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슈] 고양이, 어엿한 반려동물이 되다 ②- 미스캣 『또 고양이』
[북&이슈] 고양이, 어엿한 반려동물이 되다 ②- 미스캣 『또 고양이』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7.1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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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학고재>

[독서신문] 고양이는 사람과 다르게 무엇을 하든 귀엽다. 사람이 팔다리를 쫙 벌리고 코를 골며 잔다면 꼴불견이라 하겠지만 그게 고양이라면 모두 ‘귀엽다’며 좋아한다. 상자 속에 기어들어가 늘어지게 자는 고양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대만의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미스캣은 고양이가 사람처럼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이 책에는 고양이가 목욕탕에 가고, 시장에서 과일을 사고, 꽃구경하러 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미스캣이 행복한 고양이들을 위해 만든 책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처마가 있고 앞마당과 뒤뜰이 있었다. 사람은 집안에서 쉬고, 강아지는 마당에서 시원한 그늘을 즐기고, 고양이는 지붕과 담장 위에서 햇볕을 찾았다. 하지만, 도시가 진화하며 고층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찼고 많은 고양이들이 깊은 밤 외진 골목길 귀퉁이에서 누군가 다정하게 부르며 쓰다듬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미스캣은 고양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는 고양이들아, 나무 타는 즐거움을 영원히 잊지 말길 바라. 산들바람에 작은 새가 푸드덕 날아오르는 나뭇가지와 무성한 잎사귀 틈에서 낮잠을 즐기는 즐거움을 잊지 말길 바라. 너희들이 연애의 자유를 영원히 잊지 않길 바라. 봄 깊은 밤 뜨겁게 사랑하며 사람들에게 다 들리도록 세레나레를 부르길 바라”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이 애정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구성된 각 장의 일러스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만 일러스트레이터 
미스캣이 그려낸 
행복한 고양이들의 세상

* 봄-묘욕탕(猫浴湯)
우리는 타고난 목욕 전문가. 핑크색 작은 혀를 날름거리면 금세 온몸이 말끔해지지. / 하지만 일년에 한번 묘욕탕에 가서 겨우내 눌리고 엉켜버린 털을 잘 빗어 감아야 돼. / 그거 알아? 묘욕탕은 봄에서 영업을 해. 성묘산에서 그해 초봄 처음 녹아 흘러내린 물을 직접 길어 온대. / 그래서 묘욕탕은 언제나 일년 전부터 예약이 꽉 차 있어. 

* 여름-샤베트 가게
고양이 예절학교에서는 고양이는 개처럼 혀를 바깥으로 내놓고 있으면 안 된다고 엄격하게 가르쳐. / 하지만 여름은 고양이들이 제일 견디기 힘든 계절. 특히 털을 깎고 나면 모두들 혀를 시원하게 식히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 / 샤베트 가게에서 파는 각양각색의 샤베트. 그중 인기 No.1은 바다 맛이 나는 블루 샤베트. 녹차 샤베트도 인기가 많아. 

* 가을-모래찜질
아직 온천의 계절이 되지 않았지만 추위를 타는 아기 고양이들은 서둘러 따뜻한 곳을 찾지. / 어둑어둑해지는 늦가을 저녁 무렵 아기 고양이들이 달걀 한바구니를 들고 줄지어 모래밭으로. 오해하진 마시라. 볼일 보러 가는 건 아니니까. 각질 제거에 탁월한 모래찜질을 체험하러 가는 거야. / 누가 처음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달걀을 모래 속에 파묻어 익히면 맛이 일품. 

* 겨울-잠잘 시간
아기 고양이를 재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머리맡에 앉아 옛날이야기를 몇번이나 들려주었지만 아기 고양이의 두눈은 여전히 말똥말똥. / 아기 고양이들에게 이불과 베개는 자기 위한 것이 아니라 놀기 위한 전쟁터와 무기인걸. 너는 여기, 나는 저기 잡을 테면 잡아봐! / 가끔은 너무 신나게 놀다가 엄마 고양이를 화나게 하기도 하지. / 정리=이정윤 기자

『또 고양이』 
미스캣 글·그림 | 허유영 옮김 | 학고재 펴냄 | 96쪽 | 13,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7호 (2017년 7월 10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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