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장맛비, 작년에 왔던 장맛비
한 방울, 설악산 솔잎 끝에서 톡
(중부지방 대기 불안정은 그렇게 온다)
포말, 실개천 청아한 울음에 이끌려 보글보글
(기압골의 영향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물살, 계곡을 만나 바윗돌에 처박히고 구르고
(가뭄 해소든지 해갈이든지 둘 중의 하나다)
상류, 내린천 짧은 호흡에 몸통 뒤집혀 비로소 하늘을 본다
(집중 호우가 예상되니 저지대는 조심하란다)
언제나 소양강은 낯선 손님, 곧 헤어질 이웃들 가득하다
(여기자가 우비를 입었고 TV화면에 빗물이 튄다)
임진강 꽃사슴 필사적으로 건넌다, 저 건너 풀밭으로
말년 타석에 선 이승엽, 모자 차양에서 떨어지는 빗물
작년에 왔던 장맛비, 올해도 아재개그처럼 왔다
글= 엄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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