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문학관-조지훈문학관] 전통 사랑 청록파 정신과 높은 지조는 고이 접어 나빌레라
[추석 연휴에 문학관-조지훈문학관] 전통 사랑 청록파 정신과 높은 지조는 고이 접어 나빌레라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10.06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지훈

[독서신문]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 //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 실려 외운 적이 있고 국어시험에 자주 나오는 문제, 조지훈의 시 「승무」의 일부다.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다니 그 소매에 담긴 조지훈의 뜻은 또 얼마나 높았던가.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은 한국적 아름다움의 극치로서 조지훈의 우리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은 또 얼마나 곱고도 지극한가.

조지훈(趙芝薰)을 누가 모르리오. 1920년 경북 영양 출생, 1968년 별세. 한국 현대시의 주류를 완성한 청록파 시인. 소월과 영랑에서 비롯, 서정주와 유치환을 거쳐 청록파에 이르는 한국 현대시의 주류를 완성함으로써 20세기의 전반기와 후반기의 한국문학사에 연속성을 부여해준 큰 시인이라고 하면 대강의 설명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이래가지고는 조지훈의 절반 밖에 알지 못한다. “조지훈은 진리와 허위, 정의와 불의를 준엄하게 판별하고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엄격하게 구별하였다. 『지조론』에 나타나는 추상같은 질책은 민족 전체의 생존을 위해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터뜨린 양심의 절규라 할 수 있다.

조지훈은 근면하면서 여유 있고 정직하면서 관대하고 근엄하면서 소탈한 현대의 선비였다. 매천이 절명의 순간에도 "창공을 비추는 촛불"로 자신의 죽음을 관조하였듯이 조지훈은 나라 잃은 시대에도 "태초에 멋이 있었다"는 신념을 지니고 초연한 기품을 잃지 않았다.”라고 지훈문학관은 기록하고 있다.

◇ 지훈문학관=미망인 김난희 여사가 직접 현판을 썼다는 문학관을 들어서면 170여 평 규모 단층으로 지어진 목조 기와집이 'ㅁ'자 모양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문학관에 들어서면 조지훈의 대표적인 시 '승무'가 흘러나오고, 동선을 따라 조지훈 선생의 삶과 그 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지훈의 소년시절 자료들, 광복과 청록집 관련 자료들, 격정의 현대사 속에 남긴 여운, 지훈의 가족 이야기, 미망인 김난희 여사가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 작품, 지사로서의 지훈 선생의 삶, 지훈의 시와 산문, 학문 연구의 핵심 내용, 조지훈 선생의 선비로서의 삶의 모습 등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 문학관을 돌아 나오기 전 한쪽 벽면에는 그의 삶의 단상을 보여주는 1백 개 사진들이 걸려 있으며, 맞은편 헤드폰을 통해서는 투병 중인 그가 여동생(조동민)과 함께 낭송했다는 시 「낙화」를 들을 수 있다.

 

◇ 지조 있는 선비들의 고향, 주실마을=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은 북쪽으로 일월산이 있고, 서쪽에는 청기면, 동쪽은 수비면, 남쪽은 영양읍과 맞닿아 있다. 조선 중기 때 환란을 피해 이곳으로 와 정착한 한양 조씨 집성촌으로서 1630년경 호은공 선생이 이곳에 터를 잡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전경이 배 모양이라 하며 산골등짝이가 서로 맞닿아 이루어진 마을이라 해 주실(注室) 또는 주곡(注谷)이라 부른다. 이 마을은 실학자들과의 교류로 일찍 개화한 마을이면서, 또한 일제 강점기의 서슬 퍼런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던 지조 있는 마을이다.

마을에는 조지훈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과 입향조 호은공의 증손자인 옥천 조덕린 선생의 옥천종택, 조선 영조 49년(1773)에 후진 양성을 위해 건립한 월록서당 등 문화자원들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지훈문학관과 지훈시공원, 시인의 숲 증 또 다른 볼거리가 가득하다.

◇ 2008년 제 9회 아름다운 마을 숲 대상, 주실마을 숲= 영양 주실마을 숲은 마을 주민들이 오랜 세월 지극 정성 가꾸어온 숲이다. 예부터 영양에서 봉화로 가기 위해서는 주실마을을 지나야 하는데 주실숲은 길목에 위치하여 마을을 살짝 가려주고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

원래 천연림이었으나 100여년 전에 숲의 서북쪽 밭을 구입하여 소나무를 보식, 현재 규모의 숲으로 확장됐다. 숲으로 들어서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져 있으며 상충목, 중층목, 하층목이 빼곡히 들어선 매우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이다.

마을에서는 주실숲을 '시인의 숲'으로 부르며 보존하고 있으며 숲을 훼손하지 않는 최소한의 공간에 조지훈 선생을 기리는 기념 시비와 무대를 마련하여 문학해설이나 백일장 등을 열고 있다.

◇ 문학관 관람= 하절기 오전 09:00 ~ 오후 06:00 (입장은 5시까지) / 동절기 오전 09:00 ~ 오후 05:00 (입장은 6시까지) / 휴관일 1월1일, 설날 당일, 추석 당일 * 매주 월요일은 전시관 휴관일 * 입장료 없음

◇ 지훈문학제= 해마다 5월 중순에 퍼포먼스, 백일장, 사생대회 등이 열린다. 
/ 엄정권 기자, 자료=지훈문학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