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무의 毒舌 讀說] (1) 디지털 시대의 역설- 독서하는 뇌의 반격
[한상무의 毒舌 讀說] (1) 디지털 시대의 역설- 독서하는 뇌의 반격
  • 독서신문
  • 승인 2017.10.0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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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문학과 독서이론 등을 강의한 ‘전형적인 문과형 선비’ 한상무 강원대학교 명예교수가 뇌인지신경과학을 10년간 독학, 독서를 통한 뇌의 활동성을 입증하는 책을 냈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은 많지만 뇌인지신경과학 비전공자가 과감하게 최신 연구성과를 집대성하며 이처럼 독서효과를 입증한 예는 없다.

한 교수가 최근 펴낸 책은 『책을 읽으면 왜 뇌가 좋아질까? 또 성격도 좋아질까?』(독서신문 9월 13일 온라인 보도)이다. 말 그대로 책을 읽으면 뇌가 좋아지고, 성격도 좋아진다는 논리를 빈틈없이 담고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한상무 명예교수의 기고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도 독서는 왜 중요한가를 귀 기울여 들어본다. <편집자>

한상무 강원대 명예교수

[독서신문]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독서 문화, 책 문화의 쇠퇴, 심지어는 종말을 예언했다. 많은 학자, 교수들은 독서의 쇠퇴, 책의 죽음, 문학의 죽음을 예고했고, 사람들은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비디오 게임, SNS, 텔레비전 등 새로운 디지털 기기에 열광했다. 집 안에서나, 직장에서나, 전철 안에서나 사람들은 디지털 기기로 이른바 멀티태스킹이 주는 편의성과 효율성을 만끽하며, 독서와 책은 날로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특히 그 핵심인 인터넷의 사용이 현대인에게 가져 온 혜택과 이익은 풍성하기 그지없다. 이런 측면이 인터넷의 밝은 측면이라면, 그 어두운 이면 역시 측량하기 어렵다. 특히 성인들은 물론,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의 지나친 사용은 뇌의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컴퓨터 게임 중독이 그 대표적 사례다.

 물론 인터넷, 스마트폰, SNS에서도 사람들은 문자와 글을 읽는다. 그러나, 이런 글읽기는 전통적이 의미에서의 독서와는 차원이 다르다. 인터넷 등에서의 글읽기는 정보의 검색에 치중하며, 짧은 시간에 훑어볼 수 있는 다양하고 많은 분량의 정보에 초점을 둔다.

따라서, 뛰어읽기, 훑어읽기가 읽기의 특징적인 형식이다. 이런 읽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분편적이고 단편적인 조각 정보들이다. 그리고, 이런 읽기 형식에서는 정보에 대한 주의 깊은 사고, 깊은 사고(심층적 사고), 창조적 사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인류가 문자를 발명한 시대는 5천5백 년 전쯤이다. 이때부터 인류는 문자와 글을 통해서 사고의 진화를 이루어 왔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의 혁신은 독서를 통한 인간 뇌 발달의 혁명적 진화를 촉진했다. 책의 광범한 보급과 독서를 통해 인류는 보다 깊이 있고, 창조적인 사고를 위한 뇌의 신경 체계의 진화를 촉진시킬 수 있었다.

인간의 사고의 가장 높은, 이른바 고등 수준의 사고는 대상을 분석하고 비판할 수 있는 사고, 이질적인 대상을 결합할 수 있는 상상적, 창조적 사고다. 독서하는 뇌의 신경 체계는 이런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위대한 진화의 산물이다. 반면, 오늘날의 디지털 문명의 확산은 이런 뇌의 종말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많은 뇌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무엇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창조적 사고에 뛰어난 인재를 요구한다. 이런 사고 능력은 독서에 의해서만 습득될 수 있다. 진지한 독서를 할 때, 뇌의 수많은 신경 부위들(17개 이상)은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은 개별성과 총체성을 발휘한다고 뇌 신경과학자들은 주장한다. 디지털 시대는 시대를 선도하는 지적 엘리트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창조적 사고를 요구한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런 요구를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는 인지 행위는 전통적 의미의 독서다. 미국의 뇌 신경과학자인 매리언 울프 교수는 독서는 독자의 뇌를 발달시킬 뿐 아니라, 종국적으로 개인과 나라를 부유하게 한다고 확신에 차 주장한다.

우리는 오늘날 디지털 문명을 선도하는 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이 왜 다음과 같은 충고를 사람들에게 공언했는지 그 이유를 숙고해 봐야 한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하버드대학 졸업장보다 더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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