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책방의 휴가- 북스테이, 북숲테이] 내가 꿈꾸던 공간 ‘책’이 주인공인 공간, 광주 ‘동네책방 숨’
[숲 속 책방의 휴가- 북스테이, 북숲테이] 내가 꿈꾸던 공간 ‘책’이 주인공인 공간, 광주 ‘동네책방 숨’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7.24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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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네책방 숨’ 전경

[독서신문] 현대인들이 놓치기 쉬운, 작지만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숨과 쉼을 제공하는 공간이 있다. 2011년 마을도서관과 북카페로 시작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해 오던 중 2015년 12월, 도서관 자립을 위해 운영하던 북카페를 서점으로 전환하고 북스테이까지 함께하게 된 광주의 ‘동네책방 숨’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이곳은 안석, 이진숙 목회자 부부가 함께 운영 중이다. 이메일로 인터뷰 답변을 보내온 이진숙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책을 보기보다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책’을 주인공으로, 소비자들이 좀 더 적극적인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서점과 북스테이를 시작했다. 

광주 ‘동네책방 숨’ 내부

‘동네책방 숨’을 찾은 손님들은 이곳이 ‘내가 꿈꾸던 공간’ 같다고 말한다. 나무집이어서 원목의 향기가 나고, 한 건물 안에 책방·도서관·다락방 등 아기자기한 공간이 있어 좋다는 것이다. 또, 도서관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경험은 흔치 않고, 숙박까지 할 경우 실내텐트를 설치해 줘 운치가 있다. 2층 다락방에는 천장이 있어 하늘을 바라보며, 또 책을 읽으며 여유를 만끽하면 된다. 

‘숨’은 숨지기들이 살고 싶은 세상을 꿈꾸며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와 연관된 책들이 많다. 주요 주제는 ‘마을, 공동체, 교육’, ‘생태, 자연, 대안적인 삶’, ‘광주, 전라의 문화와 이야기’, ‘세월호 기억’, ‘모두를 위한 그림책’, ‘평화와 인권, 영성’ 등이다. 세월호 기억코너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 

다락방

이진숙 대표는 한 손님이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발견하고는 “다른 곳에는 별로 없고 알지도 못하던데 있다”면서 “잘 모르는 이상한 책만 좋아한다고 핀잔 듣기도 했었는데 나 말고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반갑다”고 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숨’에는 주목할 만한 코너가 하나 있다. ‘책 미리내’다.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다면 미리 책값을 내고 메시지를 적는다. 그러면 숨지기가 리본으로 예쁘게 묶어 진열해 두고, 받을 사람은 연락을 받거나 우연히 들러 ‘미리내책’을 찾아간다. 책을 찾아가면서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책 한 권의 값을 ‘미리내’고 선물로 남겨두기도 한다. 서점에 있는 책은 500여종 정도다. 

‘책 미리내’ 코너

이렇게 ‘동네책방 숨’은 책 읽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아이들은 추억을 만들고, 어른들은 영혼을 돌볼 수 있다. 프랑스 사회주의운동가 폴 라파르그의 말처럼 우리는 지금 가만히 멈춰 서서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혼자 있을 시간이, 타인과 관계를 맺을 시간이, 즐거움을 주체적으로 즐길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구상하고 기획할 시간이 필요하다. 숨지기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이와 같다. 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활동과 영역이 삶과 자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때 시민으로서 문화적 소양도 더 높아질 것이다. / 이정윤 기자, 사진=동네책방 숨 제공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8호 (2017년 7월 27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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