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이형세 테크빌교육 대표 "지금은 코칭 시대, 교육산업 역할 커져"
[특별 인터뷰] 이형세 테크빌교육 대표 "지금은 코칭 시대, 교육산업 역할 커져"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9.12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교육은 기본을 가르치는 것이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님이 21세기 학생을 가르친다” “넘어지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못 일어서는 게 두려운 거다. 한국은 안 넘어지게만 가르친다” “지금은 티칭의 시대가 아니라 코칭의 시대다” “계란 노른자를 먹으려면 흰자위를 건드리지 않을 수 없다” “시장이 사람을 만들고 시장이 기업을 키운다. 제도가 키우는 게 아니다” “토론문화가 없기는 지도층 인사 모임도 마찬가지더라”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말이 정수리를 서늘하게 한다. 교육 현실이나 비전을 향한 토론은 아니었지만 인터뷰 내내 잘 정리되고 뾰족한 침 같은 단어는 매섭게 기자 노트북 자판에 꽂혔다.

이형세 테크빌교육 대표

사람 좋은 웃음으로 날카로움을 감추고 있지만 대화가 좀 깊이 들어가다 보면 그 맥락은 교육계 현실에 닿아 있고 4차산업혁명과 고리지어 있고 이는 다시 독서예찬으로 회귀하는 ‘언중유골의 순환’이다.

복서로 치면 쉴 새 없이 잽을 날리고 원투 스트레이트를 퍼붓는 타입이다. 피니시 블로우는 '독서경영'이다. 8월 하순 테크빌교육(주) 이형세 대표를 만나 구슬 같은 얘기를 서말도 넘게 들었다. 여기에 꿰어 본다.

이 대표는 독서신문이 연중 진행하는 ‘전국민 독서캠페인-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을 응원하며 읽을 만한 책 2권도 추천했다. 『축적의 시간』과 『플랫폼 레볼루션』이다.

테크빌교육(주)은 2001년 설립된 원격교육연수서비스 및 교육솔루션 개발공급 업체다. 주로 초중고 선생님들을 상대한다. 주요제품이나 브랜드로는 티처빌원격교육연수원, 쌤동네, 티처몰, SW Pro DG, 부모공감 등이 있고 즐거운학교라는 출판 브랜드도 있어 교육 관련 책도 낸다.

- 교육도 트렌드가 있겠죠? 요즘은 어떤가요?
“교육은 기본을 가르치는 겁니다. 기본을 가르쳐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교육입니다. 좀 보수적이어도 됩니다. 요즘은 가장 중요한 게 세계시민교육이라고 봅니다. 더불어 살고, 약자를 보살피는 덕목을 가르쳐야 합니다. 같이 사는 세상에서는 시민교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님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라는 우스갯말을 들려주면서 우리 교육 시스템과 방법을 꼬집었다. 수업도 재미가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교육사업 전문가 이 대표에게 이런 얘기를 듣는 것은 흥미롭다. 그저 재미있게만 가르쳐도 좋다, 긴장도 풀어주고 높낮이와 액션이 곁들여지고, 유머 등 재미있는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게 지론이다.

- 요즘 애들 핸드폰 너무 하지 않습니까? 핸드폰에서 비전이나 희망을 구할 수 있을까요?
“마치 모든 지식이 핸드폰에 있는 양 말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핸드폰 집중)으로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을까요? 그 방법으로 암기력이 향상될까요? 한국적인 상황도 핸드폰 중독에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한국 시험은 중요한 부분만 읽으면 되도록 돼 있어요. 그러니 세상은 각박해지고 습득해야 할 것은 많으니 핸드폰에 의존하는 게 아닐까요. 긴 호흡이 사라졌습니다”

이 대표 진단은 핸드폰 액정 터치처럼 가볍지 않다. 사실 핸드폰 중독 얘기가 가지를 치기 시작하면 문명사 책 한 권은 써야할 정도 아닌가.

이 대표가 들려 준 스티브 잡스 얘기는 신선하다. “미래와 현재를 연결할 수는 없지만, 지나고 보면 미래와 과거는 수많은 점으로 연결된다고 했어요. 그 뜻은 살면서 불필요했다고 하는 부분이 결코 불필요한 것은 아니었다라는 말이죠. 계란 노른자를 먹으려면 흰자위를 건드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노른자에 접근하려면 흰자위를 통과해야 한다. 무엇이 노른자이고 무엇이 흰자위인지 세상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 말처럼 지나고 보면 깨닫게 된다.

테크빌교육(주)은 교육전문회사답게 독서를 장려한다. 독서토론이 일년에 두 번 정기적으로 있고, 유명 저자를 초청해 강의를 듣기도 하고, 신입사원에겐 이 대표 사인이 든 책을 선물해 읽게 한다. 독서토론은 전 직원 90명이 8~9명 정도 그룹을 지어 서로 같은 책 또는 다른 책을 읽고 그 느낌을 서로 주고받는 모임이다.

- 독서토론이 왜 중요한가요
“독서토론은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삶에서 귀중한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는 가운데 스스로 성장하게 됩니다. 다른 부서 직원들과 친밀감이 들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있죠”

테크빌교육엔 독서토론 뿐 아니라 외부강사 특강, 사내강사 특강에 수요일엔 수세미(수요일 점심 세미나)가 있다. 사내엔 회의실 겸 도서관으로 쓰고 있는 북빌(Bookville)에는 마케팅, 자기개발, 비즈니스, 기술, 교육, 고객 서비스 등 2천여권의 책이 있어 직원들의 독서를 돕고 있다.

이 대표는 대학(성균관대) 학보사에서 학생 기자를 하며 “한 몸 불살라”(이 대표 표현) 나라를 구하려고 데모도 많이 했다. 좌절과 고통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처럼 남았지만 열정은 가라앉지 않는다.

열정은 교육자 집안 아들답게 교육산업 개척으로 이어졌고 오늘도 여전히 교육산업의 중요성을 부르짖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낙후된 나라가 없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한 번 꽂히면 끝까지 간다고 이 대표는 인터뷰 머리에서 말한 바 있다. 지금 이 대표가 교육산업에 제대로 꽂혔다. 끝까지 가 볼 참이다.   / 엄정권·황은애 기자, 사진= 이태구 기자 

테크빌교육 이형세 대표가 추천한 책

『축적의 시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지음 | 지식노마드 펴냄 | 559쪽 | 28,000원

테크빌교육(주) 이형세 대표가 추천한 책은 『축적의 시간』과 『플랫폼 레볼루션』이다. 『축적의 시간』에 대해 이 대표는 “한국이 선진국과 격차를 보이는 것은 개념설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라며 개념설계는 세월을 두고 켜켜이 쌓이는 시간의 산물인데 우리는 그 과정을 무시하고 뛰어 넘었기에 전문화 고급화에 최상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을 했다.

“우리나라는 일본엔 흔한 우동 전문점이 없다. 일본은 오랫동안 노하우를 쌓는다. 한 번은 일본에서 참치를 먹었다. 그런데 맛이 좋았다. 한국과 같은 참치를 쓰는 데 맛이 차이가 분명 있었다. 해동방법의 차이라는 답을 들었다. 겉으로 볼 때는 비슷한 것 같아도 축적된 노하우는 다름을 새삼 느꼈다” 고 이 대표는 말했다.

『플랫폼 레볼루션』       
마셜 밴 앨스타인 , 상지트 폴 초더리, 제프리 파커 지음 | 이현경 옮김 | 부키 펴냄 | 512쪽 | 22,000원

『플랫폼 레볼루션』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경제적, 사회적 현상, 즉 비즈니스와 조직 모델로서 플랫폼의 출현에 대해 구체적이고 꼼꼼하며 권위 있는 연구에 바탕을 둔 책이다.

세계적인 석학 마셜 밴 앨스타인 보스턴 대학 교수, 상지트 폴 초더리 플랫폼 싱킹 랩스 설립자, 제프리 파커 다트머스 대학 교수는 플랫폼에 대해 응집력 있게 포괄적으로 사고한 결과물을 한 데 묶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변화를 ‘플랫폼 혁명’이라고 부르는 저자들은 2020년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전 지구적 비즈니스 지형도를 놀랍도록 통찰력 있게 꿰뚫고 있다. / 정리= 엄정권 기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