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북&예술 북&시네마
[북 앤 시네마-플립] 첫눈에 반한 소녀와 첫사랑을 깨닫게 된 소년의 눈부신 무지갯빛 이야기

[독서신문] “내 간절한 소원은 줄리 베이커가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다. 나한테서 떨어졌으면, 숨 돌릴 틈이라도 좀 줬으면 바랄 게 없겠다! 줄리는 내 인생에 끼어든 정도가 아니었다. 비집고 들어와 자기 방식대로 밀어붙였다. 새로운 동네에서의 첫해는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3학년이 되어도 사정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김없이 줄리가 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브라이스 로스키를 처음 만난 날, 나는 사랑에 푹 빠지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 그 아이를 본 순간 정신이 나가 버렸다. 그 아이의 눈동자 때문이었다. 검은 속눈썹이 주변을 둘러싼 브라이스의 파란 눈은 눈부시고 찬란했다. 숨이 멎을 정도였다. 2학년과 3학년 내내 나는 나도 모르게 브라이스를 따라다녔고 자꾸만 그 애 옆에 앉았으며 브라이스 가까이에 있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어린 시절 줄리 베이커와 브라이스 로스키

위 대사는 번듯한 외모의 소심 소년 브라이스 로스키, 아래 대사는 당당한 괴짜 소녀 줄리 베이커의 것이다. 분명 같은 상황임에도 서로 생각하는 게 정반대다. 소녀는 소년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고, 소년은 적극적인 소녀의 대시에 당황스럽다. 여기서 첫눈에 반하다는 영어로 플립(Flipped). 이 소년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의 제목도 『플립』이다.

웹들린 밴 드라닌의 소설 『플립』은 두 주인공이 7살부터 13살까지 성장기를 보내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두 주인공이 마치 일기를 쓰듯 각자의 속마음을 번갈아 서술하는 1인칭 시점을 택해 다양한 감정과 심리 묘사가 진정성 있게 그려진다. 작가는 줄리와 브라이스가 첫사랑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발견하고 상대방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풍경의 부분이 아닌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무지갯빛을 내는 사람이 돼라”는 대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같은 맥락이다. 

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플립’이 7년 만에 국내에 개봉해 연일 화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연출한 롭 라이너 감독의 작품으로, 그는 아들의 소개로 원작 소설을 처음 접했다. 그는 어른의 시각이 아닌 아이들의 목소리로 써 내려간 이 소설을 읽으며 설레고 풋풋하지만 혼란스럽고 헷갈리는 무지갯빛 첫사랑에 공감했다. 

다만 첫사랑 소재 외에도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아름다운 메시지를 들려주고자 했다. “어떤 사람은 광이 없고 또 누구는 윤이 나거나 빛이 나지. 그 중 진짜 찬란한 이는 나중에 보일 게다. 그때는 그 누구도 비할 바가 못 되지” 같은 대사처럼 말이다. 영화의 국내 개봉과 함께 원작 소설도 『두근두근 첫사랑』이라는 제목을 『플립』으로 바꿔 개정 출간한 만큼 영화의 내레이션과 소설의 대사를 함께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 이정윤 기자

『플립』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 김율희 옮김 | 에프 펴냄 | 288쪽 | 13,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9호 (2017년 8월 10일자)에 실렸습니다.

이정윤 기자  jylee9395@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인터뷰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