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book] 동네 서점 위한 민음사의 선물, 『무진기행』·『인간 실격』 특별판
[동서남book] 동네 서점 위한 민음사의 선물, 『무진기행』·『인간 실격』 특별판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8.0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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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쏜살문고 동네 서점 에디션

[독서신문] 김승옥의 『무진기행』과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한정판이 출간됐다. 민음사에서 제작한 디자인 쏜살 문고 특별판이다. 단순히 디자인만 색다르게 나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번 특별판 두 종은 국내 최초로 동네 서점 130여 곳에서만 판매한다. 가벼운 책 속에 다채로운 이야기, 깊이 있는 사유와 감동을 담은 민음사 쏜살문고 시리즈이기도 하다. 

민음사는 어떻게 이런 기획을 하게 됐을까. 시작은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독립 서점 ‘51페이지’의 김종원 대표와의 대화였다. 이들은 동네 서점을 살리자는 말만 높았지, 출판계의 독자 이벤트는 대부분 대형 체인 서점과 인터넷 서점을 중심으로 진행돼 오히려 동네 서점을 소외시켰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렇게 그간 여러 출판사에서 시도한 ‘디자인 특별판’과는 다르게 인터넷 서점과 대형 체인 서점이 아닌 동네 서점에서만 판매하는 책을 만들게 됐다. 이벤트에는 진주문고, 안산대동서적, 청주 책이있는글터, 춘천 광장서적, 속초 동아서적 등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소속 지역 대표 서점들과 책방이음, 달팽이책방, 동네책방 숨, 풀무질, 최인아책방, 고요서사, 봄날의책방 등 전국의 독립 서점들이 함께 하기로 했다. 

지역 주민들은 각 지역에 있는 동네 서점에서 두 권의 책을 직접 살펴보고 살 수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할 수 없기 때문에 독자들이 동네 서점에 가야 할 이유와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쏜살문고 특별판 기획자들은 이번 행사를 발판 삼아 출판사와 동네 서점 간의 ‘특별한 협업’을 더 자주 만들고 동네 서점을 활성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동아서점 페이스북>

김승옥의 『무진기행』은 현대 도시인의 고독과 불안, 살아남은 자의 우울과 부끄러움을 포착한 단편집이다. 한국 단편 문학의 걸작으로 불리는 「무진기행」, 1965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서울 1964년 겨울」, 도시 생활자의 욕망을 조형해 낸 「역사」, 불안정한 노동 환경 속에서 전전긍긍하는 인간의 하루를 그려낸 「차나 한 잔」까지 네 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돼 있다. 그의 문학 작품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우리들의 민낯을 비춘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순수했기에 지옥의 밑바닥까지 파멸할 수밖에 없었던 한 영혼의 초상을 그린다. ‘나’라는 화자가 서술하는 서문과 후기, 그리고 주인공 요조가 쓴 세 개의 수기로 구성돼 있다.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요시모토 바나나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일본 작가로 다자이 오사무를 꼽을 만큼, 그는 현재까지도 일본 데카당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된다. 모든 청춘의 통과 의례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판은 ‘무반품 도서’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책을 사지 않으면 동네 서점의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7월 20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판매 중인 민음사만의 『무진기행』과 『인간 실격』을 사보는 건 어떨까.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니 방문 전 서점에 문의해 보는 것도 좋다. / 이정윤 기자

『무진기행』
김승옥 지음 | 민음사 펴냄 | 136쪽 | 6,800원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지음 | 김춘미 옮김 | 128쪽 | 6,8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9호 (2017년 8월 10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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