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온라인 도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서영택 대표 “인생 책 담긴 서재 하나씩 만들었으면”
[특별 인터뷰] 온라인 도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서영택 대표 “인생 책 담긴 서재 하나씩 만들었으면”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6.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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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서영택 대표

[독서신문] 밀리(Mille). ‘달콤한 마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온라인 도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직원들은 달콤한 책들이 꽂힌 마을에서 이용자들의 개성 가득한 서재를 만들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3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웅진북클럽 대표이사 출신 서영택 대표가 이 달콤한 마을을 이끈다. 말 그대로 밀리(蜜里)의 이장이다. 8일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서 대표는 ‘밀리의 서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연신 스마트폰으로 이용화면을 보여줬다. 그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이 신개념 도서 플랫폼이 하루빨리 출판계에 녹아들어 독자들의 서재를 가득 채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밀리의 ‘서재’. 왜 서재인가
“책장(서재)이 사라지고 있다. 당연히 사람들은 독서를 멀리한다. 그만큼 나만의 책장, 나만의 서재가 있는 게 책을 읽게 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통계를 찾아보니까 책장에 꽂힌 책 중 읽는 책은 20%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책장이 있어야 책에 대한 기억이 오래간다고 한다. 중간중간 제목이라도 봐야 기억나지 않겠나. 책장이 없어지고 책을 안 보는 순간, 읽은 책이라 해도 내 기억에서 사라진다. 5~10년 지나면 읽었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 그럼 ‘밀리의 서재’는 어떤 효과를 주나
“우선 ‘밀리의 서재’는 책, 포스팅, 이웃 개념을 한곳으로 모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대신 책에 관한 내 생각을 적는다. 이웃들은 내가 그 책을 추천한 이유를 본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서재를 구경한 뒤 마음에 들면 바로 내 서재로 옮겨(구매)올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리고 우리 서재에 꽂힌 책은 베스트셀러와는 확연히 다르다. 대중적인 책보다는 나에게 인상 깊었던, 다른 독자들도 알았으면 하는 책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재 주인의 개성이 담길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이 굉장히 좋은 지점이다. ‘어, 이런 책이 있었네’, ‘이런 책이 좋다는 하네’ 하면서 또 하나의 책을 알게 되는 ‘발견성’이 높은 편이다”

- 베스트셀러 편중 현상이 덜한 만큼 빅데이터 수집도 관건이겠다
“여기서 직접 책을 팔아보겠다는 출판사들도 있다. 서점은 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에 구매 고객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다. 출판사별로 분기도 안 된다. 우리는 회원 제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타깃 독자층이 어떤 책에 관심 있는지 분석할 수 있다. 7~8월 중에는 장르 출판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해볼까 한다. 장르 쪽은 저자들 관계가 굉장히 끈끈해 출판사가 작가들을 잡고 싶어 한다. 이곳에서 독자들에게 피드백도 받고 정보도 쌓으면서 작가들과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 가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 주목할 만한 서재는 뭐가 있을까
“소설가 장강명 씨가 서재를 만들었다. 문단의 이단아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추천하는 책에 별점을 매기는데 작가로서 작품성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다만 ‘읽어보세요’라는 권유만 한다. 어떤 기준으로 책을 선정하는지 물어보니 ‘읽었을 때 재미있고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을 고른다고 했다. 한국 소설도 좋은 소설이 많고, 소설은 킬링타임용으로 읽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서재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운영 방식도 많이 달라진다. 1인 크리에이터 윤스타가 운영하는 서재는 MCN 형태다. 지금은 ‘소설 읽는 책장’, ‘감성충만 에세이의 책장’, ‘너와 나, 우리의 관계를 읽다’ 등 다양한 테마의 서재를 만들고 있는데, 재미없다고 느끼는 고전을 웹툰이나 일러스트로 그려보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 출판 스타트업,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출판 저작권이 확립돼 있지 않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2차 저작물이 활성화될 수 없는 구조였다. 유튜브에서 책을 한구절 읽어주고 싶더라도 법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출판사가 제재를 가하지 않아 암묵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음악 산업도 20년 전에는 비슷했다. 소리바다가 신드롬을 일으켰던 것처럼 한번 결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 책 판매에서 그치지 않고, 2차, 3차 저작물을 양산해 수익 구조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밀리의 서재’도 그 흐름에 동참할 것이다” 

- 전자책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전자책(e-Book)이 종이책의 대체재로 포지셔닝 돼 있는 것도 안타깝다.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전자책도 각광을 받았다. 많은 기업들이 전자책 사업에 달려들어 100억에 가까운 돈을 쓰고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이르렀고 디지털 콘텐츠에 돈을 내려는 사람은 거의 없어졌다. 따라서 종이책과 전자책은 방향을 함께 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종이책 보실래요? 전자책 보실래요?’라고 묻는다면 99%가 종이책을 볼 것이라 한다. 1%조차 전자책을 보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종이책을 사면서 전자책도 사겠다는 말을 한다. 물질적 특성 자체가 다르지 않나. 전자책에 대한 낯섦이 있겠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다 따라올 것이다. 전자책이 살아나지 않으면 종이책 시장도 쉽지 않다”

- 서영택 대표의 서재에는 어떤 책들이 있나
“‘밀리의 이장’이라는 닉네임으로 서재를 하나 만들었다. 서재 이름은 ‘남은 날은 전부 휴가’다. 밀리의 이장 추천도서로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의 『대통령의 말하기』, 페트라 하르틀리프의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등 21권을 담아놓았다” / 신동훈·이정윤 기자, 사진=이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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