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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정보혁명의 아버지' 폰 노이만의 예견 "뇌를 닮은 컴퓨터가 미래를 장악한다"- 장병탁 교수 강연 '폰 노이만, 정보화시대' 요약

[독서신문] 네이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문화과학 강연 프로젝트 ‘열린연단 : 문화의 안과 밖’의 7월 8일 순서는 '패러다임의 지속과 갱신' 강연 2섹션 과학/과학철학의 다섯 번째 강연으로 장병탁 서울대 교수의 '폰 노이만, 정보화시대'를 주제로 진행했다. (한남동 블루스퀘어 3층 북파크 카오스홀)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컴퓨터공학 석사, 독일 본(Bonn)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국립전산학연구소(GMD) 선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이자 한국인지과학회 및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회장으로 있다.

공저서로는 『호모 컨버전스 :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똑똑! 인지과학의 문을 열다』 등이 있고 그밖에 입케 박스무트의 『커뮤니케이션 : 인간, 동물, 인공지능』, 닐스 J. 닐슨의 『인공지능 : 지능형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등을 공역했다.
 
장 교수는 이날 강연을 통해 "폰 노이만은 첫번째 정보화 혁명의 기반을 제공했고 새로운 두번째 정보혁명을 예견함으로써 그의 위대성은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

폰 노이만이 예견한 두번째 정보혁명은 뇌를 닮은 아날로그 컴퓨터 혁명으로 이 아날로그 혁명은 이제 신경망 기반의 딥러닝 기술들이 그 시작을 알렸다고 장 교수는 말했다.

아날로그 컴퓨터가 향후 반도체로 구현될지, 양자 컴퓨팅이나 분자 컴퓨팅과 같은 새로운 방식에 의해서 구현될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지 세계는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다음은 강연 요약.

# 컴퓨터와 정보화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폰 노이만(von Neumann)이다. 수학자이면서 최초의 컴퓨터 과학자 중 한 명이기도 한 폰 노이만은 수학의 다양한 분야뿐만 아니라 양자역학과 게임 이론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천재로 꼽힌다. 현존 컴퓨터를 폰 노이만 머신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의 이름에서 연유한 것이다.

프로그램을 메모리에 저장한 후 하나씩 순차적으로 읽어내어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실행하도록 하는 프로그램 저장 방식 컴퓨터를 창안하였다. 이 폰 노이만 방식 컴퓨터 구조는 그 후 등장하는 모든 디지털 컴퓨터의 모태가 되었다.

폰 노이만 방식 디지털 컴퓨터와 이에 기반한 정보화 혁명은 인터넷을 통해서 20세기 말에 이르러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폰 노이만의 첫 번째 정보 혁명의 완성이다.

폰 노이만의 위대성은 정보화 혁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이미 두 번째 정보 혁명까지도 내다보는 통찰력이 있었다. 폰 노이만이 타개한 다음해인 1958년에 발표된 『컴퓨터와 뇌』라는 책에서 그는 이 두 번째 혁명을 예견하고 있다.
즉 폰 노이만은 이미 그가 제시한 폰 노이만 방식 컴퓨터의 한계를 알고 있었으며 이미 그 한계를 극복하는 비(非) 폰 노이만 구조의 컴퓨터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는 디지털 컴퓨터가 아니라 뇌를 닮은 아날로그 컴퓨터의 아이디어이다.

이 두 번째의 혁명은 아직까지 완성되지 못한 혁명이다. 그러나 최근 딥러닝을 통해서 뇌를 모사한 신경망 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차세대 인공지능 연구로 부각되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장병탁 교수

첫 번째 혁명인 디지털 정보 혁명은 1940년대에 컴퓨터의 발명으로부터 시작해서, 1960~1970년대의 반도체 발명, 1980년대의 PC 도입, 그리고 1990년대 인터넷의 발명으로 이어져서, 2000년까지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모든 것의 디지털화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바꾸는 정보화 혁명으로 이미 완성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두번째 정보 혁명은 뇌를 닮은 컴퓨터로서 21세기에 시작된 아날로그 정보 혁명이다. 디지털 컴퓨터가 프로그래밍에 의해서 설계된 것과 달리 아날로그 컴퓨터는 뇌처럼 머신러닝에 의해서 설계될 것이다. 뇌를 닮은 컴퓨터는 폰 노이만이 꿈꾸었지만 아직까지 완성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를 보면 스스로 학습하는 브레인 컴퓨터가 개발될 날이 멀지 않았다. 박스 안에 들어 있던 과거의 컴퓨터와는 달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처럼 컴퓨터가 이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은 프로그래밍으로 다루는 것이 불가능하다. 뇌와 같은 학습 능력이 필수적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는 컴퓨터가 신체와 센서를 갖추고 스스로 움직이며 환경을 지각하여 행동하는 인공지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은 정보의 디지털화를 가속화시켰다. 일상생활과 업무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아날로그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디지털화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디지털이 어떤 장점이 있기 때문인가? 업무용 문서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자료뿐 아니라, 사진이나 비디오조차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였다. 필름 값이나 인화비를 걱정하며 사진을 조심스럽게 찍던 아날로그 카메라의 시대는 간 지 오래다. 대신 디지털 카메라나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하며 사진을 마음대로 찍고 마음에 안 들면 지워버린다. 비용이 거의 제로이다. 디지털 혁명 덕분이다.

디지털의 특징 중 하나는 값싸게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지털로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의 또 다른 장점은 그 정확도를 얼마든지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실수(real number)를 그대로 사용하는 아날로그가 이진화시킨 디지털 값보다 더 정확할 것 같으나 실제로는 디지털이 그 정확도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고 높일 수 있다.

이제 폰 노이만이 예견한 디지털 컴퓨터에 기반한 1차 정보 혁명이 완성 단계에 이른 것이다. 온 세상이 디지털 데이터로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이 넘쳐나는 디지털 데이터를 모두 어떻게 처리할까이다. 이들 빅데이터로부터 그 의미를 파악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새로운 산업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아이러니는 디지털 컴퓨터가 이 일을 수행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디지털 컴퓨터는 프로그래밍에 의한 연역적인 작업 수행은 잘 처리하지만, 빅데이터로부터 통찰력을 얻어내는 것과 같은 귀납적인 추론은 잘 수행하지 못한다. 귀납적인 발견은 뇌가 잘하는 일이다.

폰 노이만은 병상에서 쓴 『컴퓨터와 뇌』라는 책에서 이미 뇌를 닮은 아날로그 컴퓨터를 논하고 있었다.그는 디지털 혁명을 넘어서 그 다음에 올 뇌를 닮은 컴퓨터에 의한 아날로그 혁명까지 내다본 것이다.

컴퓨터와 뇌? 새로운 패러다임 뇌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와는 다르다. 뇌는 아날로그 컴퓨터로 볼 수 있으며 스스로 학습을 잘하는 특성이 있다. 뇌를 닮은 아날로그 컴퓨터는 초지능화로 가는 제2의 정보화 혁명의 서막이다.

뇌는 소자 수준에서 보면 느리고 불안정한데도 불구하고 시스템 수준에서 보면 상당히 안정적이고 빠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디지털 컴퓨터는 동영상에서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데 있어서 많은 계산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그 정확도도 아직 사람 수준에 못 미친다. 그러나 사람의 뇌는 이를 초미세 에너지를 써서 쉽게 계산할 수 있다. 도대체 뇌는 어떤 정보 처리 원리를 사용하는 것일까?

뇌와 디지털 컴퓨터의 구조에는 또 다른 차이가 있다. 뇌는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구분이 분명치 않다(장병탁, 2012). 상당 부분의 정보 처리가 메모리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이것은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엄격히 분리하여 가지고 있는 지금의 디지털 컴퓨터와 많이 다른 양상이다. 컴퓨터는 주로 계산을 위한 프로세서로 보며 메모리는 보조 수단으로 본다.

그러나 뇌는 반대로 보인다. 많은 것을 기억에 의존하고 기억에 기반한 연상 작용에 의해 정보 처리가 이루어지는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기존의 머신러닝에 비해서 최근의 딥러닝 기술들이 좋은 성능을 보이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즉 딥러닝이 기존의 머신러닝 방법에 비해서 더욱더 많은 메모리를 사용하는 복잡한 학습 모델을 사용하여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뇌의 기억 용량은 거의 무한한 것처럼 보인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오랫동안 가보지 않은 초등학교 교정을 바로 떠올릴 수 있다. 지금의 컴퓨터가 디지털 메모리 용량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순간 회상”이나 일종의 “시간 여행”은 하지 못한다.

뇌는 다양한 감각데이터를 결합하여 저장하고 회상해내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무한한 기억 능력과 관련하여 망각도 중요한 뇌의 능력 중 하나일 것이다.

즉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보를 재구성하고 일부 망각함으로써 중요한 것들만 압축해서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신경과학적으로는 기억이 잘 저장되는 데 정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생존과 관련된 감정적인 부분이 기억과 망각에 함께 작용한다. 신체와 감각기관이 없는 컴퓨터와는 달리 많은 센서와 모터를 장착한 인간형 로봇에 인공지능을 잘 구현하기 위해서는 뇌를 닮은 컴퓨터의 역할이 점차 더 중요해질 것이다.

뇌는 또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거대한 숫자의 뉴런들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뇌는 새로운 정보를 창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경세포들은 가소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기조직에 의해 변화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다루지 못한 적응복잡계 현상을 가진다. 인간의 기억 용량이 어마어마한 것과 기존 정보를 결합하여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창의성이 이러한 복잡계 현상에서 기인할 것으로 본다.

또한 아직 인공지능이 잘 흉내내지 못하는 감성과 사회성 등 복잡 미묘한 정서 등이 창발되는 것도 아주 많은 수의 뉴런들과 이들이 상호작용하여 생성하는 복잡계 현상으로 설명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혁명이 끝나가는 21세기에 들어와 인터넷과 모바일 컴퓨팅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 학습할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머신러닝은 아날로그 혁명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지금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하던 종류와 크기의 새로운 실세계 데이터들이 생길 것이다.

그것은 공장에서의 공정 센서 데이터와 사람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감각 데이터라든지, 자율주행차가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데이터, 로봇이 환경 내에서 이동하며 센싱한 실시간 데이터를 포함한다.

1980년대 중반에 신경망을 기반으로 하여 기초 연구로 출발한 머신러닝 분야가 인터넷과 SNS의 보급을 통한 데이터 증가와 GPU와 같은 병렬 컴퓨팅의 발전에 힘입어 최근 딥러닝 기술을 통해서 산업화에 들어가고 있다. 지금과 같은 빅데이터의 시대에는 사람의 프로그래밍에 의한 분석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기계가 자동으로 학습한 알고리즘을 능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지금까지의 컴퓨터는 환경에 처해서 감각하고 지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직접적으로 필요하지는 않았다. 컴퓨터는 박스 안에 갇혀서 사무실 구석에 있으면 되었고, 외부와 연결된 감각 데이터는 다룰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이미 GPS가 장착되어 위치 정보를 컴퓨터가 센싱하기 시작했으며, 조도 센서, 온도 센서, 습도 센서까지 스마트폰이 갖추기 시작하였다. 사물인터넷(IoT)이 등장하면 모든 사물들이 센서와 모터를 갖추고 환경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센서 정보를 컴퓨터가 처리해서 환경을 이해하려고 시도하여야한다. 여기에 엄청난 비즈니스가 있다. 이러한 센서 데이터로부터 고객의 관심과 마음을 읽어서 적합한 서비스와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주어지는 데이터로부터 이를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다.

지금까지의 머신러닝은 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최근의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환경에 처해서 그 변화를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정보 처리 능력을 요구한다. 이는 신체를 가지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살아가는 생명체의 뇌가 하는 역할을 대신하는 아날로그 컴퓨터가 필요로 하는 능력이다.

지금까지 폰 노이만이 예견한 두 개의 정보 혁명을 살펴보았다. 하나는 디지털 컴퓨터 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뇌를 닮은 아날로그 컴퓨터 혁명이다. 전자는 이미 완성 단계에 도달하였고, 후자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폰 노이만은 첫 번째의 디지털 혁명의 한계를 인식했고, 그래서 후속될 아날로그 혁명까지 예견하였다. 후자의 아날로그 혁명은 제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이제 막 시작되었다. 강연에서는  폰 노이만의 제1차 정보 혁명인 디지털 혁명의 역사를 살펴보았고, 이어서 제2차 정보 혁명인 아날로그 혁명이 시작됨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그 아날로그 혁명의 기반이 되는 뇌를 닮은 컴퓨터의 청사진을 제안하였다.

뇌를 닮은 컴퓨터에 의한 아날로그 혁명은 아직 새로운 패러다임의 초기에 있다. 신경망 기반의 딥러닝 기술들이 그 시작을 알렸다. 과거 디지털 컴퓨터의 프로그래밍 시대로부터 이제 아날로그 컴퓨터상에서 머신러닝에 의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음을 공표한 것이다.

아날로그 컴퓨터가 향후 반도체로 구현될지, 양자 컴퓨팅이나 분자 컴퓨팅과 같은 새로운 방식에 의해서 구현될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프로그래밍에 기반하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디지털 CPU 대신, 아날로그적인 학습에 기반하여 뇌처럼 저에너지를 사용하는 아날로그 컴퓨터인 뉴 폰 노이만 머신이 다음 세대의 정보 혁명을 주도할 것이다. / 엄정권 기자

엄정권 기자  ta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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