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엄마 반성문』 이유남 교장 “욕심 내려놓으면 아이 잠재능력 발휘됩니다”
[인터뷰] 『엄마 반성문』 이유남 교장 “욕심 내려놓으면 아이 잠재능력 발휘됩니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10.02 15: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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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교 1등, 전교 임원을 휩쓸며 ‘부모의 자랑’으로 잘 자라준 순둥이 연년생 남매가 어느 날 자퇴를 선언했다. “엄마, 나 학교 그만둘래요” 고3 아들, 고2 딸의 이 말은 엄마에게 날벼락처럼 다가왔다. 보통 엄마도 아닌 ‘완벽주의 엄마’, 그리고 맡은 학급마다 1등으로 올려놓고 각종 연수에서 1등을 휩쓸었던 ‘교사를 가르치는 교사’인 엄마이기에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두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나서 한 일은 먹고 자고 게임하고 텔레비전 보고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일이었다. 먹지도 나가지도 않고 양쪽 방에 틀어박혀 1년 반 동안 폐인 생활을 했다. 엄마의 세상은 지옥과도 같았다. 스트레스로 세 번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고, 세 번 교통사고를 당하고, 세 번 교통사고를 내고, 두 번의 대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두 아이는 그런 엄마를 벌레 보듯 할 뿐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엄마는 올해가 ‘아이들 자퇴 선언 10주년’이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물론 가끔씩 눈에 슬픔이 차오른다. 그때를 되새기며 엄마 이유남은 고백한다. “나는 부모가 아니라 감시자였다. 아이를 살린 건 인정, 존중, 지지, 칭찬이었다”라고. 솔직한 고백을 담아 단숨에 학부모들의 지지를 받은 『엄마 반성문』 작가 이유남을 지난 9월 25일 서울 명신초등학교 교장실에서 만났다.

출간 20여 일 만에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되리라고 예상했는지 물었다. 답은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아이들이 폐인처럼 지낸 지 1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가슴 뛰는 삶』이라는 책을 읽고 비전교육협회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드림리스트’를 작성하라는 과제를 받았다. 당장 내일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몇 년 뒤 이루고 싶은 리스트를 쓰는 건 곤욕이었다. 종이를 가리고 몇 자 써 내려갔다. 그때 1번으로 적은 꿈이 뭐였을까. 놀랍게도 ‘두 아이와 함께 100만 베스트셀러 작가 되기’였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순위권 내에 든 지금 이 추세를 보면 100만 부가 허황된 꿈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딸이 풀어준 녹취에 기반했고, 아들이 추천사를 써 줬으니 ‘두 아이와 함께’ 한 책인 셈이다. 아들은 이런 추천사를 남겼다. “이 책은 오랜 기간에 걸친 진지한 반성이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어머니는 많이 달라지셨고 그 덕분에 제 삶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유남 교장은 한국코치협회 전문코치로 활동하며 3000곳 이상에서 강연했다. 처음에는 잘 나가던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둔 것을 알면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하니까 숨겼다. 하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자신의 잘못인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모든 이야기를 들려줬다. 강의를 들은 부모들은 ‘저렇게 잘 나가는 사람도 어려움이 있었구나. 내가 저 사람보다는 덜 힘든 거구나’라는 생각을 갖고 점차 행동을 바꾸기 시작했다.

한 번은 교동초등학교 학부모가 강의를 들으러 왔다. 이유남 교장이 근무 중인 명신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무료 강연이었다. 주제는 ‘삶을 바꾸고 존재를 깨우며 영혼을 살리는 코칭’으었다. 그 학부모는 ‘뭐가 이리 거창해’라고 생각하면서도 ‘죽기 전에 강의 한 번 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찾아왔다. 아이들과 동반자살까지 결심했던 위기의 엄마였다.

교장은 여느 때처럼 강연을 했다. “우리가 흔히 기적을 말할 때 3년 6개월 정도 누워 있다가 일어나면 기적이라 말한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기적이다. 아이들이 학교 잘 다니고 밥 잘 먹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우리 아이들은 게임중독에 자살소동까지도 일으켰다” 이 말을 들은 학부모는 생각을 바꿨다.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것인가’ 그 날 이후로 코칭 자격증, 강사 자격증을 따 지금은 전문강사로 활약 중이다. 이 외에도 코칭을 통해 바뀐 사례가 참 많다. 이유남 교장은 이들의 에피소드를 책으로 묶을 생각을 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예전에는 밀어주고 끌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내가 너보다 똑똑하고 잘 아니까 끌어줄게’ ‘잘 안 될 때는 뒤에서 밀어줄게’ 이런 식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부모는 아이들에게 ‘동행자’, ‘파트너’가 돼 줘야 했다. “아이도 완전히 독립된 사람이에요. 신은 아이에게 무한한 잠재능력을 줬어요. 그러니까 아이가 답을 갖고 있는 거에요. 어떤 주장을 한다면 그 주장을 믿고 응원해 줘야죠”

아이의 파트너가 돼 주는 것만큼 ‘내려놓음’도 중요하다고 했다. “얼마나 믿고 기다려주느냐가 코칭의 기본 스킬이에요. 내려놓을수록 아이들의 잠재능력이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그만큼 자기 몫을 했어요. 정말 힘든 길이지만 그것이 멀리 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코칭’ 개념이 주목을 받은 건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의 훈련 방식이 알려지면서부터였다. 그는 선수들에게 “네가 잘 하는 것은 뭐니?”, “어떻게 해 볼래?”, “그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편 선수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해?”라는 질문을 던졌다. 선택하고 생각하는 것의 몫을 선수에게 돌렸다.

이유남 교장은 이를 아이들과 학생들 교육에 적용했다. 아이들한테는 “아들, 요즘 기분 좋은 건 뭐야?”, “학교 다니면서 어떤 생각 해?”, “이 리포트는 어떤 생각 하면서 썼어?”, “딸, 요즘 직장생활은 어때?”와 같은 질문을 한다. 10년 전만 해도 “숙제했니? 일기 썼니? 학원 갔다 왔니? 문제집 다 풀었어? 책 다 읽었어? 시험 잘 봤어?”를 입에 달고 살던 엄마의 변화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복도를 뛰어다니는 학생들에게도 ‘뛰지 마’라는 명령조 대신 “교장 선생님은 우리 아이를 정말 사랑하는데 뛰다 넘어질까 봐 걱정이 돼”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말한다. 이런 교장 선생님을 아이들은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생님과 ‘행복한 코칭’ 시간도 갖는다.

『엄마 반성문』의 표지를 보면 한 여성이 무릎을 꿇고 손을 든 채 벌서고 있다. 무슨 뜻일까. “간절하게 기도할 때는 손을 들고 빌거든요. 이 땅의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해 기도한다. 올바른 가정이 세워졌으면 한다는 뜻으로 생각해주세요” 이유남 교장은 가슴이 녹아내리는 심정으로 이 반성문을 썼다. 그는 ‘무자격 부모’에서 ‘유자격 부모’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 중이다. / 이정윤 기자, 사진=정진욱 기자

『엄마 반성문』
이유남 지음 | 덴스토리 펴냄 | 312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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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17:56:19
가슴이 녹아내리는 심정... 부모맘으로 이해가가요. 이책꼬옥사봐야겠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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