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남아메리카 아마존의 열대우림에도 흙의 차이가 하천의 수질에 영향을 준다는 좋은 예시가 있다. 남아메리카 대륙은 아프리카 대륙과 함께 곤드와나 대륙을 이루고 있었으나, 1억 년에 걸쳐 천천히 분리돼 대서양을 만들었다. 그리고 공룡이 멸종된 시기 즈음부터 안데스산맥이 급속도로 융기해, 태평양으로 흘러들던 강이 대서양으로 흐르게 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아마존강 유역이 탄생한 순간이다.
아마존강 유역에는 대조적인 두 개의 지류, 검은 강(네그루강)과 하얀 강(솔리모에스강)이 합류하는 지점이 있다. 검은 강 유역에 펼쳐지는 이탄토와 사질토양에서는 pH 4의 갈색 산성 물이 다량으로 생산된다. 반면 안데스산맥에서부터 흐르는 하얀 강은 점토에 의해 여과돼 용존유기물이 적은 중성 물이 된다.
수질이 다른 두 강의 합류점은 관광명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검은 강의 검은 산성 강물은 플랑크톤의 성장이 억제돼 수생 곤충이나 물고기도 적다. 따라서 검은 강 유역은 물고기의 어획량도 적고, 인구의 부양력도 낮다.
흙에서 하천으로, 또 바다로 영양염(바닷물 속 염류의 총칭)은 일방통행으로 전달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흙이 일방적으로 모든 걸 갖다 바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바닷새는 물고기를 먹고 똥을 육지에 되돌려준다. 새똥의 하얀 부분은 요산, 질소다. 양분 순환 측면에서는 새는 하늘 위의 슈퍼맨이기도 하다.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물고기는 바닷속의 슈퍼맨이다. 강에서 넓은 바다로 여행을 떠난 연어와 송어는 바다에서 영양을 흡수해 자라고, 1년 후에는 고향 강으로 돌아온다. 산란 후에 많은 연어와 송어는 곰의 먹이가 되고, 똥이 된다. <144~145쪽 요약>
『흙의 시간』
후지이 가즈미치 지음 | 염혜은 옮김 | 눌와 펴냄 | 268쪽 | 13,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9호 (2017년 8월 10일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