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슈] 『파이 이야기』 작가 얀 마텔의 편지 “문재인 대통령님, 문학을 읽으십시오”
[북&이슈] 『파이 이야기』 작가 얀 마텔의 편지 “문재인 대통령님, 문학을 읽으십시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7.22 2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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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북토크쇼’ 추천 책 ①- 얀 마텔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얀 마텔 작가

[독서신문] “박근혜 대통령님께, 우선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되신 것에 축하드립니다.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모든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자랑스러운 위업이며, 특히 대한민국 여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위업일 것입니다. (중략) 대통령님이 위대한 대통령의 반열에 올라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언하자면, 소설이나 시집 혹은 희곡을 항상 침대 옆 작은 탁자에 놓아두는 걸 잊지 마십시오” 

『파이 이야기』로 2002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캐나다 작가 얀 마텔. 그는 2013년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국내 번역 출간을 기념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대한민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 책이 작가가 자국 캐나다의 수상 스티븐 하퍼에게 2007년 4월부터 2011년 2월까지 격주로 보낸 편지를 묶은 책이기에 한국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서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이 편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해지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얀 마텔이 스티븐 하퍼 수상에게 101권에 달하는 편지와 책을 보냈음에도, 문서 담당관들의 답장만 일곱 통 받았던 것처럼 대한민국 대통령이 문학을 가까이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전한 조언은 도착하지 않았다.

그래서 국민들은 또 한 번 이 책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이 책은 7월 2일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한 ‘국민과 함께, 대통령과 함께: 행복한 책읽기 북토크쇼’ 행사에 패널로 참가한 김세나 세렌북피티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언급됐다. 

김세나 대표는 “전 세계 지도자에게 권하는 책이다.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정치인이 되어달라는 뜻을 담고 있다. 문학을 읽는다고 쌀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지도자가 어떤 세상을 만드는지는 지난 10년간 봐왔다. 쓸데없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는 세상에 가장 필요한 것임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수상님께 제가 보내는 첫 책은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입니다. 위대한 문학의 힘과 깊이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걸작입니다. 한 남자와 그의 평범한 죽음을 꾸밈없이 써내려간 중편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인간의 사악함과 시대에 뒤떨어진 지혜를 늘어놓은 듯하지만, 오히려 우리 삶의 어둠과 빛을 생생하게 표현한 듯합니다. 우리 모두가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노숙자든 부자든 누구에게나 잠자리 옆에 작은 공간이 있습니다. 그 공간에서 밤이면 책이 빛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상님께 하루에 몇 분이라도 짬을 내어 이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하는 바입니다. <41~45쪽>

* 수상님께 마지막으로 한 권만 더 보내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전에 보낸 책들은 모두 상대적으로 짧아서 대체로 이백 쪽을 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책은 무척, 무척 깁니다. 총 여섯 권으로 구성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완역판입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두려움과 나태함으로는 어떤 결실도 얻지 못합니다. 용기와 근면을 통해서만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프루스트의 기념비적인 대작을 수상님께 보내며, 저 자신도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틀림없이 우리 영혼을 차분하게 달래줄 것이라 믿습니다. <591~593쪽> / 이정윤 기자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얀 마텔 지음 |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펴냄 | 600쪽 | 15,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8호 (2017년 7월 27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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