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제주 바다와의 거리가 스무 걸음밖에 되지 않는 곳에 책방이 있다. 한 발자국 들어서서 안을 둘러보면 서가 옆에 해녀 체험을 준비하고 있는 주인장이 테스트 삼아 가져온 다이빙 슈트와 장비들이 놓여 있다. 제주의 작은 동네책방 ‘바다의 술책’이다. 제주에 있는 책방답게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제주 남쪽 끝, 서귀포시청 인근을 방문한 여행자들이 기암절벽과 높고 낮은 폭포에 시선을 뺏길 때, 근처를 둘러보면 또 다른 책방이 있다. 제주 동네책방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서귀포 도심의 6개 길이 교차하는 중앙로터리에 위치한 ‘북타임’이다. 이곳을 들어서면 피노키오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피노키오 뒤로 높낮이가 다른 책장들과 수많은 책이 보인다.
떠나고 싶을 때마다 ‘책’이 있는 곳으로 도망치듯 숨곤 했던, 도시인문학서점 ‘책방 연희’의 구선아 대표가 이번에는 제주도의 동네책방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녀가 만난 서점에는 여러 세계가 부딪히며 서로 뒤엉킨 세계가 있었다. 그곳에서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계가 됐다.
『바다냄새가 코끝에: 우리가 아끼는 제주 책방』은 동네 이야기, 동네서점 이야기, 동네서점 주인장 이야기, 그리고 동네서점에서 만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동네서점 매력 중에서도 한 가지를 꼽는다. 주인장의 취향을 나누고, 서점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취향을 공유하고 싶다는 점을. / 이정윤 기자, 사진=북노마드 제공
『바다 냄새가 코끝에』
구선아 지음 | 북노마드 펴냄 | 224쪽 | 10,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30호 (2017년 8월 31일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