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book] 사계절출판사 창립 35주년, ‘욜로(YOLO)’ 외치는 2030 독자 맞춤 일반문학 브랜드 ‘욜로욜로’ 시리즈 선봬
[동서남book] 사계절출판사 창립 35주년, ‘욜로(YOLO)’ 외치는 2030 독자 맞춤 일반문학 브랜드 ‘욜로욜로’ 시리즈 선봬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7.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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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문고 스테디셀러 『봄바람』·『돼지가 한 마리도…』 등 소설 10종 새롭게 디자인
‘욜로욜로’ 시리즈에 포함된 소설 10종

[독서신문]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 뿐이니 현재를 즐기자는 동시대 청년들의 삶의 태도를 대변하는 신조어다. 지난해 tvN 예능 ‘꽃보다 청춘’에서 언급된 뒤 이제는 누구나 아는 단어가 됐다. ‘욜로 하다 골로 간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때마침 사계절출판사가 창립 35주년, 사계절1318문고 2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문학 브랜드 ‘욜로욜로’를 선보였다.

김태희 사계절출판사 편집팀장에 따르면 지난해  ‘욜로욜로’ 기획 당시만 해도, ‘욜로’라는 단어가 유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야심차게 선보이는 새 브랜드 이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고맙게도 1년 만에 누구나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공감 가는 브랜드명이 됐다. 사계절출판사는 이 브랜드를 통해 때론 즐겁게, 때론 눈물겹게 이 힘겨운 시대를 헤쳐 가는 모든 독자들에게 응원과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 

한 번뿐인 삶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를 열망하는 독자들의 삶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역시 ‘문학’이다. 그래서 ‘욜로욜로’에는 끝이 없을 듯한 좌절과 무력감이 혼자의 것이 아니라는 위로, 혹독한 현실에서 뛰쳐나올 용기, 씁쓸한 삶에도 아직은 존재하는 사랑과 유머가 담겨 있다. 1982년 창립해 35년간 ‘시대정신’과 ‘성장의 의미’를 생각하는 출판을 모토로 해온 사계절출판사의 뜻과도 통한다. 

사계절출판사 창립 35주년 기자간담회

7월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책의 역할을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나와 사회에 대한 성찰, 공감 등 생각이 깊어졌다. 그러다 창립 35주년을 맞았다. 잔치를 벌이는 것보다 우리가 만들었던 책 중에 선물할 만한 책을 보이는 게 맞겠다 싶었다. ‘욜로욜로’ 시리즈 10종은 우리 삶을 담은 책들이다. 세상의 성공과는 무관하게 삶이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책이 됐으면 한다”고 취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욜로욜로 시리즈에는 1318문고 시리즈를 통해 출간됐던 109권의 책 중 국내 소설 5종, 외국 소설 5종이 포함됐다. 청소년 문학임에도 성인본으로 판매됐던 책들, 성인 독자들로부터 성인본 출간 요청이 들어왔던 책들 위주다. 

비교대상이 없는 작법으로 한국 문단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고 박지리 작가의 『맨홀』, 최상희 작가의 『델 문도』, 김해원 작가의 『추락하는 것은 복근이 없다』, 이금이 작가의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1318문고의 역사와 함께해 온 스테디셀러 작가 박상률의 『봄바람』, 신시아 라일런트의 『그리운 메이 아줌마』, 로버트 뉴턴 펙의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소름 끼치는 반전을 선보인 마이테 카란사의 『독이 서린 말』, 라헐 판 코에이의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창신강의 『나는 개입니까』까지 다양한 소설들이 이름을 올렸다. 

기자간담회에 참가한 박상률 작가는 ‘욜로욜로’ 시리즈로 새롭게 디자인된 자신의 책 『봄바람』을 보며 “젊은 취향에 잘 맞는 책으로 디자인 된 것 같다. 이제 내용만 좋으면 된다는 오만함은 통하지 않는다. 제목과 디자인이 좋아야 책을 펼쳐보는 법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또,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를 번역한 박종대는 “10권의 책에서 일정한 패턴이 보인다. 처음 본 느낌은 ‘새롭다’였다. 이 시리즈는 하나뿐인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말한다. 그만큼 개성이 중요한데, 그 부분이 표지 디자인에도 담겨 감각적이다”라고 했다. 

감각적인 디자인의 ‘욜로욜로’ 시리즈 표지

책 디자인은 ‘욜로욜로한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학생들이 함께 했다. 연구소장인 북 디자이너 오진경이 총괄 아트디렉션을, PaTI에서 스승 혹은 배우미로 활동 중인 젊은 아티스트 18인이 일러스트와 디자인을 맡았다. 사계절출판사와 함께 한 산학협동 프로젝트다. 

이들은 상업 디자인에 처음 도전하는 디자이너였고, 자기 그림을 누군가에게 보여 준 적 없는 일러스트레이터였다. 그래서 오히려 작품으로 세상과 소통할 날을 기다리며 동시대 독자들의 취향과 감수성을 책 디자인에 녹여냈다. 일러스트는 각 권의 개성을 담고 있고, 독특한 패턴은 열 권을 하나로 잇는다. 표지는 제목을 은근히 숨겼고, 커버는 펼치면 한 장의 포스터가 되며, 판형 또한 한 손에 들어오는 가볍고 편안하다. 시각적인 부분과 독자들의 심리를 고려해서일까. 이들이 여섯 달 동안 공들여 제작한 이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특별하게 와 닿는다. 

프로젝트에 함께 한 PaTI 이주은 학생은 『추락하는 것은 복근이 없다』의 그림과 『그리운 메이 아줌마』의 디자인을 맡았다. 그는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제목만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추락하는 것은 복근이 없다』의 그림을 맡겠다고 했다. 『그리운 메이 아줌마』도 몇 시간 만에 다 읽고 작업에 돌입했다. 상업디자인은 처음이었다. 평소 서점에 가서 책 표지를 보며 평가를 하곤 했는데 직접 해 보니 매우 고된 작업임을 알았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추락하는 것은 복근이 없다』의 작가 김해원은 “도전적인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돋보여서 독자들이 샀는데, 내용이 안 좋아서 실망하면 어쩌나 싶은 부담감이 생겼다”고 답했다. 

어린 시절 사계절출판사의 1318문고를 읽었던 아이들은 어느새 성인이 됐다. 그래서 사계절출판사는 이 열 권의 책을 통해 어엿한 사회인이 됐을 당시의 청소년 독자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성인 소설 신간 작업을 위한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번 10종만큼 감각적인 디자인을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다만, PaTI의 몇몇 학생들과 계약을 맺고 다른 작품들을 작업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첫 일반문학 브랜드 ‘욜로욜로’, 사계절출판사는 앞으로도 색깔에 맞는 옷을 찾아 입을 예정이다. / 이정윤 기자, 사진=사계절출판사 제공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8호 (2017년 7월 27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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