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만화 정복] ‘파괴왕’ 주호민이 들려주는 한국 신화 『신과 함께-저승편』
[추석, 만화 정복] ‘파괴왕’ 주호민이 들려주는 한국 신화 『신과 함께-저승편』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10.0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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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작가

[독서신문] 웹툰 작가 주호민. 그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건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부터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8주에 거쳐 방송한 장기프로젝트 ‘무한도전 릴레이툰’ 편에 출연해 박명수와 팀을 이뤄 ‘무한도전-저승편’을 그렸다. 자신의 대표작 ‘신과함께-저승편’을 패러디 한 것이었다.

그 이후로도 주호민 작가는 ‘파괴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어느 날 주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모 전문학교 애니과 휴학 → 애니과 없어짐, 까르푸 알바하다 그만둠 → 까르푸 없어짐, 야후 연재 종료 → 야후 없어짐. 후후 이제 어디를 그만둬볼까” 자신이 어느 장소나 매체를 거쳐 가면 그곳이 어김없이 사라진다는 뜻이었다.

주 작가의 ‘파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가 2015년 9월 NC다이노스 유니폼을 선물 받았다며 자랑스레 사진을 올리자, 그해 NC는 코리안시리즈 진출에 실패하고 소속 선수의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지난주에 청와대에 다녀오긴 했는데’라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온 지 일주일 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만천하에 드러나기도 했다.

저승 삼차사

이처럼 ‘무한도전에 출연한 웹툰 작가’, ‘파괴왕 주호민’으로 더 알려진 그는 사실 제8회 부천만화대상 우수이야기만화상,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만화부문 대통령상 등을 수상한 실력파 작가다. 현재 한국웹툰작가협회 부회장 역할도 겸하고 있다.

그는 군대 경험을 만화로 그린 ‘짬’을 시작으로, 모진 현실 속 젊은이들의 힘든 취업기 ‘무한동력’,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 소재를 살려 삶과 죽음에 대해 말한 ‘신과 함께’ 3부작까지 굵직한 만화들을 그려왔다. 그중 ‘신과 함께-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 가무극, 영화 등 다른 콘텐츠로 제작되고 있다.

오는 12월, 영화 ‘신과 함께’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웹툰의 영화화가 결정됐을 때부터 ‘신과 함께’ 팬들은 가상 캐스팅 라인업을 앞 다퉈 올리기 바빴다. ‘김자홍 역은 이 배우가 맡았으면 좋겠다’, ‘이 배우가 더 잘 어울린다’ 등 열띤 관심을 보였다. 마침내 공개된 캐스팅 라인업에는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등 팬들이 원했던 배우들이 속해 있었다.

신과 함께-저승편

영화는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추석 연휴를 맞아 원작인 『신과 함께-저승편』을 미리 읽어볼 것을 권하며 줄거리를 짤막하게 소개한다.

주인공 김자홍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평생 손해만 보고 살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가 39세의 나이로 어느 날 갑자기 죽는다. 직장에서 얻은 스트레스와 술병으로 인한 ‘과로사’였다. 죽음 후 그가 마주한 것은 현대화된 저승. 죽음이 끝이라 생각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49일 간의 험난한 저승재판이다.

불행 중 다행인지 김자홍은 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거의 모든 재판에서 승소와 패소의 경계를 오가며 간신히 승소해 나간다. 이런 식이다. 타인의 마음을 들끓게 한 자를 심판하는 도산지옥에서는 김자홍이 유년시절 장난감을 훔쳤다거나, 지갑을 줍고는 몇만 원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변수탕형’을 구형 받는다. 이에 진기한은 “이런 사람을 튀기기에는 화탕의 고농축 똥물이 너무 아깝다”며 변론하고, 김자홍은 그저 변수탕을 며칠 청소하는 것으로 감형 받는다.

이 외에도 그는 초강대왕의 화탕지옥, 송제대왕의 한빙지옥, 오관대왕의 검수지옥, 염라대왕의 발설지옥, 변성대왕의 독사지옥, 태산대왕의 거해지옥을 차례로 마주하게 된다. 주호민 작가는 한국 신화에 대한 흥미에서 이 ‘신과 함께’ 시리즈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그냥 한국 신화가 굉장히 재미있구나, 흥미롭구나 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저승편’의 무대인 지옥은 끊임없이 사람의 죄를 묻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각 지옥마다 다루는 죄가 다르니까 자연스럽게 한국 사람이 보편적으로 저지르는 죄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또 그 죄가 만들어지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 신작 ‘빙탕후루’에서는 잔인하고 무자비한 환상 속 요괴들이 현세를 어지럽히는 중국 송나라, 귀안도사와 여연이 팔귀 퇴치의 여정을 떠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활발하게 운영하는 트위터만큼이나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도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는 그가 앞으로 그려낼 만화들이 기대된다. / 이정윤 기자, 사진=누룩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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