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제3의 뇌 놀라운 피부』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제3의 뇌 놀라운 피부』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8.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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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인간의 피부는 단순히 경계가 아니다. 환경의 정보를 감지하고 어느 정도의 정보처리를 행하며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지령을 전신 그리고 마음에까지 내린다” 저자 덴다 미츠히로는 이렇게 말하며 피부과학을 통해 우리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시스템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제3의 뇌 놀라운 피부』 서문에서 말했다.

저자의 노고는 책 곳곳에서 감지되며 저자의 뜻을 알리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는 특히 다양한 실험을 통해 ‘피부 역할 같지 않은 피부역할’을 보여주면서 ‘피부’의 외연을 넓힌다.

단순한 ‘경계’ 아닌 정보 감지하고 처리하며
명령까지 하는 ‘피부’

두꺼운 이력서 ‘촉감’은 구직자에 대한 호감도 높여

손으로 쓰는 게 키보드보다 훨씬 효과
문자 학습 크게 상승

덴다 마츠히로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피부과학은 심리학에 닿아있기도 하고 경영학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고미술사에 연결되기도 한다. 특히 피부가 느끼는 감각이 인간의 마음이나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집중 발췌 요약한다.

* 피부 자극, 감촉, 어떤 것을 들었을 때의 무게, 또는 따뜻함과 차가움 등은 인간의 마음, 예를 들어 사물의 판단이나 이미지에 영향을 끼친다. 손으로 ‘딱딱한’ 감각을 체험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성격도 딱딱하다고 판단한다. 엉덩이로 ‘딱딱한’ 감각을 체험하면 어떤 것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최초의 인상이 그대로 고정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피시험자 86명을 딱딱한 나무의자와 푹신한 쿠션 의자 중 하나에 앉게 했다. 그리고 고가의 자동차를 구입한다고 가정하고, 딜러와의 가격 흥정을 생각해보라 했다.

딱딱한 의자에 앉은 사람은 제시된 가격에 대해 보다 적은 할인을 요구했다. 즉 최초에 제시된 가격을 바꾸려 하는 의지가 매우 약해진 것이다. 자동차 딜러는 고객을 딱딱한 의자에 앉히는 쪽이 이득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37쪽>

『제3의 뇌 놀라운 피부』 
덴다 미츠히로  지음 | 김은영 옮김 | 동아엠앤비  | 280쪽 | 16,000원 (146×211㎜)

* 피시험자 54명에게 이력서를 주고 구직자에 대해 판단해 달라 했다. 한 그룹에게는 가벼운 이력서(340g), 다른 그룹에겐 무거운 이력서(2041g)을 주었다.

그 결과, 무거운 이력서를 받은 사람은 대체로 구직자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런데 무거운 이력서를 낸 사람에겐 동료와 잘 지내지 못할 것 같다라는 평가도 내렸다. 이력서는 두껍게 만드는 게 유리할 수도 있지만 사교성이 중요한 직종에서는 역효과가 날지 모른다. <138쪽>

* 손과 손가락의 피부감각과 뇌의 공동작업을 통해 고등학생 시절 저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한자를 줄줄 써내려갔다. 그러나 요즘 아주 간단한 한자조차 못 쓰는 경험을 하고 있다.

손으로 쓰는 쪽이 키보드 조작보다 학습효과가 높고 뇌의 활성영역도 넓다는 연구는 인터넷이 뇌의 퇴화를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에서 이루어진 실험을 보자. 23~29세 남녀 각 6명을 대상으로 벵골어와 구자라트어의 알파벳 10개를 하루에 한 시간씩, 3주간 학습하게 했다. 한 그룹은 수기, 한 그룹은 타자기를 이용하게 하면서 5주 간 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수기로 공부한 그룹이 정답률이 높았다. 학습 후 1주, 3주, 5주 뒤 시험 치른 결과, 두 그룹 점수 차이는 시간이 경과하며 더 벌어졌다.

즉, 수기로 학습한 피험자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기억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수기로 문자를 인식하며 학습하는 것의 효과가 확실해졌다. <192~193쪽> / 엄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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