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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쓰기, 정부가 ‘교육’에 나서라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글쓰기라뇨? 요즘 누가 글을 씁니까, 하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나 기자들이나 쓰는 것쯤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직장인들 스트레스 중 하나가 보고서 만드는 일이다. 어떻게 시작해 무슨 말로 결론을 내려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새내기나 중간 관리자나 별반 차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쓰기 훈련이 안 돼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나오고도 수필 한 편 제대로 못 쓰는 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 못 쓰는 걸 부끄러워한다. 아니 자기소개서조차 인터넷에 떠다니는 글 보고 짜깁기하기도 하고 요즘은 학원에서 대필도 해준다니, 입사지원 자기소개서가 거기서거기라는 인사 담당자의 말이 과장이 아니다.

글쓰기는 직장에서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의 생각을 알린다는 궁극의 목적을 생각한다면 평생에 걸쳐 ‘두루 써먹는 기술’이랄 수도 있다. 글쓰기에 소홀하면결국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에 실패하고 소통에서도 적잖은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글쓰기를 정부는 교육적으로 방치하고 있다. 일부 초등학교는 그나마 여러 방식을 통해 독서를 장려하고 독후감 등 글쓰기를 독려하고 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로 갈수록 글쓰기는 독서와 함께 멀어진다. 수능시험에 안 나오기 때문이다. 점수와 연결되지 않으니 누구나 거들떠보지 않는다. 수수방관이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2020년부터 대학시험에 논술형 교육과정을 공교육에 도입하기로 했고 대학은 입학시험에 서술(논술)형 문제를 부분 도입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객관식·선택형 시험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같은 대변혁의 길로 나섰다.

논술의 뒷받침은 단연 글쓰기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능력이 글쓰기요, 제시된 자료를 취합하고 분석하고 종합해 설명하는 능력이 또한 글쓰기다. 일본은 앞서 가고 있다.

우리나라 대입 논술은 지리멸렬이다. 당연히 글쓰기도 길을 잃었다. 자기소개서 한 장 제대로 쓰지 못하는 그 배경에는 지금 같은 수능이 자리하고 있고 논술이 사라진 빈자리는 인터넷 쓰레기 정보와 대필 학원이 메우고 있다.

학생들은 읽고 쓰는 대신 학원을 찾기에 바쁘고 생각하는 힘마저 잃기에 이르렀다. 이들에게 4차산업혁명은 연목구어다. 지금 어린이 청소년이 더욱 걱정이다. 그러나 논술 시험 부활은 요원하고 당분간 논의조차 할 분위기가 아니다. 그래도 글쓰기는 방치하면 안 된다.

전담 교사는 당연히 없을 테니, 글쓰기 재능기부를 받는다면 아마 줄을 설 것이다. 문인들, 퇴직 선생님들, 거기에 기자들도 한몫 거들 수 있다. 글쓰기 교육은 정부 의지에 달려있다. ‘생각’이 없고 ‘소통’이 부족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글쓰기 교육 목적은 명확하다.

들은 얘기 한 토막. 오래전 후배가 초등학교를 방문, 신문 만드는 법 등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 그 후배는 아이들에게 우선 신문 사설을 베껴오라고 숙제를 내자, 아이들이 이마를 찌푸리며 이구동성으로 안돼요 못해요를 외쳤다. 베끼는 것도 힘들다니, 이들에게 글쓰기를 시키는 게 얼마나 어려울까.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는 말했다. “아는 것, 사는 것, 글쓰기는 하나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배타주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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