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유명’보다 ‘유용’한 삶을 선택하라
[책 속 명문장] ‘유명’보다 ‘유용’한 삶을 선택하라
  • 정연심 기자
  • 승인 2017.10.08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세상의 모든 것들은 쓸모가 있어야만 존재가치가 있다. 아기가 엄마를 사랑하는 것도 엄마가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사랑도 필요다. 이럴 바에 쓸모없는 시, 유용하지 않은 시가 어디에 발을 딛고 살겠다 그러겠는가. 단연코 시는 독자들의 마음 밭에서 뿌리 내려 사는 한 송이 꽃이거나 우거진 풀이거나 우뚝한 나무와 같은 것이다. 시인은 오직 이것을 알아야 한다. 유명한 시인이 되려고 하지 말고 유용한 시인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시인은 독자의 마음 바다에 도달해야 한다. 그리하여 시는 이 시대의 민요가 되어 도도히 출렁여야만 한다. 시의 형태로 된 문장은 인간과 인간의 가슴과 가슴을 건너면서 강물이 되어 출렁이며 언제까지고 살아남는다. <56~57쪽>

이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세상 그 무엇도 둘이 없다는 사실. 이 세상 그 어떤 일도 두 번이 아니라는 사실. 연습이라고 해도 연습이라는 오직 하나만이 있는 것이다. 연습이라 이름 붙여진 하나만이 있는 것이다. 오직 한 번뿐이고 오직 하나뿐이다. 우리들 만남은 최초의 만남이고 최후의 만남이다. 우리들 인생은 얼마나 놀라운 것이며 진저리 치도록 소중한 것이겠느냐! 기적, 그것이겠느냐! <75~76쪽>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 속도보다는 방향이다 / 방향이 잘못되고 속도만 빠를 때 / 그것은 오직 실패로 가는 빠른 길이다 // 일단 방향을 제대로 정하고 / 천천히 뚜벅뚜벅 소걸음으로 걸어서 / 나아갈 일이다 / 마음 속에 굳은 신념을 지니고 /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일이다 //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 그대가 원하는 그대의 모습이 / 그대가 가는 길 앞에 나타나 / 웃는 얼굴로 그대를 맞아줄 것이다 / 그야말로 그것은 시간문제다 // 그런데 사람들은 흔히 / 방향을 잘못 정하고 /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 방향을 제대로 잡고서도 / 가는 길이 못 미더워 지레 / 그 방향을 바꾸려 한다 // 소년이여 인생에서 / 속도보다는 방향이다 / 제대로 된 방향을 믿고 / 천천히 천천히 네 앞길을 열라 / 안개 자욱한 들판이 / 조금씩 밝아옴을 그대는 볼 것이다.’ - 「인생을 묻는 소년에게」 - <77~79쪽>

우리는 너무나 남의 눈치를 살피고 남처럼 살려고 노력한다. 부모들도 고달프고 아이들도 힘들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여유의 시간을 주지 않는다. 아이들이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하도록 기회를 주었으면 싶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는 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럽 사람들은 한국이 어른들처럼 자기 아이들을 기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는 아이들을 어른처럼 기르고 있는 데 비해 그들은 아이들을 아이들처럼 기르고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말로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 하는 대로 한다. 언사(言師)란 말로만 가르치는 선생님이고 신사(身師)란 행동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을 뜻한다. <81~82쪽>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 매미 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 그런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 지나간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든지 /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행복해지기로 해요 /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 「오늘의 약속」 - <115쪽>

당신은 아이로서의 당신을 불러내야 한다. 그 아이가 수줍어서 선뜻 나오려고 하지 않으면 여러 차례 권하고 구슬려서 밖으로 데리고 나와야 한다. 그리하여 그 아이와 함께 동행해야 한다. 그 아이더러 앞서서 가라고 그러고 그 아이더라 대신해서 보고 말하라고 해야 한다. 그것은 진정 나이 든 사람이 젊게 어리게 사는 방법이고 시인이 나이 들어서도 계속 어린 마음으로 어린 사람의 시를 쓰는 길이다. <123쪽>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쉽게 말해야 할 일이고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일을 해야 한다. 상식이 통하도록 말하고 일하는 것도 능력이고 적선이다. 진정으로 아는 사람, 깨달은 사람, 진정으로 높은 마음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쉽게 말하는 사람이다. 쉬운 말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158쪽>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글 쓰는 일이고 책 내는 일이고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다. 책과 글에서 해방되고 싶은 것이 나의 마지막 소망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더욱 열심히 글을 써서 더 이상은 써낼 것이 없을 때까지 글을 써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반가워야 한다. 반갑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 고마워야 한다. 잘해 주어야만 고마운 것이다. 잘해 주면 꽃도 고마워 예쁘게 꽃을 피울 것이고 고양이도 사람한테 아양을 떨 것이다. 고마우면 자연적으로 기뻐질 것이다. 기뻐하는 마음이 행복이다. <240~241쪽>

가능하면 좋은 일, 화사한 일, 아름다운 일에 시간을 써먹어야 할 일이다. 사랑하는 일에 써먹는다면 가장 좋은 쓰임이 될 것이다. 남을 위해 배려하고 봉사하는 일에 써먹는다면 더욱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무릇 인생은 시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하루 24시간, 날마다 새날이고 날마다가 기적이어야 한다. 시간보다 더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아름답게 즐겁게 한 시간 한 시간을 살아간다면 이미 행복한 사람이고 성공한 사람이다. <267~268쪽> / 정연심 기자

『혼자서도 꽃인 너에게』 

나태주 지음|푸른길 펴냄|284쪽|16,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