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과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를 재조명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 일주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2일째 100만, 3일째 200만, 4일째 300만, 5일째 4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빠른 속도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택시운전사’의 모티프라 할 수 있는 독일기자 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의 한국 방문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故 위르겐 힌츠페터는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중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상찮은 상황을 듣고 광주로 향했다. 기자의 신분을 숨긴 채 삼엄한 통제를 뚫고, 광주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그의 필름은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전 세계에 방송됐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국내의 삼엄한 언론통제 속에 알려지지 못했던 광주의 모습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고, 이후 일명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게 된 그는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받았다.
故 위르겐 힌츠페터는 1997년 출간된 『5.18 특파원 리포트』를 통해 “나는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진실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내 필름에 기록된 것은 모두 피할 수 없는 진실”이라며 취재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故 위르겐 힌츠페터는 생전에 가족들에게 ‘죽으면 광주에 묻어달라’는 뜻을 수차례 밝혔고 2016년 5월, 고인의 머리카락과 손톱 등 유품이 광주 망월동 5.18 묘역에 안치됐다.
그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는 5.18기념재단과 광주시의 초청으로 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식에 참석해 “남편은 항상 옳은 것을 추구한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광주를 사랑했던 남편을 광주 시민들이 잊지 않고 그의 뜻을 이뤄줬다. 남편이 굉장히 자랑스러워하고 광주에 고마워할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사명감과 기자로서의 직업정신을 존중해온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는 8일 입국해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는 등 한국에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한편,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택시운전사’는 2일 개봉해 전국 극장가에 절찬 상영 중이다. / 이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