 사이다 같다는 말이 이 때 쓰는 말 같다. 예를 들면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의 핵심 메시지는 조건 따위를 따져 결혼하거나 나의 만족을 위해 상대방을 조정하려 드는 부부생활에서는 결코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것. 또 부부생활이 행복하면 인생은 신뢰할 만한 것이 되고, 거기에 증오나 미움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세상은 회의로 가득 찬 곳이 된다는 것.

소노 아야코는 비록 암흑기 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소설 메시지는 결혼의 신뢰, 부부생활의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

제작진과 관객에게 신뢰받는 라미란과 독자에 신뢰를 강조하는 소노 아야코의 거리는 그렇게 먼 게 아니다. 신뢰의 바탕은 자신을 낮추는 것임을 라미란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몇 달 전 만난 연극계 인사도 라미란을 칭찬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지금도 종종 찾아와 후배들 챙긴다는 말도 했다. 인간관계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람은 그 자리에 있을 때 알아보고 신뢰가 없는 사람은 그 자리를 떠날 때 알아본다. 왜 라미란이 연극계에서 서로 ‘베프(베스트 프렌드)’라고 꼽는지 짐작이 간다.   / 엄정권 기자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소노 아야코 지음 | 오근영 옮김 | 책읽는고양이 펴냄 | 224쪽 | 10,900원

『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 지음 |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펴냄 | 160쪽 | 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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