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다시보기] 우리네 삶·복·꿈…이야기로 보는 『민화는 민화다』
[역사, 다시보기] 우리네 삶·복·꿈…이야기로 보는 『민화는 민화다』
  • 황은애 기자
  • 승인 2017.10.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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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상부도, 19세기, 베에 채색, 가로세로 122X149.5cm,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천하를 상징하는 오악보다는 소나무에 걸린 해와 오동나무에 걸린 달을 강조해 부부의 화합을 기원한다.

[독서신문] 학창시절 필수코스인 불국사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찾아보고, 미술관에서 작품들을 찬찬히 살펴본다. 그 밑에 있는 설명을 주욱 읽어본다.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된 2익공5량으로 팔작지붕 겹처마의 목조 기와집…’ 문화재 ‘풍락헌’에 대한 설명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도 어렵고, 흥미도 생기지 않는다.

저자 정병모 교수는 ‘풍속화가로 유명한 김홍도가 1790년부터 1792년까지 이곳에서 고을 원님인 현감을 했다’는 문구 하나만 들어갔어도 사람들이 그 건물을 다시 한번 쳐다봤을 거라고 말한다.

'책가도' 장한종, 19세기 초, 종이에 채색, 195X361, 경기도박물관 소장, 1788년 장한종이 정조의 부름을 받고 그렸던 책거리가 이런 유의 그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민화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힘쓴 민화전문가다. 2005년 일본에 있는 한국 민화 명품을 가져다 ‘반갑다 우리민화’ 전시를 기획해, 민화 붐을 일으켰다. 또 경기도박물관에서 책거리특별전을 시작으로 ‘문자도·책거리전’으로 이어진 기획전은 책이나 벼루, 먹, 붓, 붓꽂이, 두루마리꽂이 따위의 문방구류를 그린 그림인 ‘책거리’를 우리나라 전통회화 가운데 새로운 대표적 브랜드로 각인시켰다. 이 전시회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을 순회하며 책거리를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술로 주목 받게 했다.

민화연구도 열심히인 그는 『민화, 가장 대중적인 그리고 한국적인』를 펴내 민화의 특징과 역사를 개설적으로 서술했다. 뿐만 아니라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를 집필해 민화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고, 『민화는 민화다』는 그 2편에 해당한다.

『민화는 민화다』
정병모 지음 | 다할미디어 펴냄 | 20,000원

『민화는 민화다』에서 앞에 ‘민화’의 ‘화’는 ‘그림 화(畵)’이고, 뒤의 ‘화’는 ‘이야기 화(話)’자다. 이 책에서는 스토리를 통해 민화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것이다.

민화의 스토리라고 하면 예컨대 모란은 부귀, 연꽃은 행복, 호랑이는 벽사, 용은 길상, 잉어는 출세, 십장생은 장수 등처럼 상징을 밝히는 데 머문다. 하지만 이런 상징은 동아시아 회화 전반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상징이다.

가정집, 20세기 전반, 상인방 위에 가로로 긴 십장생도가 붙어있다.

그러나 민화는 서민의 생활 속에서 우러난 그림이다. 때문에 민화에는 보편적인 상징 외에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민화에서는 저잣거리에 떠도는 이야기까지 주저 없이 그림 속에 끌어들였기에, 민화에는 상징 이상의, 화가들이 전하는 우리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는 이런 점들에 초점을 맞췄다.

책에서는 민화를 삶의 이야기, 복의 이야기, 꿈의 이야기 세 가지 모티프별로 살펴본다. 일반인이 민화에 접근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모티프를 통해 그 스토리와 독특한 이미지 세계를 감상하는 것이다. 아울러 궁중회화와의 비교를 통해 민화의 진정한 세계로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 황은애 기자, 사진=다할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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