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부산 감천문화마을 경관에 얽힌 사연
[책 속 명문장] 부산 감천문화마을 경관에 얽힌 사연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10.0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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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문화마을 @shutterstock

[독서신문] 부산은 천지가 산동네이다. 낮에는 산동네가 잘 보이지 않지만 밤에는 산동네에서 별처럼 반짝거리는 무수한 불빛들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치 산동네가 밤하늘과 같아진다. 부산의 야경은 산동네 불빛이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리하여 인문 여행객이 부산의 속살까지 알고 싶다면 산동네에 가봐야 한다. (중략) 경사면에 차곡차곡 쌓인 집들부터 산을 깎아 만든 높고 가파른 계단, 서로 비켜주기도 힘들 정도로 좁은 골목, 집 위에 인 파란색 물탱크, 그리고 옥상을 이용한 주차장까지. 이 모든 것이 부산의 속살이다.

감천문화마을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놀라운 인문경관이 함께 펼쳐져 있다. 옥녀봉과 천마산의 수려한 산세와 푸른 감천 항구를 보는 것도 놀랍지만 급경사 지역에 층층이 쌓인 주택 군락은 경탄스러울 정도이다.

이 마을은 애초에 태극도 마을로 조성되었다. 태극도는 일제강점기에 조철제가 세운 신종교이다. 보수동에 살던 태극도인들이 1955년에 집단이주를 한 마을이니 초기에는 신앙촌 성격이 강했다. 뜻을 모아 마을을 조성했으므로 처음부터 집들을 무분별하게 짓지 않고 9감으로 구역을 일정하게 나누어 배치했다.

그래서 감천동 산동네는 집이 많아도 무질서해 보이지 않고 통일감이 있으며,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으면서 탁 트인 전망을 서로 나누고 있다. 산업화 시기 이후로는 외부에서 이주해 온 일반인도 많아서 종교인 마을로의 성향은 약해졌다.

2000년대 들어 언론에 자주 알려지고 입소문을 타면서 감천문화마을은 어느덧 부산을 대표하는 산동네가 되었다. (중략) 인문 여행의 관점에서 보면 원주민의 삶이 외부인의 여행보다 더 중요하다. 이모저모로 감천문화마을은 매우 중요한 시험대에 서 있다. <178~182쪽 요약> / 정리=이정윤 기자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부산』
유승훈 지음 | 유승훈·shutterstock 사진 | 가지 펴냄 | 264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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