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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문여행으로 살펴본 부산의 속살과 매력『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부산』
광안대교와 누리마루 APEC 하우스 @shutterstock

[독서신문]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 하면 탁 트인 바다와 모래사장, 그리고 북적이는 시장의 풍경이 떠오른다. 해운대 앞을 걸으며 갈매기와 인사하고, 사직구장에서 야구 경기를 보며 열띤 응원을 한 뒤, 깡통야시장에서 씨앗호떡과 부산어묵을 사 먹는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얕은’ 부산의 이미지다. 부산의 환경, 역사, 사람을 살펴보고 부산의 속살을 들여다본 인문 여행서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부산』을 읽고 나면 부산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

저자는 13년 전 부산에 정착해 박물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일하며, 토박이들보다 부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온 유승훈 씨다. 그는 “화려한 관광지를 대충 눈으로 훑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깊은 속살까지 체험하는 ‘도시 인문 여행’. 이것이야말로 더 재밌고, 더 오래 기억하고, 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여행 방법”이라고 말한다.

부산은 역사적으로는 항구도시, 문화적으로는 용광로와 같은 도시다. 조선시대에는 초량왜관을 통해 일본 문화가 유입됐고, 개항기에는 제국의 문화가 밀물처럼 몰려왔다. 일제강점기 식민도시가 된 부산에는 일본인들이 살았고, 해방 이후에는 귀환 동포들이, 한국전쟁 시절에는 피란민들이 들어와 살았다. 끊임없이 외부 문화가 들어오면서 토종 문화와 충돌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다.

자갈치시장의 어물 좌판 @Dann19L(shutterstock)

그만큼 부산에서는 눈물겨운 역사의 여러 장면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가령 부산어묵은 일제강점기와 음식사와 부산의 수산사가 함께 버무려져 탄생한 음식이다. 부산에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일본인이 운영하는 어묵 공장이 있었다. 해방 후 일제가 물러가자 부산 사람들은 소규모 업체를 만들어 어묵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어묵 문화가 발전해 지금은 깡통시장 어묵거리가 있고, 부산어묵의 참맛을 보고 사기 위해 부산을 찾는 여행객도 많다.

그런가 하면 영화 ‘국제시장’으로 화제가 된 국제시장도 부산항으로 들어온 귀환동포들이 상거래를 시작한 곳이다. 이곳에서 일제가 남기고 간 물품들을 팔면서 시장으로의 면모를 갖췄고, 한국전쟁 시절에 피란민들이 몰려오고 부산 인구가 급증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부산의 중심에서 시민들에게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는 시장으로 국제시장만 한 곳이 없었다.

책에 소개된 ‘걸어서 부산 인문 여행 추천 코스’도 부산의 속살을 들여다보기에 좋은 방법이다. 개항에서 식민까지 부산의 근대를 만나려면 중구 중앙동과 남포동 일대를, 피란수도 부산을 걷고 싶다면 중구 광복동·서구 대신동·사하구 감천동을, 부산의 원류인 부산포를 찾아가려면 동구 좌천동과 범일동 일대를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잘 알려지고 떠들썩한 관광지 대신 지역의 의미 있는 장소를 찾아 살펴보는 ‘인문 여행’이 조명받는 지금, 부산이야말로 ‘인문 여행’에 제격인 도시다. / 이정윤 기자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부산』
유승훈 지음 | 유승훈·shutterstock 사진 | 가지 펴냄 | 264쪽 | 14,000원

이정윤 기자  jylee9395@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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